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아이슬리와 시간
시간은 인간이 세상과 자아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인식의 틀이다. 기계적으
로 단절된 단위들인 뉴턴(Isaac Newton)의 시간, 개인의 의식 속의 직선적 흐
름인 로크(John Locke)의 시간, 인간 내면에 닻을 내려 영원을 상상하는 낭만
주의자들의 시간, 자아와 세계의 총체성과 연속성의 와해로 파편화·상대화되
어버린 현대의 시간에 이르기까지1), 인간은 끊임없이 시간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녀왔다.
1)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Burton Pike, “Time in Autobiography," p. 328-32 참조.
Ⅱ. 시간 속의 영원
자서전적 글은 결국 현재적 자아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e)는 고백록 (Confessions)에서 자신의 글이 결국 “과거 일의 현재,
현재 일의 현재, 그리고 미래 일의 현재”(Pike 337에서 재인용)에 대한 것이라
고 썼다. 사람의 시간 인식은 의식의 차원에서는 언제나 현재성을 띤다. 아이
슬리가 부제로 부친 “생의 발굴”은 결국 현재적 의식이 바라보는 과거의 이미
지라 할 수 있을 기억의 자료들에 대한 탐사이다. 자서전적 글쓰기는 “과거의
경험에 대한 현재적 독해이며, 경험에 대한 의식을 경험 자체에 덧붙이
는”(Gusdorf 38) 행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서전적 글쓰기의 핵심적인 문제
는 바로 작가의 현재적 의식 속에 그 실마리가 있다.
기억 속 쥐의 출현으로 아이슬리의 의식 속에서 여러 시간대가 혼란스럽게
공존한다. 춤을 춘 쥐에 대한 과거의 기억, 쥐와의 동일시를 통해 노년의 자신
을 희화화하는 현재적 의식, 달리는 화물차의 속도감이 상징하는 미래의 죽음
의 공포, 마야인들이 숭배하는 광대한 시간성, 여전히 시간의 열차를 타고 달리
고 있는 실존의 현재성 등이 그의 의식 속에서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이처럼
자서전적 글쓰기는 혼란스럽기만 한데, 이 모든 혼란을 묶어주는 하나의 요소
가 바로 시간에 대한 강박증이다. 그런데 이는 궁극적으로는 아이슬리의 진화
론적 자아의 소산이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서술/분석해야
우리의 자아
가 불변의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면, 자서전적 글쓰기는 결국 텍스트를 통해 자
아를 형성시켜가는 부단한 창조의 과정이 된다11).
자서전적 글쓰기의 시간 속에서 과거의 떠돌이 생활을 추체험함으로써 아이
슬리가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인간적 시간의 유한성을 극복하는 일이
다.
기억의 창고에서 우연히 불거져 나온 손금쟁이의 예언은 기억의 성격에 대한 담론으로 이어진다.
>>분석 잘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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