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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의 "담론" 개념 - "에피스테메"와 "진리놀이"의 사이 / 허경

snachild 2014. 4. 8. 19:43

 

특집 : 개념사의 아론 지평 ; 미셸 푸코의 "담론" 개념 -"에피스테메"와 "진리놀이"의 사이- = on Michel Foucault`s Concept of Discours
허경 ( Kyoung Huh ) (개념과 소통, Vol.9 No.-, [2012]) [KCI등재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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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푸코가 광의의 헤겔적·마르크스
주의적 의미로 이해되는 모순의 논리, 곧 변증법의 방법론을 일정 부분 포
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 우리는 푸코가
자신의 탈당에 대한 이유로서 여러 차례 거론한 바 있던 당시 구소련의 여
러 복잡한 정치적 사건들 외에도 1952년 겨울의 이른바 ‘의사들의 음모 사
건’,10) 이에 더하여 푸코 자신의 개인적 성 정체성인 동성애가 가장 ‘진보
적’ 경향을 대변하던 프랑스공산당 내에서조차 이른바 ‘부르주아적 관점’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억압적 관점으로 일관하고 있었던 점, 그리
고 1970년대 후반의 대담에서 푸코가 밝히고 있듯이 소련의 위성 국가로서
스탈린주의적 정권하 폴란드에서 근무하던 당시의 개인적·정치적 체험
등을 들 수 있다.11)

 

 

따라서 고고학은―
어떤 유물이 속하는 고고학적 지층이 아닌―어떤 앎이 속하는 고고학적
지층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푸코가 ?말과 사물. 인간과학에 대한 하나의 고
고학?이라는 제명의 책에서 수행하고자 하는 것은 16세기 이래 서구 인간과
학을 형성한 인식론적 조건들 혹은 인식론 장(場)에 대한 분석이다. 이 인식
론적 장을 푸코는 에피스테메라 부른다. 푸코에 따르면 주어진 하나의 지역
과 시대에는 각기 이에 상응하는 단 하나의 에피스테메만이 존재한다.14)

 

 

푸코 자신은 에피스테메의 개념이 구조(structure)의 개념과도, 체계(systéme)
의 개념과도 다르다는 점을 들어 에피스테메가 ‘구조주의적’ 개념이 아니라
고 주장한다. 푸코는 에피스테메가 구조주의에서 말하는 구조가 글자 그대
로 구조를 중시할 뿐 ‘인식론적 장’의 개념을 필연적으로 함축하지는 않는다
는 점에서 구조와 다르며, 레비스트로스적인 유일 체계의 개념에 반해 에피
스테메는 다양한 체계들의 증식과 분절을 전제한다는 점을 들어 체계와도
다른 것이라 강변한다.17) 그러나 푸코의 에피스테메 개념은―푸코 자신의
강력한 부정에도 불구하고―그것이 통시적 측면(역사)보다는 주어진 시공
간 내에서의 공시적 측면(‘구조’)을 중시한다는 점, 둘 이상의 시대에 대하여
각 에피스테메가 서로 통약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점 등을 들어 연구
자들에 의해 대체적으로 ‘광의의 구조주의적 함축’을 갖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함축의 핵심은 그것이 주체의 선험성·초월성을 부정하고, 주
체를 인식론적 장(場) 내에서의 배치에 의해 파생되는 하나의 효과로 간주한
다는 것이다.

 

 

 

가장 결정적으로 도대체 그러한 변화는
어떻게 가능하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가의 문제가 된다.
쉽게 말해 푸코의 비판자들은 그의 에피스테메 이론이 변화의 이유도, 동력
도, 앞으로 일어날 변화 가능성의 조건도, 가능한 미래의 변화를 위해 인민
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전혀 제시하지 못하는―본의든 아니든―‘체제
수호적’ 이론이라고 비판한다. 물론 푸코의 에피스테메 이론이 변화 가능성
의 조건 제시에 전혀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지만,18) 이러한 마르크스주의자
들의 비판에는 분명 타당한 부분이 있다.19) 요약하면 푸코의 ?말과 사물?은
정치적 측면에서 ‘무력하다’ 혹은 더 나아가 ‘유해하다’는 비판에 직면하였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푸코가 선택한 입장은 에피스테메 개념을 보다 폭넓은
‘언표’의 개념 아래 종속시키고, 이 언표들의 계열 곧 담론 형성이 갖는 효과
를 측정하는 것, 달리 말해 권력의 효과를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적
전환을 꾀하는 것이었다. 주체를 언표들의 배치에 의해 형성되는 하나의 효
과로 간주한다는 것은 달리 말해 주체는 어떤 담론 효과들에 의해 하나의
정치적 주체로 구성되는가
를 묻는 일에 다름 아니다.

 

 

 

푸코는 1967년 8월에 탈고했으나 1969년 3월에야 발표한 ?앎의 고고학
L’archéologie du savoir?을 통해20) 이전의 에피스테메 개념을 사실상 포기하
고 언표(énoncé)의 개념을 주요한 방법론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21) 우
선 언표는―어떤 실체가 아니라―하나의 기능(機能, fonction)이다. 언표
란, 현실적으로 ‘언표 기능(fonction énonciative)’을 지칭하는 것이다.22) “하나
의 기호 계열은 그것이 ‘다른 존재’와 어떤 특수한 관계를 맺을 때 언표가
된다.”23) 언표는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곧 다른 어떤 방식도 아닌 바로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현실화된 기호 혹은 기호들의 계열이다. 이제 ?앎의 고고
학?의 대상은 ‘하나의 명확히 정의 가능한 영역’, 곧 ‘사건들의 분산 속에서
그리고 각각의 고유한 순간 속에서 구성된 모든 (말해지고 쓰인) 실제적 언표
들의 집합’24)에 의해 구성된다. 이 실제적 언표들의 집합이란, ‘일반적 담론
의 공간 안에 존재하는 사건들의 집합체’25)이다. 이 언표들은 하나의 ‘계열
(série)’을 구성한다. “이제 문제는 계열들을 구성하는 것이다.”26)

 

 

담론(discours)은 ‘동일한 형성의 계열에 속하는 언표들의 집합’27)으
로 정의된다.28)

 

 

 

한편 “우리가 일련의 언표들 사이에서 분산의 체계를 기술할 수 있을 때
그리고 대상들, 언표작용의 유형들, 개념들, 주제의 선택 사이에서 우리가
하나의 규칙성(질서·상관관계·위치 및 기능·변형)을 정의할 수 있을 때, 우
리는 이를 담론 형성(formation discursive )이라 부를 것이다.”32)

 

 

 이러한 분배의 요소들이 따르는 조건을 형성 규칙(régles de formation )이
라 부를 것이다. 형성 규칙은 주어진 담론 분배에 있어서의 실존의(공존의,
존속의, 수정의, 소멸의) 조건이다.”33) 요약하면 담론 분석이란, 담론의 형성
과정에 대한 분석이자 늘 언제나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서의 담론에 대한 분
석이다. 결국 담론 (형성) 분석은 담론적 사건들의 장(champ des événements
discursifs)34) 및 그 상관물로서의 “하나의 문화에서 언표들의 나타남과 사라
짐, 언표들의 잔류와 소멸 및 사건과 사물의 역설적 존재를 결정하는 규칙들
의 놀이”, 간단히 말해 ‘언표들의 형성과 변형의 일반적인 체계’35)로 정의되
는 고문서(archive )36)에 대한 분석이다. ?앎의 고고학?은 고문서 곧 담론 형
성의 분석
이다.

 

 

고고학은 ‘탈중심화’를 행하는 것,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고고학은
주체 없는 담론 형성의 역사를 기술하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고고학은
담론들에 대한 담론이다(Il est discours sur des discours). 결국 고고학은 하나
의 ‘진단학(診斷學, diagnostic)’이다.37) 담론의 질서에 이르는 길은 이미 완성
되었다.38)

 

 

 5. 「담론의 질서」(1971) ―담론
1970년 12월 푸코의 콜레주 드 프랑스 취임 강연인 「담론의 질서」는 이

 

 

 

그러나 푸코는 저자를 저자-기능(fonction-auteur), 곧

다양한 배치에 의해 발생하는 하나의 효과(effet)로서 이해한다.41)

 

담론 통제의 세 번째 절차들로서 푸코는 주체의 희박화, 초험적 주체의
철학들 및 네 가지 방법상의 원리를 든다. 주체의 희박화는 글자 그대로
지식을 소유하는 주체의 숫자를 제한하는 것이다. 초험적 주체의 철학들이
란 주체의 초험성·선험성을 가정하는 철학을 의미하며, 푸코는 주체를 담
론적 배치에 의해 파생되는 주체-효과(effet-sujet)로 이해함으로써 이러한
논의를 물리친다.45) 네 가지 방법상의 원리는 전복(renversement)·불연속
(discontinuité)·특수성(specificité)·외재성(extériorité)이다. 전복은 주어진 담
론 안에서 부정적 분절의 놀이와 주체의 희박화를 식별해 내는 작업이다.
불연속의 원리는 연속적 대상, 연속적 주체, 연속적 인식을 가정하는 실체관
을 부정하고 단절의 원리를 도입하는 작업이다. 특수성의 원리는 하나의 담
론을―보편적·절대적·필연적인 것으로가 아닌―하나의 주어진 시대, 지
역에서 특수하게 구체화된 담론으로 바라보는 태도이다. 외재성의 원리는 주
어진 담론의 우연적이고 우발적인 계기들, 곧 외부적 계기들을 추적해야 한
다는 원리이다. 푸코는 이들 네 가지 원리를 각기 사건·계열·규칙성·가

 

 

 

 

 

달리 말
해 푸코는 담론의 형성·유통·작동 메커니즘 전반을 규제하는 ‘배제의 원
칙들’이라는 분석의 틀을 사용하여, 권력-지식의 상호적 형성·상관관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푸코는 장치의 개념
을 도입하면서 기존의 에피스테메를 ‘담론적 장치(dispositif discursif )’로 새롭
게 정의한다. 이에 더하여 푸코는 ‘비담론적 장치(dispositif non-discursif )’의
개념을 도입하는데, 이를 푸코는 ‘제도(institution)’라 부른다.55)

 

 결국 장치는
이제 담론적 장치와 비담론적 장치로 구분되는데, 이는 이제까지 자신의
작업은 전자의 분석에 집중되어 왔으므로 향후로는 비담론적 장치 곧 제도
의 분석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다.56)

 

 

푸코는 이렇게 담론적·비담론적 실
천을 아우르는 장치의 개념을 주체화 및 문제화 메커니즘 분석의 주된 도구
로써 사용하게 된다.

 

 

 

 

<<<이 논문도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