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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혹은 미적 거리란 본래 블로흐(E. Bullough)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미학자들에 의해 사용된 용어로, 주체가 대상에 대해 가지는 심리적 거리를 말하는 것이다. 블로흐에 의하면, "심리적 거리란 미적 관조의 대상과 이 대상의 미적 호소로부터 감상자 자신을 분리시킴으로써, 즉 실제적 욕구나 목적으로부터 그 대상을 분리시킴으로써 획득된다." 거리(distance)라는 용어를 문학에서 사용할 때는, 작가가 대상에 대해, 독자가 작품에 대해 갖는 심리적 혹은 감정적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거리 또는 분리는 예술의 감상에 필수적인 관조의 태도이자 미적 태도이며 감상자의 객관성이다. 이 거리는 예술작품의 미적 가치를 제대로 향수하기 위한 마음 상태이기 때문에 미적 거리(aesthetic distance)라고도 하며,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면적 거리이다.
시인의 입장에서 보면 시는 '자기 표현'으로서의 예술이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예술의 목적은 정서의 고취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창작과정에서 '거리'의 개념을 필수적인 것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이치(D. Daiches)에 의하면, 시 그 차제는 여러 가지 예술적 장치(리듬, 어조, 이미지, 형태)와 시어에 의해 독자가 그 시를 심미적으로 향수하도록, 즉 감상에 필요한 어떤 거리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하나의 암시적인 방향체계를 마련한다.
소설에서의 거리는 작가가 소재를 다루는 데 있어 예술적 효과를 얻기 위해 취하는 심적·지적 절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거리는 지적, 미적, 도덕적, 시간적 거리 등 여러 측면으로 세분된다. 부쓰(Booth)는 이를 다음의 다섯 가지 경우로 나눈다. 1) 작중화자와 작가 사이의 거리 2) 작중화자와 작중인물 사이의 거리 3) 작중화자와 독자들의 규범 사이의 거리 4) 작가와 독자 사이의 거리 5) 작가와 작중인물 사이의 거리. 작가 혹은 작중화자와 작중인물의 사이의 거리가 지나치면, 작품이 진실감을 잃게 되고 작위적이며 불합리해진다. 이에 반해 거리가 부족하면 작품은 너무 사적인 것이 되고 말아 예술 작품으로서의 자질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작가 혹은 작중화자가 작중 인물로부터 심적·도덕적·지적 차원에서 너무 떨어져 있으면, 작품은 관념소설의 유형으로 떨어지기 쉽다.(이봉일)
- 로버트 스탠톤, 『소설원론』, 최한용 역, 조선대학교출판부, 2002.
- 김준오, 『시론』, 삼지원, 1982.
- 차호일, 『현대시론』, 역락, 2000.
- Susanne K. Langer, 『Feeling and Form』, Charles Scrinber's Sons, 1953.
- 참조어
- 미적 거리, 심리적 거리, 상상적 거리, 비평용어사전 편찬의 경과와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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