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만화시장인 프랑스에서
>>아 진짜? 미국이 더 큰 거 아니었어? 일>프>미 임??
망가는 양
적으로 질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수용현황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망가와 유사한 스타일을 지닌 한국의 만화는
어떠한가? 프랑스에서의 한국만화의 수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망가의 수
용현황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필히 망가의 프랑스 진출과정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기인한다. 첫 번째는 한국만화가 망가와 비차별적으로 수용되
었다는 점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망가가 성공적으로 프랑스 사회에 안착
하는데 활용했던 몇 가지 접근방식을 추출해냄으로써 향후 한국만화가
프랑스에서 폭넓게 수용되는데 사용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프랑스 출판만화시장에서의 한국만화와 일본만
화의 현황을 알아보고, 이어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망가가 프랑스에 안착
하게 되었는지 분석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만화의 진출과정을 살펴
보고, 망가 진출과정과 비교하며 향후에 필요한 관점들을 도출해보려고
한다.
1981년까지 권당 100
페이지에서 112페이지, 총 6번 발간되었던 이 잡지는 판형이 너무 큰데
다 인쇄상태가 조악했고, 일본식의 읽기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배
려하여 오른쪽 읽기로 페이지들을 배치했지만 어떤 반응도 일으키지 못
했다. 1979년,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검은 말의 울음소리 같은 북쪽의
바람Le vent du nord est comme le hennissement d'un cheval noir» 1
권이 타케모토 키슬링 Takemoto Kesselring 출판사에서 최초로 출간되
지만 유럽만화책보다 큰 포맷으로 인쇄하여 망가의 페이지들을 과도하게
확대시킴으로써 실패, 2권이 나오지 못했다.
망가의 프랑스 수용은 애니메이션의 수용과 맞물려있기도 하다. 1978
년 7월, «그랜다이저 Goldorak»가 상영된 이래 일본 애니메이션은 1980
년대 말 학부모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상영을 못하게 되기 전까지
프랑스 어린이 및 청소년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1982년, TV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병합하여 «캔디 캔디 Candy Candy»가 포켓판으로
번역소개된 것이 시리즈 전체가 완결된 최초의 케이스이다. 이 시리즈가
예외로 거론되는 이유는 다른 애니메이션 원작을 활용한 만화의 경우, 일
본에서 제대로 판권을 수입한 것이 아니라 가짜로 만화원작을 만들어 출
판하곤 했기 때문이다. 가짜원작은 프랑스 만화도 또 일본 만화도 아닌
작품들이다. 프랑스 만화에 익숙한 사람들에 의해 재해석된 일본만화로,
원작 망가와 비교분석한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겠지만, 아
직까지 이런 자료들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가짜 원작이 문화적으로 열려
있는 프랑스에서 고유의 관습을 가지고 있는 일본만화를 늦게 수용한 원
인중의 하나일 것이다.
왜 «아키라»는 이렇듯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을까? 물론 이 작품은 손
에 꼽히는 수작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부된 작품들도 모두 수
작이었다. 카츠히로 오토모의 작화 스타일이 좀 더 리얼리즘적인 스타일
에 가까운 것도 그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초의 만남
에서 불편함을 제거한 것이 아닐까. 판형을 프랑스 만화 판형으로 사용
하고, 전체 페이지들을 채색했으며 읽기 쉽도록 왼쪽 페이지부터 읽게끔
재구성하여 일반 독자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전통적인 프랑스 만화출판사에서 망가 스타일을 프랑스적으로 변화시킨
전략이 유효했던 것이다. 물론 이는 큰 규모의 출판사가 아니라면 생각
할 수 없는 프로젝트이다. 권당 180페이지에 총 14권, 2520 페이지를 채
색한 것이다. 이 출판사가 프랑스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지사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진짜 이거 때문일까... 다른 수작들의 내용이나 메시지에 비해 <아키라>가 좀 더 일본뿐만이 아닌 보편 정서를 담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이 2003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의 주빈국으로 초청되어 한국
만화 특별전을 개최한 것이 최초의 대면이다. 당시 문화부와 새로 생긴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고 별도의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어 전시
및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른
다는 상황파악에 기반하여 한국이 오래된 전통을 가진 나라이며, 그 전통
에 걸맞게 고유한 만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대중적으로 성공
한 작품만이 아니라 양질의 작품들과 실험적인 작품들, 당시로선 획기적
이었던 모바일 만화까지 제시함으로써 환호성을 받았다. 관객들의 대부
분의 반응은 “한국에도 만화가 있구나”라는 감탄이었고, 프랑스의 망가전
문출판사, 또는 일반 출판사들은 소개된 작품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4년이라는 짧은 주기의 중심에 ‘시베데SEEBD 출판사’가 있다. 이 출판
사는 2003년, 거대 출판사들과 경쟁하여 비싼 로얄티를 주고 망가를 수
입하기보다는 경쟁자가 부재한 한국만화를 출간하려 결정한다. 소년만화
용으로 ‘도깨비Tokebi’라는 라벨을 만들고, 동명의 소년만화 잡지를 출간
하며 소녀만화를 다루는 ‘사피라Saphira’ 라벨을 만든다. 그리고 ‘한국만
화 전문 출판사’라는 명목 하에 많은 한국만화들을 독점하다시피 계약하
고 번역 출간한다. 같은 이유로 각급 만화지원기관으로부터 지원금을 받
기도 했다.
2004년을 보면, 도깨비 83권, 사피라 51권, 총 134권이 출간되었으니
전체 137권 대비 독점이라고 할만하다. 2005년은 도깨비 99권, 사피라
70권 총 169권으로 전체 195권중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2006년
의 경우 도깨비와 사피라 라벨은 MC프로덕션MC productions 출판사에
통합되어 도깨비 94권, 사피라 69권 총 165권(전체 259권), 64%로 독점
률이 떨어졌다. 2007년의 경우 도깨비 39권, 사피라 15권으로 54권(전체
130권)으로 42%, 2008년에 잠시 시베데출판사로 돌아와서 도깨비 29권,
사피라 11권 총 40권(전체 98권)출간으로 전체 대비 41%로 줄어들었다.
시베데출판사는 2008년에 파산신고를 하고, 2009년부터 삼지(Samji) 출
판사가 시베데출판사가 출간하던 리스트를 이어받아 총 78권을 발간했
다. 전체 한국만화출간수는 다시 107권으로 상승했다. 삼지는 2010년에
72권(전체 106권), 2011년에 20권(전체 85권)을 보여주며 또다시 불안감
을 자극하고 있다.
두 번째는 첫 번째와는 구별되는, 조금 더 작가적인 경향이 강한 작품
들이다. 이러한 작품들을 모아서 출간하려는 가장 대표적인 시도로는 카
스테르만 출판사가 2006년에 만든 ‘한국(Hanguk)’라벨을 예로 들 수 있
다. 2006년에 6권이 출간되었고 2007년에 14권, 2008년에 13권이 출간되
었으나 2009년부터 별도의 한국 라벨이 사라졌다. 이 이후로 ‘만화’라는
라벨이 붙은 출판사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을 보면 삼지
출판사의 비율이 24%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출판사들이 만화를 출간하기 시작했다는 물증으로도 볼 수 있다.
>>망한 예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프랑스에서 이렇게 번역된 적 있었다는 게 더 놀랍다
현재 다수를 차지하는 만화형식은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는 웹툰이
며, 종종 작가주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전자의 경우는 대부분이 출판만화의
형식에 어울리지 않거나 특히 프랑스 만화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프
랑스의 디지털만화와 결합하는 방법이 있을 터인데, 현재로는 스크롤을 사
용하는 프랑스 쪽 디지털 만화사이트가 없다. 출판한 이후 프랑스로 보낼
수도 있지만, 많은 웹툰들이 웹상에서 보게끔 제작되어서 출간했을 때도
이미지의 수준이 높은 작품들이 많지 않다. 또한 스토리 자체가 웹상에 적
합하게 되어 있어서 출간했을 때의 호응도는 아무래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
다. 결국은 출판용으로 따로 제작하거나, 처음부터 출판용을 감안하고 제작
한 웹툰이 필요하며, 현재도 그러한 기획이 진행 중이다. 또한 몇몇 사이트
에 실험적으로 다양한 성격의 작품들을 선정해서 시범운영해 볼 필요가 있
다. 하지만, 전체를 무료로 다 열어주는 실패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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