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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가족주의와 페미니즘 / 이영자 (1)

snachild 2014. 6. 12. 16:52

 

한국 사회의 가족주의와 페미니즘

이영자 (현상과 인식, Vol.23 No.3, [1999])[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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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은 가부장적 가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성평등적인 가족을 재창조해내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우선 우리 사회의 가족주의 담론이 형성되어 온 사회적 배경, 여성의역할 및 계층별 특성을 밝히면서 가족주의적 가족의 반사회적, 반가족적 모순들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Ⅱ.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보는 가족과 가족주의

 

 현재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가족은 가부장적 결혼과 가족 제도를 바탕으로 형성된 특정한 역사적 산물이다. 우선 가부장적 가족은 여성과 남성 간의 위계적 성신분적 질서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시민권의 평등을 원칙으로 하는 근대 시민 사회의 질서에 위배되는 모순을 지닌다. 페미니즘은 가부장적 가족이 시민사회의 계약이 아닌 불평등한 성적 계약에 의해 유지됨으로써 남성의 시민권이 가족을 대표하는 보편적 시민권으로 간주되는 반면에 여성은 가장권에 예속되어 온 모순을 문제 제기한다.1) 페미니즘은 가부장적 가족이 '전형적 가족'으로 받아들여져 온 것을 문제시하고 특히 이것에 내포된 성모순을 비판한다.  ... 사회학의 기능적 관점은 가족이 사회질서에 기여하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기존의 가부장적 가족을 합리화하고 전형적 가족 모델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게 된다.2)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의 권위와 여성의 경제적/성적 의존성, 여성에게 양육과 가사를 전담시키는 성별 분업을 전제로 한 가부장적 가족의 지배적인 가정들에 도전해왔으며, 가족 부양자인 남편과 전업 주부이자 어머니로 구성되는 현대 핵가족을 '전형적 가족'으로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에 도전한다.3) 또한 '평균적 가족'의 개념으로 대두된 현대의 지배적인 가족 모델은 19세기 이래 부르주아지 가족의 특정 유형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모든 문화에 다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된다.4) 요컨대 가족은 성적, 계급적 불평등을 재생하는 단위로서 접근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들은 페미니즘이 (가부장적) 가족을 자연적, 생물학적 단위로 보는 근본주의를 거부하고 사회적, 역사적으로 재분석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음을 말한다.

 

 

1) 이영자, "대안적 패러다임으로서의 페미니즘의 가능성과 한계" .. 학술대회 발표 논문, 미간행ㅠ

2) 민경자, "가족과 성불평등", 이영자들, 성평등의 사회학 한울 1993, 124-132쪽

4) 미셸 바렛/매리 매킨토시, 「가족은 반사회적인가」(김혜경 옮김), 서울:여성사, 1994, 47쪽.

 

 한편, 가족은 경제적 단위나 친족 구조만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이데올로기적 구성물이며 특히 가족주의의 이데올로기적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5) 알뛰쎄가 지적한 것처럼 가족은 또한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의 하나로서, 지배체제와 사회질서를 재생산하는 기제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알뛰쎄는 무슨 책이여?

 

  가부장적 가족은 가족주의의 이데올록적 구성물로서 문화적 지배력을 행사하게 되며, 가부장제의 역사가 성 모순을 은폐하거나 미화, 정당화하는 관념과 실천의 집합체로 기능해왔다. 가부장적 가족을 보편적 제도로 간주해온 가족 이데올로기는 부계 혈연을 중심으로 한 가문 계씅과 부계적 가족질서를 정당화하는 부계 가족주의를 함축한다고 볼 수 있다. 결혼과 가족을 신성시하고 가족의 안정과 통합을 중시하는 것은 곧 가부장의 권위를 중시하고 헌신적 모성을 신비화하는 가족주의와 상통하는 것이다.6)

 

 6) 민경자, "가족과 성불평등"

 

 가족주의는 성 불평등이 구조화된 가족 관계와 가족의 성억압적 기능을 은폐하거나 미화하고 개인보다 가족적 신분이나 부계적 가족질서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기제라 할 수 있다. 또한 가부장적 가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규정하는 가족 이데올로기는 성역할 이데올로기와 모성/현모양처 이데올로기, 남성 가장 이데올로기를 내포한다.7) 페미니즘은 모성과 사랑으로 미화되고 안식처나 천국 같은 평화로운 가정으로 신비화되어 온 가족 이데올로기가 바로 여성의 자기 희생과 억압, 남녀간의 불평등한 역할과 권한의 분배, 그리고 성이분법적인 가치 체계와 삶의 조건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기제로 작용함을 간파한다. 또한 모성에 관해서는 애드린느 리치가 분석한 것과 같이, '제도로서의 모성'과 '경험으로서의 모성'으로 구분하여 가부장제 하에서 사회적으로 구성되어온 제도적 모성에 내포된 여성 억압적 요소를 비판하는 한편 여성 특유의 경험으로서의모성을 재가치화할 것을 주장한다.8)

 

 7) 이영자, "이데올로기", 이영자들, 「성평등의 사회학」, 한울 1993, 277-286쪽.

 8) 헤스터 아이젠슈타인, 「현대여성해방사상」, 이화여대출판부, 1986, 155-168쪽.

 

 

 Ⅲ. 한국 사회의 가족주의

 

 1. 가족주의 담론과 사회 구조

 

 현대 한국 가족의 규모, 형태, 기능, 가족 관계 등은 일련의 변화를 나타내지만 가족 생활을 규정하는 규범은 대체로 전통적 가족주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9) 한국의 전통적 가족주의는 가(家)중심주의로서 부계 혈연주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남성의 가부장권에 의한 여성지배), 가족 서열적 사회 관계와 가족의례를 중시하는 지배 문화에 근거하며, 부모 공겨오가 자식 사랑의 서정적 가족주의를 내포한다. ..... 결혼에 대한 집착은 '결혼 적령기'를 둘러싼 갖가지 희비극을 야기하고 독신의 삶을 개인적 '결함'이나 심지어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을 조장한다. .......'가족주의적 룰(가족주의 가치 구조)'과 공적 차원의 '형식적 룰(근대적 가치)'의 두 가지가 관행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10)

 

10) 송재룡, "한국 가족주의와 준거 기준의 이중성을 넘어", 「현상과인식」, 23권 1/2호, 1999년 봄/여름

 

 가족주의는 개인을 가족으로부터 분리된 개체로서 인정하지 않는 유교적 사회질서를 체제화하도록 만드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개인의 정체성보다 가족적 신분으로서의 정ㅊ성이 중시되어온 전통은 개인주의가 확산되는 현대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있을 뿐 아니라 친족 조직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현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기 정체성의 중심을 가족에 두는 경향은 개인주의가 비교적 강한 젊은 세대에서도 나타난다.

 

9) 문소정, "가족 이데올로기의 변화", 사회문화연구소, 『한국 가족 문화의 오늘과 내일』, 1995, 331쪽.

 

 

 다른 한편 가족주의는 공적 영역의 부담과 요구를 가족에게 전가시켜 온 정책을 합리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가족주의는 국가의 복지정책이 부진한 상황에서 가족을 자립 자족적인 단위로 존속시키는 데기여하는 것이다. 가장 역할 규범은 그 동안 기업과 국가에게 요구되어야 할 재생산의 비용을 남성 가장에게 전적으로 부과하는 가족 부양에 기초한 산업화 정책과 정치적 체계의 재생산을 위한 이데올로기로서 확산되어 왔다는 지적이다.

 

 

 2. 반사회적, 반가족적 가족주의

 

 

 가족 구성원의 인격적 발전과 유대 관계와 민주적 가족 문화를 해치는 반가족적 가족주의가 조장된다는 것이다. 자녀의 과잉 보호는 유아독존적인 인격체를 만들고 ... 가족 이기주의적 자녀사랑은 일종의 '자기학대적 기회주의'의 모순

 가족 지상주의는 가족 구성원의 개인적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비민주적 가족을 조장하고 개개인을 가족의 굴레로 수고할 뿐, 가족 성원간의 정서적 연대감이나 의사소통을 감소시켜 가족 성원의 이기주의적 성향을 부추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가족주의는 가족으로부터 미분화된 개인과 가족 딥단의 우위성을 중시 .. 

 

 한국의 가족주의는 가족에 대한 여성의 자기 억압을 유도하며 여성을 성신분제의 재생산에 보다 적극적인 주체로 만든다. 즉 가족주의가 여성의 자기 정체성과 자아 실현의 계기를 가족에서 찾도록 종용하는 것, 가족의 생존전략의 전담자로서의 여성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 가족의 지위 재생산을 위한 이기적인 경쟁의 적극적 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다.

 

 가족주의는 여성의 정체성을 가족전 신분(아내, 어머니, 딸 등)과 동일시하는 경향을 강화

 

 한편 현대의 현모양처/모성 역할은 종전의 살림 노동 외에도 생계 부양자나 소득증대를 위한 도구적 역할이 강화되는 경향을 나타낸다.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미시족'(남편출세, 처녀같은 외모 가꾸기, 성공적인 시집 관리와 재산 증식, '튀고 싶은 욕망' 등을 충족시키는 주부상)은 자기 억압적이고 자기 도취적인 슈퍼 우먼의 경쟁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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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부장제의 일차적 물적 기반이 가족과 가사노동(성별 분업)이라고 한다면, 가족주의는 이 물적 기반을 재생산하는 여성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한다. 이것은 페미니즘에서 볼 때 여성들 자신이 가부장적 가족 구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순이며 바로 이 점에서 페미니즘이 가족주의를 극복해야 할 과제로 삼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제는 가족주의가 반사회적이고 반가족적인 성격을 극복해야 하는 것과 맞물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바로 가족주의에 대한 페미니즘적 접근의 중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내권/모성권의 강화는 마치 여성이 성신분적 제약에서 해방된 것처럼 또는 남성 가장을 무력화하는 '여권 승리'인 것처럼 과장되는 사회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 새로운 유형의 성역할 구분을 고착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여성으로 하여금 가부장제의 헤게모니 재생산을 위한 자발적 동조자가 되도록 유도하여 성신분제 가족 속에서 안주하고 자족하도록 만드는 문제를 야기한다. 모성권과 결탁한 가부장제의 권력 구조는 여성을 매우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데, 그것은 여성을 암암리에 이 권력 구조와 친밀한 공모 관계로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페미니즘은 아내권/모성권의 강화에 따라 여성 의식이 보수화되는 것에 맞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오오..

 

 

 3. 가족의 정치화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페미니즘의 주장은 기존의 정치 체계의 성별화된 본성을 극복하여 여성의 삶과 가족을 비롯한 사적 영역의 이슈들을 정치 영역을 확대하고 정치를 재개념화하는 대안적 인식론을 제시한다. 곧 정치의 개념을 일상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사적 영역으로 확대 적용시켜 정치를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게 하는 것, 요컨대 주류 정치 이론이 비정치적인 것으로 배재시켰던 육체, 성(sexuality), 가족, 사생활, 모성과 시민권과의 관계를 일차적인 정치적 장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40)

 

 40) I. Diamond/N.Hartsock, "Beyond Interests in Politics", A. Philips(엮음), Feminism & Politics(Oxford. ..

 

 

 

 여성이 가족 내에서의 '개인주의적 힘갖추기'(empowerment)

 

 군림하는 권력(power over)과, 함께 하는 권력(power with)

 한나 아렌트 .. 군림하고 지배하는 권력의 개념을 거부하고 공동체를 밀착시키는 구체적인 행위를 하게 해 주는 '힘갖추기'로서 권력을 재개념화한 것과도 상통한다.

 

 

 

 

 

>>이 논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