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만의 소설 『말리나』에서 가부장적 젠더질서에 갇힌 여서으이 자아 문제를 여러 매체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매체의 은유를 통해 바흐만은 '자연스럽게' 젠더화된 남녀의 질서를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아직 의식할 수 없던 것을 의식하게 하고 아직 드러날 수 없던 것을 드러나게 한다. 매체의 은유는 여성적 자아를 억압하는 무엇인가가 비가시적인이고 감추어져 있던 것을 말할 수 있게 한다.
>>비가시적인이고? ????
매체를 통해 젠더화된 남녀의 상징질서를 보여주는 『말리나』는 현대의 매체담론에서 많은 논쟁을 촉발하고 있는 기술결정론을 비판하는 토대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술결정론자들은 매체를 가치중립적인 것으로 설명하며 매체의 기술적 특성과 물질성이 사회적 변화의 동인이라고 말한다.2) 하지만 정작 바흐만의 경우, 매체는 물질성 혹은 기술성의 문제가 아니라 가부장적 권력을 정당화시키는 담론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바흐만은 각 매체에 새겨진 가부장제의 질서를 여성의 시각에서 그려내며 사회적 담론이 오히려 기술보다 우위에 있는 지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 개의 돌멩이로 은유화된 여성의 언어는 '저자 없는 텍스트', 혹은 '현장보존'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되기도 한다.12) 저자 없는 텍스트란 텍스트가 문자화되어 현장 보존되어 있지만 정작 그것을 기술한 작가가 누구인지는 드러나지 않은 채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여성자아 '나'의 글쓰기는 텍스트에 대한 저자의 주체적 관계를 해체한다.
공간매체와 젠더질서
공적공간과 사적 공간의 분리
새로운 주체성을 표현하려는 '나'의 시도를 좌절시키는 것은 비단 언어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간도 남성중심의 공적공간과 여성중심의 사적 공간으로 젠더화된 것을 인식하며 특히 여성인 '나'를 주체로 받아주는 공적공간의 부재를 도시공간에서의 소외의 형태로 묘사한다.
친밀한 사적공간으로 간주된 이 헝가리거리는 가부장적 젠더질서를 이상화시키는 이데올로기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전형화된 남녀의 위계질서가 이 공간을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주거 공동체 : 사적공간의 공적공간화
매체권력의 주체로서의 남성
바흐만은 매체기술력의 상징인 전화기도 젠더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 매체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 다른 한편으로 바흐만은 매체의 은유를 통해 새로운 여성성의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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