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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여성소설에 나타난 가족담론의 이중성 연구 / 임선숙 (40/100)

snachild 2014. 5. 4. 21:17

1970년대 여성소설에 나타난 가족담론의 이중성 연구 : 박완서와 오정희 소설을 중심으로 = (A) study on duel attitudes of discourses on families expressed in women's novels of the 1970s : based on Park Wan-seo's and Oh Jeong-hee's works

임선숙,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2011] [국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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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서론 ·····························································································································1
A.연구 목적 및 연구사 검토 ················································································1
B.연구 방법 ·············································································································18
C.연구 범위 및 대상 ·····························································································42
Ⅱ.아버지의 질서와 공리적 가족주의 -박완서 ···············································45
A.외적 요인에 의한 가족해체와 복원의 이중성 ··········································45
1.경제 논리에 의한 해체와 가족 수호 ···························································45
2.‘가족 임금제’에 의한 해체와 가족 부정 ······················································55
B.아버지 질서의 고착과 동요의 이중성 ·························································70
1.속화된 어머니와 가부장 가족의 고착 ·························································70
2.유폐된 어머니와 가부장 권위의 동요 ·························································79
C.사실적 서사와 공리적 가족주의의 이중성 ·················································92
1.제한적 서술과 공리적 가족주의 내면화 ·····················································93
2.반성적 서술과 공리적 가족주의 배제 ·······················································102

Ⅲ.어머니 신화와 정서적 가족주의 -오정희 ·················································116
A.내적 요인에 의한 가족해체와 복원의 이중성 ········································116
1.내적 트라우마에 의한 해체와 가족 추구 ·················································116
2.관습적 가족에 의한 해체와 가족 일탈 ·····················································124
B.어머니 신화의 선망과 저항의 이중성 ·······················································133
1.결핍의 어머니와 모성적 가족의 선망 ·······················································133
2.도구화된 어머니와 모성적 역할의 저항 ···················································140
C.관념적 서사와 정서적 가족주의의 이중성 ···············································152
1.비유적 연상과 정서적 가족주의 지향 ·······················································152

2.욕망의 치환과 정서적 가족주의 전복 ·······················································158
Ⅳ.1970년대 여성소설과 가족담론 연구의 문학사적 의의 ··························168
Ⅴ.결론 ·························································································································178
참고문헌 ························································································································183
Abstract ·······················································································································198

 

 

 

 

 

오정희에 대
한 논의는 여성의식과 존재론적 불안이라는 작가 의식과 서사 기법 그리고 정신분석학
적 분석이라는 미학적 측면에 대한 고찰과 가족에 대한 연구 등 네 가지 방향으로 이
루어졌다.
첫째,주제적 그리고 작가 의식적인 측면이다.주제의식은 주로 여성의식과 존재론적
불안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고 다른 미학적 방법론을 적용한 논의에서도 주로 이 두
가지 주제로 귀결된다.먼저 여성의식에 대한 논의40)는 여성 정체성의 의미에 주목한

다.또 존재론적 불안의식에 대한 논의41)에서 오정희가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하며 타인과의 소통의 욕망보다는 자기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인간존
재의 유한성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간다고 평가한다.
둘째 서사 기법적 측면에서의 논의이다.서사이론을 통한 작품분석은 서술기법,여성
적 글쓰기,시공간,인물,표현기법으로서의 은유,애매성 등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이루
어져왔다.시점에 따른 작품분석에는 인칭에 따른 분석,시점과 서사흐름42)에 따른 분
석 등이 있다.하지만 서사적 기법에 대한 분석도 주로 존재론적 불안의식이나 시원적
인 존재의 비극성과 삶의 공허함을 버텨내는 의지라는 주제의식으로 귀결된다.
셋째 미학적 측면에서의 논의이다.정신분석학적 분석43)은 트라우마,히스테리,억압

기제 등을 중심으로 논의되며 이 외에도 그로테스크와 환상성에 대한 논의도 있다.특
히 이런 분석들은 오정희 소설에 내재되어있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존재론적 심연으로
서의 억압들이 미학적 장치들을 통해 드러나며 이를 통해 서사적으로 승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특히 환상성에 대한 논의는 가부장적 현실의 전복이라는데 초점이 맞추어지
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고에서 주목하고 있는 오정희의 가족에 대한 연구는 가족을 표방한
논의보다 모성성과 여성 정체성44)의 의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김경수45)는 「저녁
의 게임」을 중심으로 가부장제 하에서의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 작품은 새로운 젠더-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이 필요
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여주인공이 성적일탈을 통해 ‘억압과 분리,불
평등,그리고 여성들의 내면화된 열등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43)임금복,「한국적 외디푸스 콤플렉스의 초상」,『비평문학』,1993.
김기주,「욕망의 기의,기의에서의 욕망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에 대한 기호학적 단상」,『한국문학연구』,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1997.
이재선,「재난과 트로마의 시학」,『소설과 사상』,1998.

 

 

 

B.연구방법
문학은 작품이 생산된 시대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작품이 작가 한 사람의 영감과
역량에 기댄다 하더라도 사회를 떠난 작품은 존재할 수 없다.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문학작품의 생산과 수용의 사회적 조건에 대한 자신의 사회학적 분석이
문학적 체험을 더욱 강화시켜준다고 믿는다.그의 접근방법은 문학의 본질과 미적 경험
의 문제를 주로 작가와 작품 속에서 찾던 전통적 문학연구방법들을 비판한다.더 이상
문학세계라는 특수한 비전속에 갇혀 문학현상을 바라보기를 그치고 문학을 하나의 사
회현상으로서 개인과 집단 그리고 제도 및 사회구조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51)
한다.작가가 문학적 가치를 설정해서 작품 활동을 하는 일련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제
도화 된 하나의 가치
라는 것이다.그리고 더 나아가 제도적 구성과정을 하나의 객관적
관계의 구조화로 인식하는 ‘장’의 개념52)을 창출해낸다.문학의 장에서는 그 속에 들어
선 모든 사람들이 점유한 위치에 따라서 그 힘을 유지 하거나 변형시키려는 경합의 장
이 된다고 한다.따라서 작가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경험한 다양하고 복잡한
체험들을 문학 작품에 반영하게 되는데,이는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사회구조 및 문화
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 인물들은 자신이 점한 위치에서 경합을 하고
투쟁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그리고 이 경합과 투쟁이 작품에서는 갈등의 양
상으로 드러나 시대와 연관된 작가의식을 고스란히 노출하게 되는 것이다.따라서 작품
을 보는데 있어서 내재적 요소가 아닌 사회 구성적 측면으로서 외재적 요소에 대한 분
석은 하나의 유용한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 구성적 측면에서의 작품 연구는 다시 푸코(Foucault)의 담론의 개념과 연결될
수 있다.푸코는 담론을 지식과 진리를 구체화하는,역사적으로 다양한 방식53)이라고

본다.푸코는 인간주체가 구성되어지는 과정을 곧 권력의 작동과정으로 보면서,어디에
나 존재하고 모든 관계 속에서 생산되는 권력의 편재성과 비가시성에 주목하여 주체와
그 정체성,그리고 다양한 여타 관계들을 만들어내는 권력의 ‘생산적인’성격을 부각시
켰다.이 생산과정은 ‘담론’이라는 매개 수단을 거치는데,여기에서 담론은 계급이나 성
과 같은 다양한 범주들을 단순히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해석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재현’해냄으로써 실제의 현실을 주조해낼 수 있는
힘을 갖는다54)고 할 수 있다.

 

 

53)권력은 담론 내부에서 구성되며,임상학의 담론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권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바
로 담론 내부이다.담론은 진리들을 생산하며 우리는 진리의 생산을 통하지 않고서는 권력을 행사할 수 없
다.담론은 권력을 전달하고 생산한다. 담론은 권력을 강화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권력을 훼손하고,권력의
본질을 노출 시키며,권력을 부서질 것처럼 약하게 만들고 좌절시키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

 

 54)최유정,앞의 책,p.12.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근대화 산업화라는 역동적 시대를 거쳤지만 여성에 대한 사회
적 담론이 문학작품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일반
적으로 남성적 정전이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면 여성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문학
이 어떻게 여성들의 기존의 삶을 그대로 반영했느냐 보다 여성들을 불평등 속에 가두
의미나 가치들을 생산하는 문화적 실천55)들에 대한 것이다.
광복 이후 근대화 시기,여성들에게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근대화라는 자본과 자유를
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여성들을 통제하고 규율화 하는 다양한 사회적 담론
들이 존재하고 있었다.그리고 사회적 담론들은 작가들에 의해 재해석되어 문학텍스트
에 반영되었다.여기에서 문학텍스트는 다양한 의미와 의도들이 공존하고 충돌하는 영
역이다.작가,혹은 작품 안에서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 내부에서 억압적인 사회적 통제
와 그러한 통제를 와해시키는 잉여 간의 끊임없는 갈등56)이 일어나기도 한다.이런 의
미에서 당시 사회적 담론이 작품 속 인물들의 주체성 형성에 어떻게 반영되고 왜곡되
었으며 저항의 기제로 사용되었는지 연구하는 것은 유의미한 작업
이 될 것이다.특히
우리나라는 개화기와 일제강점기,광복과 전쟁,근대화라는 역사적 격동기를 거치면서
단시간동안 많은 사회적 체험을 가졌고 그런 사회적 경험과 그를 통해 형성된 담론들
이 문학작품에 반영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많은 학자들이 사회구조학적 측면에서 한국적 전통의 핵심으로 가족주의,혈연주의,
인정주의,의례주의,권위주의 등을 들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족주의를 우리문화의
핵심구성요소57)로 보고 있다.이런 가족주의 가치는 사회 경제적 조건의 변천에 따라
서 변형 생성되어 왔으며 이는 다시 소설에 다양한 양상으로 반영되어 왔다.

 

57)조혜정,「한국의 사회변동과 가족주의」,『한국문화 인류학 제17집』,1985,p.79.

 

 

우선 가족에 대한 개념을 보면,미셸 바렛(MicheleBarrett)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정의 내리고 있다.첫째,가족은 사회적 경제적 제도라는 점이다.가족을 대체로 근친관
계에 기초해 조직된 가구들로 생계 담당자(남자)와 아이양육자(여자)간의 분업에 기초
해서 조직된 가구의 성격을 갖는 제도로 본다.둘째,이데올로기로서의 가족이다.제도
와 이데올로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가족생활에 대한
전형적 상은 공적 제도의 차원을 포함해서 우리 사회의 전 영역에 녹아들어가 있다58)
고 본다.즉 가족이 생계와 경제적 단위이지만 경제의 논리로만 환원될 수 없는 이데올
로기적인 성격을 갖는 사회적 기구
라는 것이다.
제이버 구브리움(JaberF.Gubrium)은 가족의 의미를 통시적 관점에서 살피고 가족
을 보는 하나의 관점59)을 제시한다.과거,가족은 정서적 관계라기보다는 경제적,생산
적,재생산적 관계로 보여졌다는 것이다.그리고 현대 가족으로 바뀌어 오면서 현재의
가족 개념이 갖는 심정적 의미인 애정,공감,사랑과 같은 ‘안식처’로서의 가정의 의미
가 형성되며 정서적 안정이 가족관계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이런
변화는 시장 자본주의의 부상과 낭만적 사랑,모성애 등과 관계되어 있는데 경제적 생
산 단위로서의 가정의 역할이 약화됨에 따라 정서적 의미가 더 부각되었다고 한다.그
리고 현대적 가정의 이미지는 다시 근래에 다양하게 해석되면서 사회관계를 해석하는
자원으로 이용된다고 본다.가족 의미의 다양성은 사회 제도에 내재하고 부착된 가족적
인 것의 특질이 아니라 특별한 시대와 장소를 반영하는 것으로 간주된다.이를 통해 제
이버 구브리움은 가족을 공적 행위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생겨난 사회적으로 구성된 객
체로 보는 관점을 제안한다.따라서 가족은 단순히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단위가 아
니라 사회와의 상호 작용에 의한 객관적이고 담론적인 구성물인 동시에 이데올로기적
인 성격을 갖는 사회적 기구
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가족을 보는 관점은 구조 기능론적 관점,유물론적 관점,페미니즘적 관점 등으
로 나누어지는데,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구조 기능론점 관점에서 막스 베버
(Max Weber)와 뒤르켕(EmileDurkheim)은 선구적 기반을 구축한다.베버는 자본주의
의 발전과의 관계에서 가족의 자율적 기능을 강조하고 뒤르켕은 인간사회에서 인간을
서로 결속시키고 묶는 연대성의 기반은 무엇인가에서 출발60)한다.이 관점의 주된 관

심은 가족과 개인이 사회에 대해 어떤 기능을 하는가이다.그래서 가족의 내적 구조에
있어서 핵심적인 것을 성역할의 분리로 본다.그리고 성역할을 도구적 역할과 표출적
역할간의 구조적 변화로 규정
한다.남성은 외부 경제활동을 하는 도구적 역할에 귀속되
는 반면 여성의 활동은 가정 내에 국한시킴으로써 직업 체재 내에서 경쟁으로부터 배
제61)시킨다.또 이 관점은 핵가족을 산업사회에 가장 어울리는 가족의 전형이라고 본
다.가족 안에서 부부의 역할은 성에 의해서 분업화 될 때 가장 기능적이라고 보는 것
이다.그래서 남편은 생계유지로서의 도구적 역할,아내는 자녀 양육과 가족 성원의 안
정된 정서유지라는 정서표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보는 것이
다62).하지만 이런 도식적인 성별분업의 기능성을 강조하는 것은 여성의 지위를 축소하
고 폄하한다는 점에서 여성학 이론에 의해 비판63)받는다.즉 파슨스의 기능주의는 여
성의 위치를 확고하게 가족 내의 구조에 두고 여성의 임금노동과 가사 노동력의 경제
적 역할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노동력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을 무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유물론적 관점에서는 가족을 변화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엥겔스(Friedrich
Engels)는 역사 발전과 변화의 궁극적 결정요인을 생산과 재생산으로 보는데 가족제도
도 전적으로 물적 소유관계에 의해 지배64)된다고 본다.그래서 가족은 계급적 불평등
을 재생산하며 세대를 통해서 계급을 지속시키고 계급적 특권을 유지,확장시킨다고 한
다.또 가족을 하나의 경제 단위로 보는데 가족이 국가라는 더 큰 경제체제를 유지 할
뿐 아니라 가족에서 행해지는 자체적인 활동도 경제 체제라는 것이다.그래서 가족이
성과 사랑만으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활동 장소라는 것과 계급적 불평등을

재상산하는 기제라는 점을 인식시켜준다65).엥겔스는 이상적인 가족 구성의 모델은 물
질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타산성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에만 근거해서 구성
된 가족이라고 한다.그리고 이런 이상적인 형태의 가족은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라 사
회주의 사회에서 가능66)하다고 본다.이 관점의 가족에 대한 비판은 가족이 사회적,도
덕적으로 위해한 부르주아적 제도의 표상이라는데 기반 한다.이런 입장에서 라히이는
가족이 여성을 억압하는 장소임을 강조하는데 남성의 경제적 우위와 여성의 가족 내에
서 경제적 의존성은 여성을 정치적,도덕적으로 보수적이 되도록 길들인다는 것67)이다.
이 관점은 가족이 여성을 억압하는 하나의 장이라는데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오타.. 재상산 -> 재생산


셋째,페미니즘적 관점은 기존의 관점에 비판을 제기하면서 여성의 가족 내에서의 억
압에 중점을 둔다.하트만(HeidiHartmann)은 가족에 대한 기존의 관점들이 하나의 단
위로서 가족의 역할을 강조하고 가족 성원들 간의 갈등과 이해의 차별성을 무시하는
경향에 문제점을 제기한다.그리고 투쟁의 장으로서의 가족이라는 대안적인 개념을 제
시하는데 엘리 자레스키(EliZaretsky)는 자본주의 하에서 가정과 상품 생산과의 분리
라는 역사적 사실에서 여성문제를 추론해 내고 있다.상품생산 영역과 가사노동이 그것
인데 여기에서 가족은 개인생활과 공적 생활의 분리가 일어난다.그래서 여성해방이란
개인생활과 공적 생활의 분리를 극복하는 것으로 보고 가족에 대한 재개념화를 요구
68)
한다.하트만 역시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을 계승하고 있는데 가족 내부에 존재하는
양성관계의 물질적 측면에 주목한다.핵가족 체제를 중심으로 한 가부장제의 물적 토대
는 남성의 여성에 대한 통제로 가족 내부에서와 노동시장 모두 성별 노동분업은 남성
에게 혜택을 준다고 본다.성별분업으로 남성들은 임노동에 종사하게 되고 여성들은 가
사를 책임지게 되는데,이로 인해 남성들이 가구의 가장이 됨으로써 권력을 증대 시켰
다는 것69)이다.이 관점은 자본주의와 그로 인해 발생한 성별 분업,즉 무보수 가사 노

동을 여성을 억압하는 하나의 기제로 인식함으로써 가사노동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
시하고 있다.
본고는 가족에 대한 관점들 중에서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적 관점에 주목하고자
한다.기능론적 관점은 도식적인 가족의 역할 분담에만 주목함으로써 시대의 담론 구성
물로서의 가족의 역할을 간과
했다고 할 수 있다.1970년대가 광복과 전쟁의 상흔을 딛
고 본격적으로 산업화 도시화로 진입한 경제체제임을 감안할 때 사회 담론적 구성물로
서 가족을 살펴보는 게 가장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따라서 1970년대 가족담론
을 논하기 위해서는 마르크스주의를 바탕으로 한 노동력과 재생산 그리고 페미니즘을
바탕으로 한 젠더라는 두 가지 면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마르크스주의는 가족을
물적 소유관계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존재로 인식함으로써 가족의 담론적 구성물로
서의 전제가 될 수 있다.특히 마르크스주의는 가족을 하나의 경제 단위로 인식하는데,
1970년대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바탕으로 경제 구조의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감안
할 때 하나의 관점을 제공하는 게 정당화 될 것이다.또 이 시기 경제적 풍요로 말미암
아 물적 소유의 차이에 의해서 가족 간에 계급의 차이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도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또한 페미니즘적 관점은 마르크스주의와 더불어 물적 억압
을 바탕으로 가족 내에서 여성 억압에 대한 관점을 제공해준다.1970년대는 성별분업으
로 인해 여성들에게 무보수 가사노동이 거의 의무처럼 인식되었다.그리고 이로 인해
남성들은 경제적 역할을 이유로 가장이 됨으로써 증대된 권력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
고 여성들은 남성들의 지배하에 들어가는 게 정당화되었다.이렇게 봤을 때 계급과 젠
더의 모순이라는 관점은 가족 담론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사회 가족은 크게 네 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핵가족화,가족임
금제,소비성향의 대두,그리고 구성원의 역할 변화가 그것이다.우선 자본주의에 바탕
을 둔 핵가족은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요구에 기능적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봉건적 생
산관계 하에서 가구는 생산과 소비의 단위였던 반면 자본주의하에서 가족은 주로 가정
밖에서 생산된 재화를 소비하는 단위가 되었다.또 봉건사회는 대다수의 농민들이 토지

에 묶여서 살았기 때문에 확대가족 구조를 지탱하지만 자본주의하에서 임금노동에 대
한 수요는 이동이 쉬운 작은 규모의 가족을 필요70)로 한다.개인적 성취의 강조가 경제
구조의 기본적 역할을 충족시키는 기반으로 작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을 추구
하는 지역적 이동이나 계층이동에 친족 중심적 확대가족 보다는 핵가족이 기능적이라

는 것이다.성취의 지배력,효율성,합리성 등의 가치관이 핵가족의 독립성 속에서 이루
어질 수 있어 핵가족은 산업사회에 적합하며 보편적인 가족체제이다71).그리고 이는
사적인 가족영역과 공적인 사회영역을 분리시켰다.이러한 분리는 핵가족 내에서 개인
적 감정의 중시,관계에 대한 의미부여,내적 성찰과 자의식의 확대 등 사적 영역의 구
축72)이라는 변화를 가져온다.그래서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핵가족화는 성공이든 실패
든 개인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자의식을 확대하는 하나의 장이 된다.하지만 핵가족화는
가정을 이상적 장소로 신화화73)한다.‘낭만적 사랑’,‘도피처로서의 가정’,등 가족의 정
서적 역할이 강조됨에 따라 가족 안에서의 젠더적 모순을 은폐
하게 된다.
두 번째 특징인 가족임금제는 남성의 노동력이 한 가정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어서
남성의 사회적 재생산과 여성의 가족 내 재생산의 영역이 나뉘게 되는 것을 말한다.봉
건시대에는 가정과 일터의 경계가 없고 가정 안이 경제 활동의 중심이 되었다면,자본
주의는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던 경제활동을 감소시키고 가족 내부와 외부가 분명하게
구별74)되도록 했다.그래서 남성은 가정 밖에서 아내와 자녀들을 부양하는 역할을 중
심적으로 하게 되었고 여성은 아이 양육과 가사 노동을 주로 담당하게 되었다.하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가족임금제가 남성의 특권과 권위를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75)을 했다.
여성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는 가사 노동76)을 전담하게 되었고,그 안에 함몰되어 가정
과 가족에 집중하도록 강요받으며 전적으로 감금77)되어 있는 것이다.그리고 이런 과

정을 통해 여성의 노동이 사용가치와 같지 않다는 환상을 유지시켜서 여성의 재생산
노동은 비가치적인 것으로 규정되어서 남성의 생산적 노동에 종속
78)된다.다시 말해
이는 여성억압의 물적 기반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가족단위를 중심으로 한 소비주의 성향의 대두이다.자본주의 체제의
일차적 과제는 소비지향적인 인간을 양산하는 것이며 소비 사회의 확대 재생산은 바로
거기에 걸맞은 인간들이 증가 하는 것을 의미한다.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막중한 소
비 역할을 담당한다고 인식된다.여성은 가정 살림의 전담자로 규정되어 가족 구성원을
대신하는 소비를 담당할 뿐 아니라 여성을 겨냥하는 각종 문화 상품의 잠재적 소비자
가 되기 때문이다79).그리고 자본주의에서는 가족에게 소비를 더 강요하게 되는데 이
렇게 소비가 강조되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첫째,자본논리로의 편입
을 위해 국가와 기업 주도로 소비가 강조되는 유형이다.두 번째는 여성 억압의 논점을
흐리기 위해 소비가 강조되는 것으로 소비가 여성의 해방을 가져다 준 것처럼 보이지
만 실상은 여성의 인격적,문화적 주체성을 퇴화 시키고 있다.이는 가부장적 여성문화
를 확대 재생산
하는 하나의 음모이자 함정80)이다.
또한 안정적 자본주의의 체계로 인한 잉여물질의 생산과 여가라는 소비주의적 성향
은 가족 이기주의81)문제를 파생시켰다.경쟁을 기본원리로 하는 산업자본주의에서 가
족은 또 하나의 경쟁단위가 되어 다른 가정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그래서 가족은
구성원들에게 의식주 교육과 훈련을 통해 경쟁에 나서는 무기를 제공하는 역할82)을 하
게 된다.이는 바로 가족이기주의의 기초가 되는데 다른 가족과 경쟁에서의 승리와 차
별성을 위해 부가 세습되고 전략적 결혼이 이루어지며 과소비 현상을 조장하기도 하고
좀 더 나은 사회인으로 만들기 위해 자녀 교육에 집착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이는
자신과 가족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느 한 위치를 점했다는 과시욕과 지배계급의 응집력
에 기인한 것이다.초기 자본주의는 검약주의와 만족의 유예를 강조해했지만 본격적인
자본주의 소비사회로 진입하면서 물질적 소비를 통한 행복의 권리를 예찬하고 불만과

무력감 등을 소비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83)이 더욱 심화된다.이는 다시 두 가지 문제
점을 파생시키는데 하나는 잉여생산물의 소유자와 비소유자간의 계급간의 갈등이고 다
른 하나는 여성을 소비와 가족 구성원에게 집착하게 만듦으로써 여성 억압의 논점을
흐린다는 것이다.
네 번째 특징은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인데,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에 주목할 필
요가 있다.산업사회 근대 가족은 일반적인 형태에서 여성들에게 어머니로서 다음과 같
은 역할을 요구한다.첫째,자식을 시민의 역할을 하도록 길러서 사회에 공헌하는 공화
주의적 어머니 일의 수행84)이다.특히 사회적 혼란을 겪을 때 이 역할의 요구는 더 두
드러지는데 가난과 열악한 주거 환경,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불안은 여성에게 과학
적 모성을 요구한다.가사 노동의 합리화와 가정 내 보건위생을 강조하는데 이는 과학
적인 육아를 통해 국가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신념에 근거 한 것85)이
다.그리고 이런 역할을 위해 여성은 사회적 생산으로부터 배제되며 어머니로서의 역할
에 더 헌신할 것이 요구된다.그래서 더욱 강력한 모성 이데올로기가 등장하고 전업주
부의 상이 강화86)되었다.두 번째는 공감하는 어머니 일의 수행이다.여성은 경제적 활
동을 하는 남성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에게 가정에 돌아왔을 때 위안과 편안함을
제공해야 하는데,즉 가족 성원의 감정 관리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다.하지만 이는
‘사랑’과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억압해온 하나의 이데올로기
장치에 다름 아니다.‘사랑’이란 남편의 목적을 자신의 목적으로 삼아 여성의 에너지를
동원하기 위한 이데올로기 장치이며,‘모성’은 아이들의 성장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고
간주해서 여성들에게 헌신과 자기희생을 종용함으로써 자기 자신에 대한 요구를 억누
를 수밖에 없도록 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 장치인 것87)이다.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봉건적 ‘현모양처 이데올로기’가 발전하여 낭만적 사랑을
강조한 ‘사랑받는 아내,성공하는 남편’의 형태로 전개된다.여성은 남편에게 경제적으
로 의존한 채 정서적 역할과 무보수 가사노동을 수행하면서 남편과 대등한 반려자가
된 것처럼 인식88)하며 더욱 가정에 고립되는 것이다.한편 이는 오히려 모중심의 가족
을 파생시키고 강한 어머니를 탄생시키기도 한다.여성은 가족집단의 안녕과 감정관리
그리고 자녀의 성공적인 육아까지 대부분의 역할을 혼자 떠안음으로써 가족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그리고 여성은 소외된 삶을 남편과 자식의 성공을 통해 보상 받으려하기
때문에 모든 노력을 가족에게 기울이게 된다.하지만 이런 맹목적 사랑은 모성이데올로
기 속에서 미화되고,미화된 모성 뒤에는 여성 억압이 은폐되어 있으며 일그러진 가족
주의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산업사회의 근대 가족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환상도 존재한다.일제 강점기와 전
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남성들의 부재와 무능으로 아버지의 절대적 권위가
와해된다.아버지의 부재와 권위의 상실은 곧 가족 윤리와 규범의 상실89)로 이어지게
된다.하지만 아버지의 부재는 여성들의 활약으로 은폐되기도 한다.부재한 남편의 자
리를 남겨두고 그의 실추한 권위를 세워주는 일이 여성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왔는데
남성의 일시적인 부재로 가족적 삶이 흔들리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가족의 중심인 여성들은 더욱 가부장적 명분에 충실90)하려고 했던 것이다.그리고 아
버지가 완전히 부재 할 경우 여성들은 아들을 통해서 가족의 복원을 꿈꾸기도 한다.하
지만 아버지 역할과 존재에 대한 인식도 산업사회가 정착되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
달라지게 된다.
남성은 자본주의가 본격화 되고 가족임금제의 형태가 보편화 되면서 온전히 가족의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다.이는 아버지를 더욱 강하고 전지전능한 사람으로
치장해서 현실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형상91)으로 만들어 놓았다.하지만 ‘산업 사회적
남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압박을 느껴 가정 밖을 서성이며 오히려 가족 내에서 자신

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92)하기도 한다.그러는 동안 가족 구성원들과의 정
서적 교류는 줄어들고 모자 관계 중심의 가족에서 더욱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그래
서 남성은 표면적으로는 가족의 가장이며 권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하나의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이렇게 산업화에 의해 파생된 핵가족화와 가족임금제,소비주의 성향의 대두 그리고
가족 구성원의 역할 변화는 1970년대 여성 소설 안에서 가족의 해체를 유발하거나 가
족 구성원의 역할을 강화 시켰다.이전 시기인 1950년대가 ‘산업화 없는 근대화’시기라
면 1960년대는 국가주도의 ‘산업화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추진되던 시기로 조국근대화
담론이 지배적인 패러다임을 이루었다.이 시기 우리나라의 돌진적 근대화 과정은 프로
젝트라는 극한적인 형식으로 진행된 총동원체제와 유사성을 지닌다.93) 그리고 이어
1970년대는 무조건적인 성장위주의 경제 성장론이 국가의 감시와 주도 아래 이루어졌
다.1970년대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박정희 정권의 강력한 국가 주도 산업화 시대라
고 할 수 있다.수출지향 산업화 전략,친자본적.반노동적 노동정책,반프롤레타리아
가구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경제 발전에 동원하기 위해 민족주의,가족주의,가부장
주의를 이용하는 이데올로기 정책을 기본 축으로 성립했다.특히 농촌인구의 광범위한
이농을 유도하여 이들을 도시의 저임금노동력으로 동원하는 한편,이들과 농촌 가족과
의 지속적인 경제관계 유지를 통해서 저임금으로도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재생산 할 수
있도록 반프롤레타리아 가구를 촉진하는 정책94)을 취했다.이로 인해 급속한 이농과
도시화가 이루어졌고,산업화된 도시로 모여든 노동자들에 의해 자본가들은 값싼 노동
력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서구의 근대화가 정치적 민주주의의 발전과 병행했던 것과는 달리 한국의 근대화는
급속한 산업화의 달성을 위해 정치적 민주주의와 분배의 정의를 무기한 연기하고 성장
제일주의로 나아간 것이다.다른 한편으로 박정희 정권은 폭압정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유교적 전통을 충효사상과 가족주의를 중심으로 근대적으로 재구성한 후,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인 학교교육과 대중매체,새마을운동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내면화시킴으로써

정치이데올로기로 활용95)했다.그래서 국민들은 가족을 중심으로 국가의 감시와 통제
아래 전통적인 유교사상과 함께 성장위주의 경제론을 내면화했다.이때 충과 효를 바탕
으로 하는 유교사상은 국민들에게 국가 이데올로기의 내면화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
다.그리고 해방과 전쟁 등을 거치면서 역사의 질곡과 가난을 체험한 세대들은 경제성
장을 위한 국가의 통제에도 자발적으로 순응하게 되었다.경제성장을 위한 국가의 통제
와 감시를 받아들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했던 것은 결국 가족을 지키고 역사적 시
련과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의지였다.
그래서 식민지,미군정,분단,전쟁,가난,군사 파시즘이라는 비극적인 근현대를 살아
야 했던 한국인들은 ‘가족’을 중심으로 가혹한 시대를 견딜 수밖에 없었다.그러한 과정
에서 ‘가족’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의 심층에 깊이 뿌리 내리게 되었다.가
족을 떠나서는 생존자체가 힘들었던 상황은 사람들의 의식에 가족을 ‘운명공동체’로서
강력하게 각인시켰다.가족은 고단한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기반이었고,또
한 삶을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가 된 것이다.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유한
끈끈한 가족의 정,가족을 위한 자기희생 윤리,혈연중심의 배타적 가족주의가 생성된
것이다.그리고 군사독재정권과 자본가들은 이러한 한국인의 ‘가족주의’의식을 권력유지
와 자본축적을 위해 철저하게 이용한 것이다96).구성원들은 가족주의 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에서의 부당한 노동에도 희생으로 감내해내는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했다.가족주의
를 자본축적에 이용한 대표적인 예는 ‘중동건설 프로젝트’였다.'중동건설 프로젝트'는
1970-80년대 우리나라 외화수입의 주요한 원천 중 하나였다.남성성,그 남성성에 기반
한 군사주의와 애국심,그리고 가족주의는 서로 밀접하게 맞물린 채 정당화 담론과 노
무관리 체제의 근저를 이루게 된다.또 그 이면에는 이들 노동자들의 부인과 그들의 몸
이 남편의 남성성을 유지하고 재생산해내기 위한 보루로 존재했다97).하지만 이런 희
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적 담론98)이 필요했는데,바로 가족주의 의식이

다.남성은 가정의 윤택한 삶을 위해서 중동행을 선택했는데,이는 가장으로서 가족에
대한 생계책임에 대한 의무이행이며 동시에 국가를 위한 희생이기도 했다.그래서 이
시기는 구성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성장이 이루어졌고 그 이면에는 가족주
의 의식이 구성원들에게 내면화 되어있었던 것이다.

 

93)신건,『1960-70년대 근대화 프로젝트와 여성담론에 관한 연구-여성단체협의화의 「여성」지 분석을 중심
으로』,연세대 석사논문,pp.1-15.

 

이렇게 1970년대 가족의 특징을 종합해 볼 때 ‘계급’과 ‘젠더’의 모순을 가진 근대적
가족주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공리적 가족주의이다.가족은 본질적으로 생산과 소비의 공동체이다.또 가족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가족 구성원을 사회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우리나라
의 경우 일제 식민지와 해방 전후의 혼란기,전쟁 그리고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운
명공동체라는 의식이 심화되었다.운명공동체적 가족의식은 경제적 차원에 공리주의적
가족주의로 나타나고 있다.결과적으로 생존을 위한 물적 자원의 획득 과정에서 가족
결속력과 가족에 대한 우선적 배려는 매우 중요한 가치113)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의 공리적 가족주의는 이전 시기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가족은 단순
히 생존의 근거가 아니라 계급적 논리가 바탕
이 된다.봉건시대에 상층민 가족과 가정
은 구성원이라는 개인의 의미보다는 ‘가문’을 중심으로 인식되었는데 결혼이나 효 등
모든 생활이 명예라는 공리적 기능과 연관되어 있었다.그리고 하층민들에게는 기본적
인 의식주의 해결이라는 생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으로 인식되었다.
일제 식민지배,미군정,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사회공동체적 조직과 관계는 계속 해
체되고 외부에서 이식된 제도에 의거해 권위주의적으로 유지된 국가가 사회를 제대로
통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은 계층과 세대를 막론하고 생존과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조직체로서 기능
114)해왔다.기존의 국가 체제가 붕괴되어 국민들에 대한 정치,
경제적 보호가 불가능해지고 지역적 지배질서와 공동체 관계도 함께 와해되어나갔고
국민들에게는 가족만이 유일한 생존과 적응의 기제로 남아있었다.그리고 이러한 현상
은 식민지배,전쟁,전후 혼란을 거치면서 더욱 강화되었다.115)특히 전쟁 후 한국사회
는 오랜 시간동안 가난에 시달렸고 본격적인 산업화 이후 경제적 발전이라는 미명 아
래 도시 노동자들은 노동력을 착취당하기도 했다.이런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불확실성
으로 말미암아 구성원들은 가족을 중심으로 생계와 생존이라는 유대관계를 맺고 경제
적 지원에 의존하게 된다.그래서 1950-60년대는 극심한 사회적 혼란과 함께 가난으로
부터의 탈출이라는 실존의 문제가 가족에게 해결해야할 최우선의 과제가 된다.전쟁으

로 인한 가족의 이산과 가장의 부재라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들을 겪으면서 구성원들의
안정적인 생계능력의 확보가 가족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인식된다.특히 가장이 부재
할 경우 여성들은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데 어머니와 딸들은 가족 부양을 위해 행상으
로 혹은 공장으로 가혹한 노동의 현장에 나서게 된다.도시 공장의 자본주의적 착취를
감내해내면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오빠와 남동생의 학비를 감당하게 된다.20년의
기간은 여성들에게 집안을 경제적으로 일으켜야 하는 과제의 시간들이었다.
한편 1970년대는 경제성장으로 인해 중산층이 점점 증가되는 시기와도 맞물린다.이
제 의식주의 문제가 지상 최대의 해결 과제가 아닌 만큼 가족 구성원들의 관심과 필요
는 다른 곳으로 옮겨지게 되며 공리적 가족주의의 주인공으로 여성이 부상한다.한국사
회에서 가족은 생계유지의 보루인 동시에 가족유지 자체가 절대적 가치를 지녀왔다.이
때 가족의 유지는 엄격한 위계서열과 각 구성원의 분명한 역할인식에 의해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부 자신들이 가족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쟁에 활발히 참
여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가족 우선적 가치 지향이 오히려 여성들에게 고수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도 한다.116)하지만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성별분업이 이루어지면서 여성
들은 경제적 활동보다는 집안을 돌보는 가사 일에 집중하게 된다.그리고 가족 구성원
들은 어머니에게 물리적 돌봄의 역할을 요구하는데 특히 남성들은 집안을 휴식과 재충
전의 장소로 인식한다.전업주부의 보살핌에 의해서 가정에서 편안한 휴식과 물리적 돌
봄을 제공받는 도구적 역할의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문제점이 파생된다.산업화와 경제적 안정으로 인해 가족의 물적
자원 확보는 단순한 생계의 수단을 넘어서고 가족 간의 계급적 차이와 차별을 발생시
킨다.그래서 가족 성원들은 더 많은 물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하게
되고,가족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경쟁적인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공리적
가족주의는 가족 이기주의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둘째,정서적 가족주의이다.사회가 거대화 되어감에 따라 사회에서의 개인은 작은
존재로 인식된다.그리고 과거 개인이 귀속감을 느낄 수 있었던 가족 외의 2차 집단,
즉 친족 집단이 산업화 과정에서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되자 정서적 충족의 원천지

로서 가족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그래서 사회에서 결핍된 개인들의 정서적 욕
구는 사생활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내부에서 충족되어야만 했던 것117)이다.

그래서 자본주의적 근대화가 심화 될수록 강화된 시장적 생존경쟁으로부터 발생한
긴장해소를 위한 정서적 기능이 현대사회에서는 가족의 중요한 기능으로 부각되었다.
근대적 자본주의의 핵심인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하여 가족의 전통적 기능인 생산 공동
체로서의 기능이 약화되고 가족의 핵심적 기능으로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정서적 기
능이 부각되었다.특히 물리적,정서적 가족 해체에 대한 우려는 가족의 실질적 의미를
정서적 결속에서 찾으며 무엇보다 가족의 정서적 불안 해소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게 되
는 것118)이다.결국 가족이란 험난한 사회에서 서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그래서 정
서적으로 지지를 받고 자신의 정체감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사적 공간119)이라는 의
식이 확산되었다.
그래서 공리적 가족주의와 대조적인 가족이념으로서 중산층 가족을 중심으로 이른
바 정서적 가족주의가 확산되었다.정서적 가족주의는 한국사회에서도 산업자본주의의
확립과 더불어 빠르게 확산되어나갔다.정서적 가족주의의 확산은 한편으로 급속한 산
업화 과정에서 도시노동자 계급이 대규모로 형성되고 이들의 물질적 생활 여건이 점
차 개선되었다는 사회구조적 여건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정서적 가족주의는 가족
성원 개개인에 대한 개체 존중을 가족 내에 내재화 시켰으며,특히 부부관계와 부모-
자녀 관계의 질적 변화를 수반했다.부부관계의 형성을 기계적으로 정해진 여성의 가
족 내 기능적 역할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애정적 동반자로서 남녀 간의 교호관계에 바
탕을 둠으로써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다.120)그래서 공리적 가족이 기능을 중심으로
한 가(家)의 결합이라면 정서적 가족은 남녀 간의 낭만적 사랑이 바탕이 되어 성사되
었다.

그래서 자본주의적 근대화가 심화 될수록 강화된 시장적 생존경쟁으로부터 발생한
긴장해소를 위한 정서적 기능이 현대사회에서는 가족의 중요한 기능으로 부각되었다.
근대적 자본주의의 핵심인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하여 가족의 전통적 기능인 생산 공동
체로서의 기능이 약화되고 가족의 핵심적 기능으로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정서적 기
능이 부각
되었다.특히 물리적,정서적 가족 해체에 대한 우려는 가족의 실질적 의미를
정서적 결속에서 찾으며 무엇보다 가족의 정서적 불안 해소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게 되
는 것118)이다.결국 가족이란 험난한 사회에서 서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그래서 정
서적으로 지지를 받고 자신의 정체감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사적 공간119)이라는 의
식이 확산되었다.
그래서 공리적 가족주의와 대조적인 가족이념으로서 중산층 가족을 중심으로 이른
바 정서적 가족주의가 확산되었다.정서적 가족주의는 한국사회에서도 산업자본주의의
확립과 더불어 빠르게 확산되어나갔다.정서적 가족주의의 확산은 한편으로 급속한 산
업화 과정에서 도시노동자 계급이 대규모로 형성되고 이들의 물질적 생활 여건이 점
차 개선되었다는 사회구조적 여건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정서적 가족주의는 가족
성원 개개인에 대한 개체 존중을 가족 내에 내재화 시켰으며,특히 부부관계와 부모-
자녀 관계의 질적 변화를 수반했다.부부관계의 형성을 기계적으로 정해진 여성의 가
족 내 기능적 역할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애정적 동반자로서 남녀 간의 교호관계에 바
탕을 둠으로써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다.120)그래서 공리적 가족이 기능을 중심으로
한 가(家)의 결합이라면 정서적 가족은 남녀 간의 낭만적 사랑이 바탕이 되어 성사되
었다.

 

>>방법론 설명 길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