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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성스러움 // 르네 지라르, 김진식·박무호 옮김

snachild 2014. 1. 2. 11:50

 p.30

 

 형벌제도의 사법 원칙은 모두 실질적으로는 복수의 원칙과 같다. (...) 사적인 복수와 공적인 복수가 원칙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지만 사회적인 면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즉 공적인 복수의 복수는 더 이상 복수당하지 않으므로 연속적인 복수도 끝나 확대의 위험을 피하게 된다.

 

 

p.56

 

 여성의 성기가 정기적인 출혈의 장소라는 사실은 항상 세상 모든 남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 이 사실은, 그것 역시 출혈을 야기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고 성 사이의 분명한 연관성을 입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모든 종교의 공통된 유산인 성과 폭력의 밀접한 관계는 아주 놀랄만한 일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괴, 강간, 능욕, 새디즘 등의 폭력의 충동적인 발현과 폭력의 더 간접적 결과들에서 성은 종종 폭력과 사이가 나빠진다. 성은 실제적이거나 상상적인 다양한 병을 유발한다. 성은 때로는 산모나 유아 혹은 산모와 유아 둘 다의 사망 가능성을 안고 있는 출산의 피나는 고통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모든 혼인규칙과 금기들이 지켜지는 제의의 틀 안에서도 성은 폭력을 동반한다. 그러다가 간음, 근친상간 등의 불법적 사랑으로 이 틀을 벗어나게 되면 이 폭력과 그것의 결과인 불순함은 더 극심해진다. 성은 수많은 갈등, 질투, 원한과 분쟁을 일으키므로 가장 조화로운 사회에서도 혼란의 영원한 원인인 것이다.

 

 

 

p.76

 

 순수한 것과 불순한 것의 차이인 희생제의의 차이가 사라질 때는 항상 다른 모든 차이들도 소멸하게 된다. 거기에는 폭력의 상호성에 의한, 유일하며 동일한 침투과정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희생위기>는 <차이의 위기>, 다시 말해서 총체적인 문화 질서의 위기라고 규정할 수 있다. 사실 문화 질서는 차이들의 조직된 제도에 다름아니다. 모든 개인들이 타인과의 관계에 따라 자신의 자리를 잡는 것은, <자기동일성>을 부여해 주는 이 차별적 편차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p.78

 

 등급<gradus>은 모든 자연적, 문화적 질서의 원칙이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관계 속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주고, 조직화되어 위계질서를 갖춘 총체 가운데서 사물들이 의미를 갖도록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등급이다. 인간들이 변형시키고 교환하고 조정하는 대상과 가치들을 형성하는 것이 바로 등급이다. 악기의 현에다 비유하는 것은 곧 이 질서를 현대적 의미에 있어서의 <구조structure>로, 즉 상호적 폭력이 사회 내부에 자리잡으면, 당장 뒤흔들리는 변별적 편차들의 체계로 규정짓는 것이다. 이 위기는 때로는 차이의 동요로 또 때로는 차이의 은폐로 지칭된다.

 

>>왜 차이의 소멸이 문화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지 보여주는 부분

 

 

 

 

p.102

 

 비극이나 혹은 예언자의 영감의 힘은 역사적이며 철학적인 지식, 즉 백과사전적인 박학의 덕택이 아니다. 이 힘은 문화적 무질서 속에서뿐 아니라 질서 속에서 그리고 희생위기 속에서뿐 아니라 신화 속에서 폭력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직관에서 생겨난다.

 

 

 

p.116

 

 근친상간도 극단적인 폭력이다. 이 폭력의 결과는 극단적인 차이의 파괴인데 가족 속에서 중대한 차이, 즉 어머니와의 차이의 파괴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에 이르러 친부살해와 근친상간은 폭력의 무차별화 과정을 완성시킨다.

 

 

 

p.125

 

 거의 즉각적인 <모방>의 영향으로 만인이 모두 다른 사람들의 확신을 자기 것이라고 결론짓기 때문에 이 확신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왜 폭력의 "만장일치"가 일어나느지 설명해주는 부분

 

 

p.142

 

 만약 그런 사건이 있었다면 과학이 발견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정말 이상한 과학의 태만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모든 인간사회의 근원에 종교적인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근본적인 것이다. 모든 사회제도 중에서 과학이 그것의 실질적인 대상과 진정한 기능을 밝혀내지 못했던 유일한 것이 바로 종교적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교적인 것의 대상은 희생양 메커니즘이며 그 기능은 이 메커니즘의 효과를 영속시키거나 새롭게 하는 것, 다시 말해 폭력을 공동체 밖에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단정한다.

 

 >>'성스러움'을 전면화한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르네 지라르는 이 '종교'를 중점적인 것이라 두었음. 모든 인간사회에 '종교'가 필수는 아니더라도 '종교적'인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맞는 통찰인듯.

 

 

p.172

 

 우리는 초석적 폭력이 신화와 제의의 <모든 의미의> 모태라고 주장한다.

 

 

p.203

 

 그러므로 종교적인 것은 결코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폭력을 비인간화시키며 인간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간에게서 폭력을 떼어내어 그것을 항상 있어 온 초월적 위험으로 만든다.

 

 

p.274

 

 우리는 지금까지 모방적 경쟁 관계가 프로이트의 콤플렉스보다 모든 영역에 있어서 더 유리하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프로이트를 까는 중심 논리. 모방적 경쟁 관계로 설명하면 더 짱이라능

 

 

p.293

 

 종교적인 것 속에는 선과 악, 슬픔과 기쁨, 허용과 금지 등 가장 근본적인 대립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프로이트는 알아보았다.

 

 

p.296

 

 모든 징후들이 암시하듯이 모든 신성과 공동체의 기원을 바로 내부의 만장일치 폭력으로부터, 즉 그 공동체의 일원인 희생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