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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의 재미노동과 사용자 정체성 / 류철균, 신새미

snachild 2013. 11. 1. 16:49

 

가상세계의 재미노동과 사용자 정체성 

류철균, 신새미
한국콘텐츠학회,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7(8), 2007.8, 182-190 (9 pages)

 

 

오늘날 구현된 가상세계는 기존의 매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시간의 몰입을 가능하게 했고, 현실
의 노동에 필적할 만큼 힘들고 지루한 장시간의 플레이는 일과 놀이의 경계를 무화시키며 재미노동의 개
념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재미노동을 ‘노동을 자연에 가함으로써 자연이 부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연을 자신에게 더 고유한 존재로 만드는’ 인간의 본질로서의 노동으로 긍정한다면,

 

 

 

가상세계의 사용자들은 자신의 물리적인 몸을 대신
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즉 아바타(Avartar)를 통해
행위한다. 사용자들은 이처럼 아바타의 인위적인 조작
을 통해 여러 개의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현실과는 상이한 여러 개의 유동적인 정체성을
만들 수 있다[4]. 이순형은 이러한 가상세계와 실제세계
에서의 ‘정체성 불일치'에 주목했고[5] 김선희는 ‘사이
버 다중자아'라는 개념으로 한 개체가 가상세계에서 여
러 개의 성품 체계로 자신을 표상하는 현상을 논의했다
[6]. 박성희는 이러한 대리자아가 각기 다른 정체성에
입각하여 수행하는 역할 유형을 신체적 역할 수행, 사

회적 역할 수행, 심리적 역할 수행으로 나누어 분석했
다[7].
그러나 이 같은 다중 정체성 개념은 가상세계에서 일
어나는 인간 행위를 편의적이고 실험적인 자기표현으
로, 가상세계의 사용자 정체성을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잠정적 정체성으로 이해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그 결
과 연구자들은 가상세계의 초창기에 나타났던 과도기
적 현상들을 매체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왜곡하는 오류
를 범하게 된다.

 

본 연구는 가상세계의 발전과정에서 새롭게 나타나
고 있는 재미노동(Fun Labor) 현상의 의미를 분석하고
그 결과로 형성되는 주민(resident)으로서의 사용자 정
체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재미노동 현상은 기존의 다중 정체성 개념에 심각한
반론을 제기한다. 재미노동을 하는 가상세계 사용자들
은 하나의 가상세계에 오래 머물며, 지속적 발전적인
인간 행위를 추구한다. 이들은 다중 정체성을 가진 디
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즉 다양한 가상세계를 편
력하고 계속 새로운 경험을 찾아 이동하는 편력자들과
는 매우 다르다.
이처럼 재미노동 현상으로 포착된 사
용자들의 인간행위와 그들의 정체성은 향후 가상세계
의 발전 방향과 현실 세계와의 상호작용 방식을 예측하
는 중요한 준거틀이 될 것이다.

 

[4]T. Jordan, 사이버문화연구소, 사이버 파워, 현실
문화연구, p.109, 2002.

 

 

>>디지털 노마드의 대척점을 제시한 것 좋은 듯

 

 

게임형 가상세계란 판타지 중심의 허구적인 주제 아
래 일정한 배경 스토리를 갖고 역할 놀이(롤플레잉) 요
소와 레벨링 시스템을 가진 가상세계를 말한다. <리니
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MMORPG가 여
기에 속한다.
생활형 가상세계는 사용자들이 미디어 창작 자동화
시스템으로 집, 가구, 옷 같은 가상 재화를 만들고 이를
자유롭게 상거래하며 현실의 기업, 정당, 학교가 참여하

는, 현대 사회를 그대로 시뮬레이션한 가상세계를 말한
다.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가상세계가 여기에 속한다.
파생형 가상세계란 가상세계의 활동이 현실세계의
교육, 전시, 의료, 직업 훈련에 직접 파생되어 공간적 현
존을 갖는 가상세계를 말한다. 워싱턴 약학대학의 가상
현실치료 프로그램, 게임 <아메리칸 아미>의 현장 직
업 훈련 프로그램 등이 여기에 속한다[8].
이러한 세 유형의 가상세계 가운데 먼저 구현이 시도
되었던 것은 생활형 가상세계였다.

 

 

재미노동 현상은 게임형 가상세계에서 출현했다. 재
미노동이란 “놀이와 여흥의 동기에서 시작된 가상세계
체험이 현실 세계의 노동과 똑같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진지하고 몰입적인 체험이 되는 현상
”이다. 이 과정에
서 노동과 유희의 경계가 사라지고 인터넷의 극단적인
장시간 이용이 나타난다.
학계에 재미노동 현상을 보고한 니콜라스 이
(Nickolas Yee)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3만명의 북
미 가상세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실태를 연구
했다. 그 결과 북미 가상세계 사용자들의 평균 연령은
26세이며, 일주일에 평균 22시간을 가상세계에서 보낸
다는 사실이 밝혀졌다[9].
이어 니콜라스 이는 이들의 가상세계 체험은 상당 부
분 현실의 노동과 닮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흔히
현실로부터의 탈출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가상세계에서
사용자들은 아이템을 제작하고 새로운 장소를 개척하
고 레벨을 높이고 새로운 스킬을 배우기 위해 현실의
노동과 유사하게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낸다. 이러한
체험은 유희와 노동의 융합 현상으로서 재미노동이라
정의될 수 있다[10].
외견상 재미노동 현상은 게임의 강박적이고 병리적
인 장시간 사용을 뜻하는 '게임중독'과 유사하다. 게임
형 가상세계가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들은 사용자들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킨다. 가상세계의 사용자가 플레이
를 하는 동안 캐릭터와 자신의 일체화를 경험하고 현실
세계의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게임 세계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현상은[11] 재미노동과 비슷한 외양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상세계 내부의 사회적인 맥락에서 일어나
는 재미노동은 자폐적이고 일탈적인 현상인 게임중독
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수많은 작업과 퀘스트
를 통과하여 대장기술 숙련도 300을 달성하고 19일 동
안 불면불휴로 희귀한 제작 재료를 모아 최초로 '서리
수호검'이라는 칼을 만든 '키타' 명인, <마비노기>에
서 방직시장의 무수한 불황과 위기상황을 넘기고 방직
기술의 최고 경지에 오른 '마뇨헤라' 명인, <길드워>에
서 달리기 기술을 연마하여 광활한 대륙에 산재된 43개
마을을 2시간 30분만에 주파하여 택시지존으로 불리는
'거꾸로전설' 명인 등은 이 같은 재미노동의 수행자들
로서 재미노동을 통해 친구와 명성과 돈을 추구하는 사
람들이다.
이러한 재미노동에 의해 생산되는 아이템과 용역들
은 2006년 현재 한국시장만 1조원을 넘고 있다. 많은 사
용자들에게 가상세계의 인간 행위는 현실의 직업에 필
적하는 명성과 인맥과 보상을 제공하는 진지한 노동 행
위로 발전한다. 이런 점에서 재미 노동은 단순한 게임
중독과는 변별되는 사회적이고 관계지향적인 자질
함유하고 있다.

 

>>이렇게 텍스트를 잡아야

 

 

질 들뢰즈에 따르면 단일하고
확고부동한 정체성은 국가권력에 포회된 다수자인 정
주민의 특징이다. 이에 반해 파편화된 정체성은 자주성
(autonomy)과 특이성(singularity)를 추구하는 소수자
로서의 유목민의 특징이 된다[19].

 

>>우와

 

자크 아탈리는 이와 같은 벤야민의 산책자 개념이 함
축하고 있는 반체제적이고 해방적인 자아정체성을 정
보화시대의 가상세계에 투사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
나 이 같은 ‘투사’는 실제의 가상세계에서 일어나고 있
는 재미노동 현상과 비교할 때 심각한 불일치를 노정한다.
질 들뢰즈는 노동을 “매일 매일 동일하게 되돌아오는
활동, 억압에 대한 자기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저항을
견디면서 행해지는 활동”이라 정의했다. 또 어떤 활동
을 노동이게 만드는 것은 그 활동을 ‘노동’으로 만드는
공간적 배치에 있다고 말함으로써 노동의 정주성을 강
조했다[22]. 유원지에서 혼자 춤을 추는 것은 노동이 아
니지만 매일 매일 공연장에 출근하여 돈을 받고 춤을
추는 것은 노동이다. 그러므로 노동은 특정한 공간에의
정주성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에 대비하
여 자유행동은 특정한 배치에의 구속을 벗어나 원하는
방향 어디로도 나아갈 수 있는 활동이다.

 

가상세계의 재미노동 현상은 디지털 노마드의 파편
화된 다중 정체성을 거부한다. 가상세계의 사용자 중
일부가 다중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
은 결코 가상세계를 주도하는 부류가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가상세계 내에서 일종의 ‘아방가르드’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존재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칼 제작 기술의 최고 장인이라고 불리는 키타도 자신
이 정주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특정 서
버를 떠나면 자신의 숙련도와 스킬의 상태정보를 잃게
된다. 이는 수년에 걸쳐 쌓아올린 자신의 모든 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며 더 이상 자신의 재미노동을 할 수 없
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미노동은 철저히 정주민적인 영토화의 원리를 내
포하고 있다. 가상세계 사용자들이 재미노동을 통해 자
신의 아바타를 성장시키는 행위는 정주민이 자신의 경
작지를 넓히고 야생의 숲을 제거하여 마을을 만드는 행
위와 동일하다.
가상세계 사용자들은 다양한 매체를 섭렵하며 다양
한 다중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가상세계를 여행하면
서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낯선 공간에서 대리만족을 느
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가상세계의 사회적 맥락 속
에서 진지한 자기표현을 원한다면 그는 한 곳에 정주하
여 하나의 최종 정체성(terminal identity)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오~ 터미널 정체성이 이런 의미였군!

 

최고 레벨로의 완성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소모되는
가상세계에서 사용자와 아바타의 감정적 유대는 매우
긴밀하다
. 현실 공간에서 사용자의 외모와 이름은 그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성장과정 또한 상당 부분
부모와 사회적 조건에 의해 결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가상공간에서 만든 사용자의 아바타는 전적으로 그의
의지와 취향의 산물이다. 캐릭터의 외모와 이름, 그리고
성장 과정까지 어느 하나도 그 자신의 노력이 아닌 것
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캐릭터는 현실의 그보다
더 ‘자기다운’존재이다
.

 

>>음 내 생각이

 

이러한 정주민의 최종 정체성이 점점 강조되는 현상
은 가상세계의 통시적 발전의 결과로도 이해할 수 있
다. 가상세계 형성의 초창기 2D 애니메이션의 조악한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아바타에서는 사용자들이 지속적
인 자기 동일시와 몰입을 갖기 힘들었다. 그러나 오늘
날 거의 실사에 근접하게 발달된 3D 애니메이션의 아
바타들은 그것이 존재하는 공간에 오래 머물며 가상의
사회 속에 자기를 실현하고 싶은 욕망을 조장하는 것이다.

 

>>글쎄? 3D라서 더 자기 실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은데..

  조악하다고 해서 지속적인 자기 동일시와 몰입을 갖기 힘들면

  리니지1. 와우는 어쩔... 글케치면 블소가 제일 자기 동일시/몰입이 쉬운 거임? 훨씬 더 그래픽이 좋다는 이유로?

 

<세컨드 라이프>에는 현실에서 사용자들이 경험하는
시설, 제도, 알고리즘이 그대로 유입된다. 그리하여 <세
컨드 라이프> 내에서 사용자들은 댄스홀에 가서 춤을
추고, 유명 스타들의 공연도 보러 가며, 마음 맞는 사람
과 가정을 꾸리거나 새로운 친구도 만드는 등 주민으로
서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짧고도 좋은 논문 굳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