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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더니즘 소설 연구 // 강인숙

snachild 2013. 10. 11. 11:40

 

p.23

 

외부적 현실의 붕괴는 보편적 가치의 상실을 수반한다. 이미 신을 버린지 오래된 현대인들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던 보편적 가치까지 상실하게 되자, 거리에서 새우잠을 자는 노숙자들처럼 깊고 절망적인 고립감에 사로잡힌다. 혼자 내던져진 존재로서의 고독과 절망에 휩싸인 채 세기말의 허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강화되는 것이 개인중심주의고, 내면에 대한 관심과 모색이다. 외면적 현실이 붕괴하자 내면적 현실이 중시되는 세계가 열리면서 반反 리얼리즘의 풍조가 팽배해지는 것이다. 리얼리즘의 보편성 존중 경향이 무너지자, 모든 예술가들은 자기가 겪은 고립적인 현실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각인각색의 문학운동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이유가 거기 있다.

 

 

p.151

 

류탄지의 「난센스문학론」을 보면 난센스문학에 적합한 인물형이 제시되는데, '마코물'의 남녀들은 그 전형이다. 그들은 '황금의 광휘나 명예 같은 것에 집착이 없고, 공리성에도 무관심하다.' 그래서 그들은 담벼락을 넘나들며 부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현실의 어둡고 추한 면을 못 본체하는 점도 난센스문학의 인물형에 부합한다. 작가에게 삶이 유희였듯이 작중 인물들에게도 삶은 역시 유희이다. 아직 어른의 성숙성을 터득하지 못한 이 젊은이들은 감각과 현대취미를 빼면 남을 것이 없다. 그래도 남자들의 경우에는 현대취미가 창조와 이어지는 면이있다. 여자들에게는 그것조차 없다. 여자들에게서 모던취미의 경박성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그들이 남자보다 더 어리고 미숙하며 더 분방하고 비생산적이기 때문이다.

 

>>이거 그냥 그 당시 맥락에서 그렇다는 거죠?;;;; 읽다 보니 되게 거슬리네 망할 남녀 차별 가부장 사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