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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지시적 글쓰기의 분석과 해석 // 진영복 지음

snachild 2014. 9. 29. 22:59

 

 

p.6

 

그러므로 자기지시적 글쓰기를 읽음으로써 독자는 작가의 자기와 맨얼굴을 직절적으로 느끼고 호흡하게 된다.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텍스트의 화자나 주인공이 텍스트 밖의 작가를 지시하는 것을 가리킨다. 1930년대 소설의 두드러진 특징은 작가의 일상이나 자기의 문제를 소설의 내용으로 삼으며 서술 행위 자체가 이야기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자기지시적 글쓰기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이 책은 자기를 탐색하고 드러내는 서술의 수행 양상을 분석하고, 자기를 구성하는 담론의 층위들과 자기와 사적 영역의 관계 양상을 문제틀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일상의 다반사나 자전적 고백을 드러내는 소설양식을 신변소설로 분류하였다. 김남천과 한설야의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여기에 속하는데, 이들의 글쓰기에서는 아우라의 상실을 실감한 후 사적 영역에 귀속하여 사적 영역을 재조정하려는 개인들을 다루고 있다.
이와 같이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1930년대에 성행한 이유는 세계를 보는 자기를 주제화하려는 자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일본제국주의의 통제와 억압의 강화로 자기의 의식과 존재가 위기에 선 상황에서 자기 존재를 돌아보고 고백함으로써 약자로서의 진실을 보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차 례



Ⅰ. 서 론 11
1. 자기지시적 글쓰기의 개념 11
2. 자기지시적 글쓰기의 서사적 특징 27

Ⅱ. 소설 양식과 자기지시적 글쓰기 39
1. 내성소설과 자기 응시의 글쓰기 41
2. 심경소설과 주객 호응의 글쓰기 47
3. 신변소설과 사적 영역의 글쓰기 55

Ⅲ. 내성소설: 예술가와 생활세계의 관계 63
1. 자기의 탈인격화와 생활세계의 초월 63
1) 연기(演技)로서의 삶과 자기 탐색 63
2) 행위와 정신의 패러독스 81
2. 생활세계 속의 내적 망명자로서의 자기 92
1) 청년의 잉여자와 생활세계 속의 소설가 92
2) 시간의 공간화와 개성의 실재감 101

Ⅳ. 심경소설: 동양적 세계와 몰아의 경지 117
1. 절대 모순적 자기동일성 117
1) 고통과 해탈의 근원으로서의 자기 117
2) 생명사상의 역사적 전회(轉回) 125

 

 

 

<<아 학교 통해 들갔더니 ebook 볼 수 있네 진짜 좋다 목차도 긁을 수 있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책의 목적은 1930년대 한국 근대소설의 자기지시적(self-referential) 글쓰기 양상을 고찰하려는 데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지시적 글쓰기란 텍스트의 화자나 주인공이 텍스트의 밖의 작가를 지시하는 서술방식을 의미한다. 또한 공적 영역과의 대비되는 가정, 신변의 다반사 등 사적인 일상 속의 개인을 어떻게 바라보며, 자기(self)에 대한 문제의식이 어떻게 드러나는가 하는 의미도 포함되는 서술방식이다. 그러므로 자기지시적 글쓰기에 의해 산출된 텍스트는 고백체 소설, 자전적 소설이나 일인칭 소설, 사소설과 유사한 면을 갖는다.

 

 

 

(記述)하는 기술(技術)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1) (1) 관찰과 기술(記述)의 주체로서의 독자적이고 개체화된 자기의 출현, (2) 자기와 타자, 나와 나 아닌 것, 개인과 사회로의 인간 경험의 분할, (3) 타자, 즉 일반 독자의 시선을 의식한 객체로서의 자기의 출현, (4) 자기를 기술함으로써 자기를 구성하는 고백 양식의 발전 등을 꼽는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고백을 특징으로 하는 고백체 소설의 개념

 

으로는 슈탄젤이 얘기하는 주변적 일인칭 서술 유형을 포괄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슈탄젤에 의하면 주변적 일인칭 서술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서술된 사건들을 중개화 또는 주관화시키는 일이다. 주변적 일인칭 서술 유형에서 서술체의 실제 의미는 주인공과 그의 세계가 어떻게 그들 스스로 존재하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고 경험하고 평가하는 한 서술자에 의해 어떻게 그들이 지각되는가에 있다.3) 자전적 소설 개념 역시 이러한 주변적 일인칭 서술을 설명하기?? 마찬가지의 한계를 지닌다.

 

>>앗 슈탄젤 쨔응!!!!!!!!!!!!!!! 반가워!!!!!!!!!!!!!

 

 

14) 필립 르죈은 기대 지평이라는 개념을 통해 문학 장르가 그 시대에 생산되고 수용되어 왔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마련한다. 그에 따르면, 문학 장르는 있는 그대로의 즉자가 아니라, 장르들은 매 시대마다 일종의 암묵적인 규범을 구성하며, 바로 그 규범을 통해 그리고 그 규범의 힘을 빌려 독자들은 과거의 작품과 새로운 작품을 분류하고 수용한다. 말하자면 문학 텍스트가 생산되고 또 수용되는 것은 바로 주어진 모델들 즉, 기대지평과의 관계 하에서, 변이 ??속에 있는 것으로 여타의 사회 제도와 마찬가지로 장르의 체계는 관성의 힘과 변화의 힘에 의해 지배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관성의 힘이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하는 지속성을 보장한다면, 그와 동시에 문학은 오직 그것이 독자들의 지평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때에만 살아 있는 문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립 르죈, 앞의 책, 403면)

 

2) 필립 르죈(윤진 역), 자서전의 규약 , 문학과 지성사, 1998. 128면.

 

 

이러한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독자가 해당 텍스트의 작중 인물과 화자와 작자의 동일성을 기대하고 믿는 것에 의해 성립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그 텍스트를 자기 지시적 텍스트로 만든다. 자기 지시적 텍스트는 단일한 목소리로 작자의 자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거기에 쓰인 말은 투명하다고 상정하는 읽기 모드의 성립과 관련된다. 작가-화자-주인공의 동일성이라는 읽기 규약의 성립은 작품이 작가의 이야기라고 믿게 하는 일련의 장치와 서술 체계, 그리고 언표 과정을 통해 실현된다. 이러한 읽기 모드가 성립됨으로써 작??자기의 실생활을 예술을 위한 소재로 만들고, 자기의 생활을 극화된 고백의 소재로 끌어들여 자신의 사생활을 문학적 가공물로 변모시킨다.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제도화됨에 따라 자화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 및 필요에 그들의 행동 자체가 규정되기조차 한다. 따라서 작가가 일상생활을 텍스트에 충실하게 묘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그들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자기지시적 글쓰기라고 해서 텍스트의 근원이 텍스트 밖의 작가에 있다고 해석하려는 것이 아니다. 또한 텍스트가 자기 완결적인 소우주를 이룬다고 보는 것도 아니다.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텍스트와 텍스트 밖의 작가가 서로를 보충해주는 관계로, 저자와 텍스트 사이에서 텍스트를 겹쳐 읽게 유도한다. 따라서 작가에 대한 전기적 사실과 관련된 자기뿐만 아니라, 텍스트 속에 나타난 자기를 구성하는 담론들을 고찰할 필요성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자기지시적 글쓰기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서, 텍스트와 작가와의 관계, 텍스트와 독자와의 관계, 그리고 자기를 구성하는 담론의 문제를 고려하고자 한다.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주는 주관적 정보나 고백성은 서술자와 독자의 거리를 밀착시키고, 독자가 그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그의 행동이나 심리 변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즉, 사건의 현장을 직접 바라보는 듯한 사실감이나 박진감 있는 호소력을 보여주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자의식적 관심에서 서술을 할 경우, 초점 주체와 초점 대상의 일치에 따라 주관적인 서술이 주류를 이루는 내향적 서술 태도를 보여준다.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회상의 매개에 의해 경험한 바를 현재 속으로 불러들일 경우는 초점 시간과 서술 시간의 격차로 인해 서술의 양상을 특히 고백적으로 만들고, 서술자의 퍼스펙티브도 ‘나’의 입장이나 체험 영역에서 이탈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현재의 시간임을 밝히고 지금 일어난 사건을 서술하는 경우나, 심리를 묘사하는 소설의 경우, 현재 서술의 경향을 보이며 심지어 서술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형 서술 어미를 사용해 현재의 시점을 사용할 때는 묘사 대상에 대한 평가가 불?蠻測? 대신, 독자가 묘사된 세계로 들어가서 그 안에서 그 세계를 인지하는 것이 ?蠻? 다. 이로써 일관되고 공감적인

내적 초점화가 서술의 전반을 구성하게 된다.17) 그러므로 자기지시적 글쓰기에서 서술자가 독자에게 말하는 것, 즉 제공되는 정보들은 서술자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에 힘입어 그것의 자료 가치에 어떤 특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한편 독자들은 소설의 서술 대상을 인지하는 인식 주체와 심리적으로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인물과의 친근성은 어느 정도 주관화되는, 능동적인 인간 의식이 주어져서 주체로 되는 정도에 의존하는 것인데,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이러한 서술 주체와 작가가 공유하고 공감하는 환기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니게 되므로, 독자 역시 인식 주체인 서술자와 심리적인 동일시가 쉽게 이루어진다.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단순히 작가의 사적 경험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사적 경험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은 1930년대 한국 작?湧? 경우 대부분 공적 영역으로 확대된 문제이며, 이미 자기는 문학 제도나 사회, 역사적 담론들 속에서 갈등하면서 주체로 구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알뛰세에 의하면, 상징적으로 표현한 거대 주체(‘S’ubject)만이 양각/음각, 의식/무의식의 경계를 결정하며 18), 텍스트의 발화 주체는 이 속에서 다만 이야기를 구성할 뿐이다. 따라서 좁은 의미의 담론 개념에서 담론의 주체는 텍스트 상의 개별 발화자(소주체 ‘s’ubject)이지만, 넓은 의미의 담론 개념은 발화 내용의 저류에서
17) 우스펜스키(김경수 역), 소설구성의 시학 , 현대소설사, 1992. 97면.
18) 루이 알뛰세(이진수 역), 레닌과 철학 , 백의, 1991. 183면.

그 내용에 형태를 부여하는 거대 주체를 실질적인 주체로 상정하게 된다. 그러므로 담론 분석을 통해 독자는 내포작가 19)의 담론을 벗어나, 통제자로서의 서술자의 목소리가 아닌 타자로 밀려난 인물들의 목소리를 해석의 영역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마슈레이가 말하는 ‘부재’, 혹은 ‘침묵’과 같은 것으로 어떤 것을 말하기 위해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숨겨 놓는 무의식 같은 것을 읽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20) 그러므로 텍스트의 분석은 발화 내용을 드러내고 주제를 규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주체의 발화 형식을 찾고, 그 속에서 담론들의 충돌들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19) 독자는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을 한다. 체트먼은 그러한 인물을 내포작가(Implied Author)이라 명명하였다( 이야기와 담론 , 고려원,1991. 180면) 내포작가란 작품 속에 등장하지 않지만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인물이다. 실제 작?? 살아가면서 자기가 경험한 모든 것을 다 글로 표현해 낼 수 없으며, 담아낸다고 하여도 글 속에 담긴 작가의 상과 실제의 작가의 상은 같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 둘 사이의 유사성을 통해 어느 한 쪽을 보충해 주는 관계를 갖고 있어 어느 한 쪽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와 원인 제공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픽션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헤겔의 매개 개념과 연관된다. 즉 픽션(fiction) 의식은 일종의 매개의식인데 이는 정신의 통합력과 연관된다. 픽션 의식은 모든 것을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 소여된 것으로 실체화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라는 사실을 인지시킴으로써 모든 것을 상대화시키는 비판력을 갖게 한다. 결국 이 픽션이란 인간정신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서, 현실이 직접적으로가 아니라 매개된 현실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 픽션 의식은 작품에서 정신을 통합 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데 정신이 감성적 자연으로부터 분화 독립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는 그 만큼 정신의 매개하는 힘이

 

그러나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탈중심적인 ‘다수의 자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서사적 태도의 특질을 드러낸다. 즉,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보편성이 지닌 억압과 균질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일자화(一者化)가 아닌 다수의 이질성을 창조할 수 있다.

 

>>존멋

 

 

자기지시적 글쓰기의 ‘나’는 절대성의 세계가 아니라 자기 다수성의 세계이며, 하나의 자아/주체와 무관하게 ‘다방면으로 동시에 생성하는 관계의 그물망’으로 현상학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화적 환경에서는 ‘사회화된 나’를 통해 객관을 조망하는 글쓰기가 ‘개인의 명료한 생김새’를 표현하는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존멋존멋

 

 

 

p.39

 

1930년대 한국 근대소설에서는 작가의 자기가 소설의 표면으로 떠오른다. 작가인 자기를 탐색하거나, 세계를 관찰하더라도 작가의 눈과 감각을 통해 바라보는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소설 텍스트 외부의 작가를 지시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텍스트 외부의 작가를 텍스트 내부의 언술 행위의 주체나 언술 내용의 주체와 일치시킴으로써 전하려고 하는 내용의 사실성을 높이는 방법은 1920년대 한국 근대소설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그러나 1920년대 한국 근대소설이 사실 전달의 효과를 위해서 작가와 텍스트 내부의 언술 행위나 내용의 주체를 일치시키려고 했다면, 1930년대 한국 근대소설은 바로 작가의 일상이나 자기의 문제를 소설의 내용으로 삼으며 서술 행위 자체가 이야기의 대상이 된다. 즉 작가를 텍스트 외부에 지시대상으로 설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이전 시기의 소설의 경향과 차이를 지닌다.
1930년대 한국 근대소설에서 텍스트 밖의 작가를 지시대상으로 드러내는 자기지시적 글쓰기 양상을 세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p.62

 

기존의 이상 연구에서 논의된 거울 모티프는 ‘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의 긴장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유용한 분석틀이었지만, 거울이 갖는 재현적 이미지 때문에 이상 문학의 특색인 탈인격화된 자기 추구의 측면을 설명하는 데??한계가 있다. 이상 문학이 갖는 반서사적 특징,즉 하나의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체계의 질서감 있는 이야기와 인물의 구성을 거부하는 것은, 이야기의 흐름이 아니라 이야기의 단절을 통해서 현실 세계가 지닌 끊임없는 불확실한 상태와 단절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는 작업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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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30년대 한국 근대소설의 자기지시적 글쓰기 양상을 살펴보았다. 자기지시적 글쓰기는 텍스트의 화자나 주인공이 텍스트 밖의 작가를 지시하는 것을 가리킨다. 작가인 자기를 탐색하거나, 세계를 관찰하더라도 작가의 눈과 감각을 통해 바라보는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소설 텍스트 외부의 작가를 지시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현상이

 

 

 

 

이 책은 이상과 같이 1930년대 소설의 자기지시적 글쓰기 양상을 살펴보았다. 자기지시적 글쓰기가 1930년대에 성행한 이유는 세계를 보는 자기를 주제화하려는 자기의식에서 나온 것임을 규명했다. 또한 일본제국주의의 통제와 억압의 강화로 자기의 의식과 존재가 위기에 선 상황에서 자기 존재를 돌아보고 고백함으로써 약자로서의 진실을 보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