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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족주의 전통과 그 변화 / 신수진 (1)

snachild 2014. 6. 2. 14:41

한국의 가족주의 전통과 그 변화 = Tradition of Korean Familism and Its Transition
신수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1998] [국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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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가족주의에 대한 이제까지의 연구들이 그 이데올로기적 성향에
대해 충분히 분석되어 있지 않은 것을 계기로 한국 가족주의의 시초로서의 조선시대
가족주의를 살펴보고, 그것이 현재까지 어떻게 지속 변화되었는지를 고려해봄으로써
이에 대한 총체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특히 문화분석 단위로서의 ‘가족’에 초점을 두
고, 한국 가족의 중심원리인 ‘가족주의’를 개인- 가족- 사회와의 연관하에 연구하고자
했다. 따라서 한국 가족주의에 대한 기존의 개념들을 통합하여 새로이 재구성함과 동
시에 가족주의가 생겨난 근원적 배경을 비롯해서 정착과정, 정착기제, 변화양상을 종
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가족주의가 견지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확인
하고, 한국인 개개인이 가족주의적 특성에 적응한 결과로 나타나게된 사회문화적 징
후를 현 시점에서 확인해봄으로써 그 문화적 파급성을 진단해보려는 목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현재에 나타나는 가족주의의 모습은 전통적 가족주의의 일부 요소들이 변화
또는 부각된 것으로 도구적 가족주의(ins trumental familism), 정서적 가족주의
(emotional familism), 유사가족주의(quas i familism), 가족 이기주의(family centrism)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한국은 일반적으로 ‘가족주의’가 매우 강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
라 이 ‘가족주의’가 단지 가족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전체로 확산되어 한국
인의 사회적 성격과 한국의 사회구조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논
의는 여러 연구들이 시사하고 있는 바이다.1) 한국인들에게 있어 ‘가족’은 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중심원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가족주의’란 일체의 가치가 가족집단의 유지·지속·기능과 관련하여 결정
되는, 가족집단의 단결·영속화·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가족 구성원의 꾸준한 집
단적 노력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는 가족이 사회의 기초단위임을 근거로
인간집단이 발달시켜 온 일종의 사회 구성의 논리로서 보편적 개념이라는 것을 의미
한다. 그런데 ‘한국의 가족주의’의 경우 가족은 이 보편적 의미를 훨씬 넘어서는 중요
한 의미가 있어 개개인 삶의 중심축으로서 사회문화의 중심원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
이 일반적이다. 이들을 통해 ‘한국 가족주의’의 특성이 이데올로기적 성향이 있음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데올로기란 일종의 ‘문화적 무의식’2)으로서 사회 구성원들이 그
들의 세계를 이해, 체험하는 매체가 되어 일상생활에서의 문화적 관습으로 재생산되
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한국의 가족주의’는 한국인 개개인의 삶에 있어 일상생활
을 통해 계승되어온, 일종의 문화적 무의식일 가능성이 있다.

 

또 ‘가족주의’로 통칭되는 가족생활 원리가 사회로 확대되어 나타나는 사회
문화적 특징들에 대한 연구들도 가족주의에 대해 정확한 개념정의를 내리지 않고 한
국 사회에 나타나는 문화적 징후와 가족주의를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제까
지의 연구 결과들을 통해 한국 가족주의가 갖는 이데올로기적 성향에 대해서, 그리고
한국 사회문화의 가족주의적 특성에 대해 많은 내용이 밝혀진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와 가족의 특성들에 대해 많은 합의가 도출된 것도 사
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의 가족주의에 대해 그 이데올로기성
을 포함한 명확한 개념정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가족주의가 그
시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회구성원에게 내면화되어 지속되고 변화되는 과정에
대해서, 또 현 시점에서의 사회문화적 결과에 대해서 일관된 설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이 집단주의로 분류되고, 이 원인이 가족주
의적 특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제까지의 논의를 생각해 볼 때 ‘가족’ 내부에서의 인간
관계 특성이 사회로 확산되는 가능성
에 대해서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마다
각기 다른, 지배적인 문화적 특성들의 근원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있어 왔는데 이 연
구들의 결과들은 각 나라가 현재 지니고 있는 문화적 특성이 형성되는 데 있어서
사적이나 사상적으로 영향을 준 요소 가운데 ‘가족문화’의 중요성
을 역설하고 있다.3)

 

‘가족문화’를 통한 ‘사회문화’ 분석 가능성

 

 

이런 한국 가족주의의 특징은 서양의 가족주의 개념과 비교해볼 때 구체적
으로 드러난다. Heller(1970)8)에 의해 정의된 ‘가족주의(familism)’의 개념은 일종의 가
족결속력(family solidarity)으로서, ‘가족 구성원임을 느끼고, 가족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개인의 활동을 통합시키는, 가족자산을 개별 구성원에게 지원하는, 가족의 영속
화에 관심을 갖는, 부모와 결혼자녀·형제자매간의 상호조력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난
다. ' 가족주의‘라는 일반적인 개념은 일체의 가치가 가족집단의 유지·지속·기능과
관련하여 결정되는, 가족집단의 단결·영속화·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가족 구성
원의 꾸준한 집단적 노력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는 가족이 사회의 기초
단위임을 근거로 인간집단이 발달시켜온 일종의 사회 구성의 논리로서 보편적 개념이
라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이 보편적 원리에 몇 가지의 중요한 개념이
포함됨으로써 단지 사회구성 논리가 아니라 개인의 삶의 중심축으로서 사회문화의 중
심원리가 되어 왔다.

 

중국과 일본의 가족이 동일한 차원에서 분류되는 것은 서양의 개인주의와는
구별되는 ‘가족위주’의 동양적 생활관습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중
국과 일본의 경우 이데올로기적인 의미, 혹은 초월적 존재로서의 ‘가장’과 가계계승자
에 대한 의미, 그리고 혈연에 근거한 단선적 가족계승의 의미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서양과 구분되고, 또 일본, 중국과도 구별되는 한국 가족문화의
특성이 된다.

 

>>한국은 동아시아 중에서도 더욱 특수하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