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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구스타프 융의 원형 개념 / 송태현 (100/100)

snachild 2014. 5. 25. 21:43

카를 구스타프 융의 원형 개념 = The concept of the archetype in Carl Gustav Jung

송태현(Song Tae-Hyeon) (인문콘텐츠, Vol.6 No.-, [2005])[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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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은 매우 유사한 신화와 민담과 이미지 들을 탄생시켰다.
물론 각 시대마다 각 지역마다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는 있다. 하지만 그 차이들
을 관통해서 존재하는 동일성이 존재한다. 융은 이미지의 세계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동일성과 차이를 원형과 상징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어떤 이미지군(群)이 있다면
이는 상징의 차원에서는 각각 다르지만, 원형의 차원에서는 서로 동일하다.
우리는 우선 플라톤적 맥락에서 발전한 원형 개념의 선사를 고찰한 후에, 20세기
상상력 이론에 큰 영향을 미친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
1961)의 ‘원형’ 개념을 소개하고, 이어서 융이 발전시킨 원형 개념을 융 이후의
학자들(종교 사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 상상력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984~1962)와 문학비평가 노드
럽 프라이(Northrop Frye, 1912~1991), 질베르 뒤랑(Gilbert Durand, 192
1~)은 자신의 탐구 영역에서 어떻게 수용해왔는지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주제어: 원형, 상징, 원초적 이미지, 카를 융, 가스통 바슐라르, 미르치아 엘리아데,
노스럽 프라이, 질베르 뒤랑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은 매우 유사한 신화와 민담과 이미지 들을 탄생시켰다. 물론 각
시대마다 각 지역마다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는 있다. 하지만 그 차이들을 관통해서
존재하는 동일성이 존재한다. 융은 이미지의 세계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동일성과 차이를
원형과 상징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어떤 이미지군(群)이 있다면 이는 상징의 차원에서는
각각 다르지만, 원형의 차원에서는 서로 동일하다. 우리는 여기서 20세기 상상력 이론에
큰 영향을 미친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의 ‘원형’ 개념을

소개하고, 이어서 융이 발전시킨 원형 개념을 융 이후의 학자들은 어떻게 수용해왔는지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융의 ‘원형’ 개념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사상가는 플라톤이다. 플라톤 사상
의 주된 개념인 에이도스eidos 즉 이데아는 융의 원형에 매우 근접하는 개념으로서, 융은
“‘원형’이 플라톤의 에이도스에 대한 설명적인 우설법(迂說法, périphrase)이다”3)라고까
지 말한다. 플라톤은 ‘이데아’가 현상계의 모든 실재에 선재(先在)하며, 그 실재 너머에
위치한다고 보았다. 융은 “어머니 원형에 대한 심리학적 측면”이라는 글에서 ‘원형’이 플라톤
적인 의미의 ‘이데아’와 동의어라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4) “만일 내가 나의
가설에 충실한 철학자라면, 나는 플라톤적인 논증을 좀더 멀리 밀고 나가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 모든 ‘어머니’ 현상들에 선재하며 또한 그 현상들 너머에 있는 어머니에 대한 원초적인
이미지가 ‘천상의 장소’ 그 어딘가에 존재한다.” 여기서 ‘천상’이란 메타포로서, 물리 세계
너머에 있는 즉 ‘형이상학적인(métaphysique)’ 것임을 뜻한다.

 

 

>>헐 그랬냐능

 플라톤쨔응..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이 중세 때 보편 논쟁, 다시 말해 보편자가 실재한다는 실재론(實在
論)과 보편자가 단지 개별자 뒤에 있는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는 유명론(唯名論) 사이의
논쟁으로 이어졌다면, 근세에 들어와서 이데아 사상이나 보편 실재론은 설자리를 잃고,
유명론이 지배하게 되었다.5) 하지만 “모든 승리는 다가올 패배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다”고
믿는 카를 구스타프 융은 이 문제에서도 관점의 변모를 가리키는 징조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6)

 

 

>이야 말 멋있다 융말

 

 

융은 갓난아이의 정신이
텅 빈 백지(tabula rasa)의 상태로 태어난다는 주장에 반대하였다. 근대 영혼의 제문제
에서 융은 ‘원형’을 “본능들이 발현되는 형식”으로 정의하기도 하였다.8)

 

>>와우

 

 

“민족 심리학 분야에서 ‘원초적인
사고’가 보편적으로 확산되어 있음을 최초로 강조한 학자는 아돌프 바스티안(Adolf
Bastian)이다. 그 후에 뒤르켐(Durkheim) 학파의 연구자들인 위베르(Hubert)와 모스
(Mauss)가 상상력의 진정한 ‘범주’를 이야기했다. 헤르만 우제너(Hermann Usener)는

‘무의식적 사고’라는 형태로 무의식적 형식이 미리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내었다.9)” 그리고
융의 스승 격인 프로이트 자신도 무의식 속에 ‘고대적 잔재(restes archaïques)’, ‘원시적
작용 양태(modes de fonctionnements primitifs)’가 존재함을 이미 지적한 바 있다.10)

 

 

 

III. 융의 원형 변천사 : ‘원초적 이미지’에서 ‘원형 자체’까지

 

 신화와 종교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융은 동일한 테마들(전형적인 형태들 혹은 모티프들)
이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되풀이되어 나타남을 관찰하였다. 동시에 융은 자신에게 심리
상담을 받는 환자들의 꿈 혹은 환상이나 환각에도 그 동일한 요소들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융은 그 테마들이 보편적인 인간 경험의 양상을 반영한다고 보았고, 이미지로 표현되는
이 심리적 모티프들 혹은 테마들을 1912년에 ‘원초적 이미지(Urbild)’라 명명하였다.11)
5년 후 융은 이 이미지들을 ‘집단 무의식의 기조(dominantes de l'inconscient collectif)’
라 불렀다. 융이 최초로 ‘원형’이란 용어를 도입한 것은 1919년에 와서이다(“본능과
무의식”). 즉, 애초에 자신이 ‘원초적 이미지’라 불렀던 것에 융은 ‘원형(Archetypus)’이라
는 새로운 명칭을 부여한 것이다. 이 새로운 용어의 접두어 아르케(Arche)는 이전 용어의
접두어 우르(Ur)보다 원천을 더욱더 강조하는 표현이다.

 

 

1938년경 융은 생물학자들이나 비교행동학자들이 ‘발생론적으로 전수된 행동 구조’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행동 유형(pattern of behavior)’이라는 관념에 접한다. 융은 자신
의 원형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이 용어를 차용하는데, 이로써 융은 원형의 역동적인 그리고
조직하는 측면을 점점 더 강조하게 된다.12) 영혼의 변형과 그 상징 에서 융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후에 집단 무의식이라 부르게 된 이것은 유전된 재현들에 관한 것이 아니라,
유사한 재현들을 형성하기 위한 내적인 장치, 다시 말해 프쉬케의 보편적으로 동일한 구조들
에 관한 것이다. 나는 이 구조들을 원형들이라 불렀다. 이 구조들은 생물학 개념인 ‘행동
유형’에 해당한다.”13)
원형에 대한 오랜 숙고와 탐색 끝에 융은 1946년부터 ‘원형 자체(Archetypus an sich)’
와 ‘원형의 재현(archetypische Vorstellung)’을 구분하기에 이른다. 이 구분에 대해서
융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원형 자체’는 가정에 의한 모델로서, 이는 지각될 수 없고 집단 무의식의 구조적 잠재태
만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원형의 재현(이미지 혹은 관념)이다. 잠재적인 원형이 현실화
(actualiser)되고, 지각이 가능해지며, 의식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원형의 재현이다.20)

 

다시 말해 엘리아데의 원형은 융적인
용어에서 보면 원형이 아니라 원형의 재현에 해당한다. 둘째, 융의 원형이 무의식의 내용물
임에 반해 엘리아데의 원형은 의식의 내용물이다.

 

 

 

 

영미권에서 원형비평을 개척한 주요 이론가인 노드럽 프라이(Northrop Frye, 1912~
1991)가 원형 개념을 사용할 때 그의 원형 역시 원초적 이미지 혹은 원형적 이미지에
해당한다. 비평의 해부 에서 프라이는 이렇게 원형을 정의한다. “이 양상[신화적 양상]에

서 상징은 전달이 가능한 단위이며, 나는 이것을 원형이라 명명하겠다. 원형은 전형적인
혹은 반복적인 이미지이다
. 내가 원형이라는 말로써 의미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의 시를
다른 시와 연결시키고 또한 그럼으로써 우리의 문학 경험을 통일하고 통합하는 상징이다.
그리고 원형은 전달 가능한 상징이기에 원형비평은 주로 사회적 사실로서 그리고 전달의
양식으로서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32) 노드럽 프라이는 원형이란 용어를 융에게서
차용하긴 하지만, 융의 원형과 밀접하게 결부되어있는 집단 무의식 이론은 ‘문학비평에서
불필요한 가설’이라고 판단한다.33)

 

 32) Northrop Frye, Anatomy of Criticism,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73, 99쪽.
33) Ibid., 111~112쪽.

 

 

 

 

 

원형에 대한 이러한 강조는 역사주의와 진보주의에 대한 본질적인 도전이자, 전통적인
문화에 대한 재평가이며, 서구 중심의 문화관에서 벗어나 온 인류의 문화로 향하게 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