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내러티브에서의 시간성 표현 : 영화 〈사랑니〉를 중심으로 = Representation of Time within Film Narrative -Focusing on 〈Sarang-ni〉
- 이지행(Jee-Heng Lee)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Vol.7 No.8, [2007]) [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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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현대에 등장한 영화들은 발전된 기술력으로 인해 스펙터클한 화면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한편, 들뢰즈에
의해 이른바 '현대 영화'라고 불린 영화들은 고전적 내러티브에서 형식의 한 측면으로 여겨져 다소 소외
되어 왔던 '시간'에 관한 통찰과 비틀기를 통해 다양한 영화적 경험과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애초에 사유의 결과물로 시도된 영화 속 시간성의 표현은 이후 끊임없는 자가복제를 거쳐 상투적
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첫사랑의 기억’이라는 모티브를 가진 멜로영화 <사랑니>에서의 시간성 표현은
기존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인 지점이 발견된다. 관습적인 시간성 표현의 원칙들을 답습하는 대신
혼란스런 시간 배열 속으로 관객을 인도한 후 결국 스토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발현시
킨다. 본고는 <사랑니>의 시간성 표현이 영화의 내러티브에 어떻게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형식이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았다.
오랫동안 전통적인 서사 이론에서는 내용과 형식이
일정한 상응성(Correspondence)을 가지며 형식을 규정
한다는 점에서, 내용이 형식에 대해 우월성을 가진다는
식의 명제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서사
물의 형식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부수적
인 장치로 다루어져 왔다. 따라서 하나의 이야기에서
사건들이 자연적인 시간 경과에 따라 제시되는 연대기
적 서사 방식이 오랫동안 내용을 실어나르는 도구, 즉
형식으로 유용하게 쓰여 왔으며 의도적으로 시간 배열
을 흩뜨리거나 재배치하는 등의 비연대기적 방식은 서
사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내용 전달 기능을 해치는
행위로 폄하되기도 했다.
>>비연대기적 방식. 비선형적인 경우를 주로 다루려는 듯
그러나 오늘날 비록 서사성(Narration)을 근간으로
하기는 하지만 영화의 장 안에서 독보적인 지점을 차지
하는 영화들의 독창성은 그것이 지닌 내용보다는 '표현
의 형식'을 통해서 드러나는 경우가 더 많다. 고전적 서
사 영화들이 아무 의심 없이 채택해 왔던 연대기적 시
간 배열은 최근 영화에 들어와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
고 있다. 예를 들어, <박하사탕> (이창동, 1999)이나
<돌이킬 수 없는 (Irreversible)> (가스파 노에 (Gasper
Noe), 2002)등과 같은 영화는 전체 영화의 시퀀스를 처
음부터 끝까지 거꾸로 배열하고 있으며, <이터널 선샤
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미셸 공
드리(Michel Gondry), 2004)의 경우는 과거의 기억 속
에 들어가 기억을 지움으로써 현재가 뒤바뀌는 '타임
머신'적 모티브가 연출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특히 <사
랑니> (정지우, 2005)는 극 초반, 현재라는 시간 속에
두 명의 동일인이 존재하는 듯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며
현실의 시간 관념 속에서 존재할 수 없는 환영(Illusion)
속으로 관객을 유도한다.
이러한 시간 흐름을 재구성한 표현 양식들은 흔히 '
현대 영화'라고 불리는 것들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
하는데, 들뢰즈에 따르면 '현대 영화(Modern Cinema)'
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영화들이 역사적으로 등장
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대 영화는 고전적 서사 영화와
는 달리 어긋난 시간, 불일치된 공간, 존재하지 않는 중
심 사건, 다중적 인물 등을 그 특성으로 하고 있다고 한
다[1].
영화라는 서사 매체에 있어서의 시간의 분류는 코헨
(Keith Cohen)에 따르면 3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2]. 추
상적 시간(Abstract Time), 심리적 시간(Psychological
Time), 그리고 체험적 시간(Experimental Time)이 그
것이다. 그는 추상적 시간을 베르그송(Bergson)이 주장
한 과학적 시간(Scientific Time)과 일치하는, 즉 영화
가 시작되어 끝날 때까지의 물리적인 상영시간으로 생
각했다. 심리적 시간이란 영화 작품 속에 내재한 시간
으로서, 작품의 실제 상영시간(Running Time)은 일정
한 길이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작품 내용상의
시간은 구체적으로 결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영화의 상영시간을 두 시간이라고 가정할 때
그 작품 내에 내재한 스토리상의 시간은 몇 백년이 될
수도 있고 단 몇 분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의
상영시간과 작품 내 스토리상의 시간이 일치하는 경우
는 그렇기 때문에 극히 드물다. 세 번째인 체험적 시간
은 똑같은 길이의 영화라 할지라도 보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의 길이가 각각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관객이 영
화를 아주 재미있게 느꼈다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끝났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반면 아주 지루하
게 느꼈다면 실제 상영시간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을 것
이라는 이야기다.
>>베르그송의 추상적 시간 재밌는데?!
시간의 재배열
>>주로 이를 말하려는 듯!!
들뢰즈의 시간 이미지
영화 속 시간의 비연대기적 서술 방식을 넘어서서 논
의를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들뢰즈의 영
화 이론적 범주에서 접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들뢰
즈에 따르면 영화의 심층적 구성원리는 다름 아닌 운동
이미지와 시간 이미지의 두 축이다. 운동 이미지에서의
가정은 시간을 공간 안에서의 운동 또는 공간의 주파로
간주한다. 운동 이미지에서 지배적인 것은 이러한 이미
지들과 그들끼리의 관계를 어느 정도 합리적인 것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전적인 할리우드 영화에
서의 상황은 바로 행위를 일으키고 이 행위가 새로운
상황을 야기한다. 그렇게 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
으로 지적했던 내러티브의 기본적인 궤적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쉽
게 확인 가능한 것들이고 다른 이미지들과 결합될 수
있는 것들이다. 감각-운동 도식이란 이미지의 세계에
대해 우리가 맺는 관계의 메커니즘이다. 그리고 이런
메커니즘의 결과가 바로 내러티브이다[3].
그러나 고전적 영화들에 가득차 있던 이러한 인과관
계의 도식(Schema)을 넘어서서 이미지는 새로운 공간
으로 확장되지 않고 정신적 지속(Duration)에 대한 전
적으로 새로운 감각을 열어 보이면서 심리적 상태로의
후퇴를 ‘의도한다’. 영화는 “인물 스스로가 자신이 행위
하는 것을 보지 않고는 어떤 행위도 할 수 없는, 주관적
이미지, 유년기의 기억, 청각적이고 시각적인 꿈이나 환
상”을 발견하는 것이다 . 운동 이미지의 기본 개념은 여
전히 유효하나, ‘현대 영화’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구성
되는 시간 이미지의 원리는 운동 이미지의 관계를 새롭
게 구조화한다[4]. 위에서 잠깐 언급한 감각-운동 도식
의 논리가 이미지를 시간의 간접적 표현에 위임하는 반
면, 시간의 아주 작은 일부가 “스크린의 표면 위로 떠오
른다”. 들뢰즈에 따르면 “영화는 자신의 ‘칸트주의적’
혁명을 거치면서, 다시 말해서 영화가 시간을 운동에
종속시키기를 그치면서, 그리고 운동을 시간에 의존시
키면서 영화적 이미지는 시간 이미지, 이미지의 자기
시간화가 된다”[5]. 이제 영화는 감각적 인식의 차원에
서 한 단계 더 심화된 사고의 차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들뢰즈가 말하는 시간의 이미지에서 그는 ‘현대 영화’의
이미지적 특징을 본다. 영화의 인물이나 사건이 어떤
과제를 수행하여 완료하는 것도 아니고, 고전적 내러티
브의 일관된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아닌 누벨 바그나
네오 리얼리즘 계열의 영화에서 들뢰즈는 그러한 시간
성이 출현하는 출발점을 목격한다. 이런 시간 이미지에
서는 현실적인 것과 잠재적인 것, 실재하는 것과 환영
적인 것, 과거나 현재, 미래 또는 꿈과 기억 등의 구분이
모호해지게 된다. 시간의 여러 층위들을 서로 반영한다
는 의미를 지닌 이러한 이미지를 들뢰즈는 ‘크리스탈
이미지’라고 부르고 있다[6].
>>들뢰즈 부분 좋은 것 같은데.. 이해가.. 안 간다.. <시네마>를 읽어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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