책check 199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 차무진

우연히 빌런으로 검색해서 찾은 책이었는데 알차고 재밌었다! 장 별로 빌런의 컨셉(주요 모티브)를 설명하는데, 이론적인 공부도 충실히 해본 적 있는 작가가 쓴 듯한 느낌이 든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어렵지 않다. 무게감과 균형감이 충실. 가장 좋아하는 장은 - 그림자 빌런 - 시스템 체제 - 어린아이 (어른이 주류인 세상이라 아이들이 악으로 등장하나?) 싶었음 젠더 감수성이 높아 보여 여성분인줄 알았는데 남자분이네 중간중간 게임 예시도 있어서 재밌었는데 겜 개발자 출신이시당

책check 2021.07.01

<눈물을 마시는 새> 1-4권 / 이영도

1-4권 2주 가량 읽은듯. 왕에 대한 철학이 인상적이었다. 르네 지라르의 에 나오는 희생양 제의의 논리로써 왕을 설명함. 생에 대한 철학 또한 인상적이었다. 신이 나오는 세계관이고 ('화신'으로 출현) 운명론으로 빠지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끈즐기게 '삶'의 자율성에 대해 말한다. 이미 살았던 삶을 괜시리 뒤바꾸려고 해서 후회하는 주퀘도라든지, 할 수 있으면 한다, 먹을 수 있으면 먹는다, 살아가기에 살아간다는 점.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문체와 필체가 매우 훌륭하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 다음 이북으로 인상적인 부분을 체크하려고 검색했는데 겹치는 문장이 거의 없다. 작가가 고안해 낸 개념('대수호자' 같은 것)의 경우 일부러 반복시키지만, 그것이 아닌 문장은 두 단어만 검색해도 겹치는 것이 거의 없..

책check 2021.06.28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캠벨, 이윤기 옮김, 민음사

https://blog.daum.net/aspirind/967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조셉 캠벨 p.6 어쩌면 저자가 동양 및 서양, 현대, 고대 그리고 원시 전설의 차이를 개관하고 나서 추측해 낸 이 신화의 상사성(相似性)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심성에 대 blog.daum.net >>예전에 봤던 것 (2015년도) p.25 결국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유사 이래 이 세계 방방 곡곡, 그리고 문명의 갖가지 위장 아래서 경험한 일련의 상투적인 변신 이야기 standard metamorphoses일 뿐이다. p.28 권력 망자(tyrant-monster, 세습에 의하지 않고 힘으로 권력을 잡은 참주) p.29 영혼의 분열, 사회적 무리의 분열은 세월 좋던 시대로 돌아간다는 ..

책check 2021.05.24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허호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p.21 자나 깨나 나는 우이코가 죽기를 바랐다. 내 수치의 입회인이 없어져버리기를 바랐다. 증인만 없다면 지상에서 수치는 근절되리라. 타인은 모두 증인이다. 그러나 탕인이 없으면 수치라는 것도 생기지 않는다. p.55 전란과 불안, 수많은 시체와 엄청난 피가 금각의 미를 풍족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p.58 내가 무의식적으로 흘리는 쓸데없는 웃음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친근감을 주는 계기가 되는 모양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언제나 자신이 남에게 주는 인상을 일일이 책임질 수는 없었다. (...) 언제부터인지 금각에의 집념을 오로지 나 자신의 추한 모습 탓으로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p.59 곤충 표본 만들기를 좋아하는 소년이 곧잘 그러하듯이, 쓰루카와는 인간의 감정을 자기 방의 잘 정돈된 서랍..

책check 2021.04.19

<실패를 사랑하는 작업> 요조

작가였다니 몰랐었던 사실. 요조가 의 요조에서 따온 것도 처음 알았다. 아무리 그걸 설명하고 다녀도 사람들이 요조숙녀의 요조냐며 웃는 장면에 느끼는 어떤 막막함도. 삶이 슬프고 좌절스럽지만 그걸 이겨내려고 애써보는 어떤 아픈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긍정성이 좋았다. 채식주의에 관한 부분도 흥미롭다. 누군가 고기를 남기면 얼씨구나 하고 먹는 부분도. 애초에 이미 도살된 고기를 남기는 게 강박이지. 윤리적인 잣대를 남에게 두고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유연해지려고, 실천하려고 애쓰는 점이 좋았다.

책check 2021.04.09

<지하로부터의 수기> 도스트옙스키 (민음사)

11쪽 나는 심술궂은 인간이 되지 못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숫제 아무거도 될 수 없었다. 심술궂은 인간도, 착한 인간도, 야비한 인간도, 정직한 인간도, 영웅도, 벌레도 될 수 없었던 것이다. 16쪽 이 경우 쾌감은 바로, 자신의 굴욕을 너무도 선명하게 의식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었다. 즉, 막다른 벽에 다다랐다는 것을, 이건 추악하기 짝이 없지만 달리 어쩌 수가 없다는 것을, 더 이상 출구도 없고 절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을, 설령 뭐든 다른 것으로 변할 수 있는 시간과 믿음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할지라도 분명히 자기 스스로 그 변화를 원하지 않을 것임을, 설령 원한다고 한들 사실상 마땅히 변할 대상이 전혀 없을 테니까 결국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 느끼기 때문에 쾌감이 생기는 것이..

책check 2021.04.04

[오디오북] <인간동물원초> 손창섭 저, 류지훈 낭독

교도소에 있는 인간 군상들 방장 (살인 전과) 주사장 좌장 (나이든 이) 방장에게 성폭행 당하는 핑핑이 (아동강간범) 주사장에게 성폭행 당하는 양담배 (억울하게 한번 훔쳤다가 걸림. 그나마 이 소설에서 약간의 동정심과 감정 이입을 해주게 하는 인물. 노모도 있고.) 처음에 주사장이 밤에 양담배의 하체를 끌어안고 항문에 직접 거리는 것부터 시작하다가 이후 방장 vs 주사장의 권력 다툼으로 감 결국 방장이 주사장을 죽이려 듬 바깥 세상(여자와 먹을 거리)를 동경하거나 바깥에 나가도 부질 없다면서 계속 형을 살고 싶다는 좌장의 묘사가 씁쓸하기도 함 마지막은 창살 바깥의 안개를 회상하며 끝남 동물이나 다름 없는 성욕과 권력 다툼에 휘둘리는 교도소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군상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

책check 2021.03.23

<감정화하는 사회>, 오쓰카 에이지 지음, 선정우 옮김.

p.9 '감정화'는 사람들의 온갖 자기 표출이 '감정'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 것을 상호 욕망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p.12 덴노의 '마음'이 전체 국민에게 싱크로니시티(공시성)를 불러일으킨 방식 p.13 지성과 권력이 연결되는 것에 대한 혐오감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엇던 구시대적 '반지성주의' 세력을 건너뛰고 감정이 권력을 빼 버린 채 국민화된 것이다. (...) 이렇듯 '감정'이 우리 가치 판단의 최상위에 놓이고 '감정'을 통한 '공감'이 사회 시스템으로 기능하게 되는 사태를 이 책에서는 '감정화'라 부른다. >>이와 함께 '감정'이란 말에 애덤 스미스의 용법을 부흥시켜서 쓰려고 함. '감정적'이란 것은 부정적인 의미였고, 이성이나 도덕으로 감정을 규율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이 일반적이었..

책check 2021.03.22

<자존감 수업> 윤홍균 : 자존감, 자기 효능감, 자신감, 직장 생활

3강 자존감이란 대체 무엇일까 자존감의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입니다. 곧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지 또는 낮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레벨을 의미해요. 100점 만점에 870점이라는 숫자로 표현할 수도 있고 높이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자존감에는 세 가지 기본 축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입니다. 우선 '자기 효능감'은 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 사회는 이 축을 지나치게 강조합니다. 사회에서 알아주는 직업을 갖거나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당연히 자존감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대표적인 예죠. 두번째 '자기 조절감'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본능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충족돼야 자존감도 높아집니다. 서울에서 손..

책check 2021.03.16

<오쓰카 에이지 : 순문학의 죽음 오타쿠, 스토리텔링을 말하다> 선정우 지음. 북바이북.

오.. 아이누 민족 역사를 모르는 나는 를 단순하게 동화적인 로맨스 애니메이션 정도로 받아들였는데 일본인의 역사적 감수성에서는 이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83쪽 는 그나마 덜 정치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이후의 지브리 작품은 철저하게 정치적이거나, 혹은 정치적이지는 않더라도 젊은이들에게 사회적 현실에 접근할 것을 요구합니다. 키키가 어른이 된다가 의 주제인 것처럼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일어나, 여행을 떠나 어른이 되어 돌아오라, 이것이 의 명확한 테마입니다. 자기 자신이 원래 있던 곳과는 다른 장소에서 살아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기호들은 작품을 더 다층적이고, 다각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더 작품성도 높다고 할 수 있음. 116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소위 신자유주..

책check 202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