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순정만화〉를 통해 본 재매개 연구 = A Study of Remediation that Focused on 〈Soonjungmanwha〉
국 문 초 록
본 연구는 웹툰,단행본 만화,영화,DVD,홈페이지 등의 <순정만화>라는 텍스트의 내용분석을 통하여
재매개 특성과 전략 등을 살펴보고 문화 인터페이스 개념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의 특성을 밝혀보
고자 하였다.그동안의 뉴미디어 관련 연구는 기존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미디어에
적용하여 재검증하거나 새로운 정책 중심의 연구가 주를 이루어 왔다.그러나 최근의 많은 뉴미디어들은
시각화를 강조할 뿐만 아니라,다양한 매체로의 변환을 시도하고 있다.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본 연구
와 같은 재매개와 문화 인터페이스 요소 분석을 통하여 향후 새로운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콘텐츠 다각화 전략의 여러 대안을 모색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주제어∶재매개,비매개,하이퍼매개,문화 인터페이스,웹툰
뉴미디어에서 거꾸로 올드미디어 콘텐츠가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는 예를 쉽
게 발견할 수 있는데,본 연구에서 분석대상으로 삼은 <순정만화>같은 웹툰이 대표적이다.
.본 연구가
주목하고 있는 ‘강풀’이라는 작가의 웹툰은 특히 강력한 서사성과 인물 중심의 스토리로 이러한 현
상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일찍이 볼터와 그루신(1999)은 하나의 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에서 표상되는 것을 ‘재매개
(remediation)’로 정의하고,이것을 뉴미디어의 독특한 특성이라고 주장했다.뉴미디어는 탄생과 동시
에 두 가지 차원의 정체성 문제가 발생한다.하나는 뉴미디어 안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와 관련된
문제로 대부분의 콘텐츠들은 올드미디어에서 가져오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다른 하나는 뉴미디어
콘텐츠가 보여지는 방식에 관련된 문제,즉 인터페이스에 대한 것으로 새로운 미디어일수록 독특한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자랑한다.이러한 과정이 바로 재매개를 완성하는 두 가지 논리로 전자는 미디
어 안에서 콘텐츠의 자기정체성 확립과정인 ‘비매개’이며,후자는 인터페이스를 통한 미디어 자체의
자기정체성 확립과정인 ‘하이퍼매개’다.더불어 1984년 퍼스널 컴퓨터의 개념이 상용화되고 본격적
으로 컴퓨터가 우리 문화의 중심이 되는 과정에서 인쇄술,영화,HCI등의 전통에 그 바탕을 두게
되었다.이제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기호에 의해 인간의 사고방식이 고정되고 교육에 의해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듯,컴퓨터에 의해 사고방식이 고정되고 독특한 세계관을 형성하게 되는 이른바 ‘문
화 인터페이스(culturalinterface)’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Manovici,2001).
볼터와 그루신(1999)은 서양의 시각문화의 전통을 계보학적으로 연구하면서 재매개(remediation)라
는 뉴미디어의 독특한 개념을 주장했다.이 과정에서 우리는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 사이의 지각된
경합(perceivedcompetition)이나 경쟁 정도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재매개의 다양한 전략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재매개의 두 가지 논리인 비매개와 하이퍼매개에 의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재매개는 비매개와 하이퍼매개의 두 논리에 기반하여 차용,공격,흡수 등의 세 가지
특징으로 나타나게 된다.먼저,차용(borrowing)은 하나의 미디어가 갖고 있는 한 속성을 다른 미디어
에서 재사용(reuse)하는 것으로 재정의(redefinition)가 필연적으로 따르는 재목적화(repurposing)의 과정
을 말한다.이러한 특징은 주로 오래된 미디어의 대명사인 책과 같은 인쇄물이나 인쇄물의 형식을
많이 닮았다고 언급되는 웹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오늘날과 같은 속도의 문제를 거의 해결하거
나 다양한 멀티미디어의 표현이 어려웠던 초창기 웹은 주로 텍스트와 이미지로 이루어졌으며 책의
레이아웃 개념을 그대로 적용하여 웹의 문서를 페이지라는 표현으로 그대로 차용했다.또한 기존의
책도 인터넷이 일상에 자리 잡은 이후로 도움말이나 찾아보기와 같은 기능을 눈에 띄게 강조함으로
써 웹의 링크 개념을 차용했다.
공격(aggressive)은 주로 디지털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기존의 미디어와의 차이를 강조하
며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등을 통해 기존의 미디어를 감추거나 지우고 새로운 경험을 강조하
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이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미디어 환경은 개인용 컴퓨
터 윈도우 인터페이스의 멀티태스킹(multitasking)환경이다.지금은 너무나도 일상화된 개념이지만
1980년대 중반 애플의 매킨토시가 PC의 개념을 만들면서 GUI로 채택한 데스크톱 인터페이스의 윈도
우 환경은 다양하게 열려 있는 프로그램과 미디어들을 단지 마우스 클릭만으로 감추고 활성화시키
는 마법의 도구로 여겨졌다.
마지막으로,흡수(absorb)역시 뉴미디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으로 뉴미디어가 공격의
특성에 의해 기존의 올드미디어를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결국 올드미디어에 의존하게 되는데,이
과정에서 기존의 미디어 형식을 차용하여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이러한 특성은 주로 동일
한 콘텐츠가 서로 다른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각각 달리 나타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예를 들어,
판타지 소설의 대명사인 ‘반지의 제왕’은 텍스트로부터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한 영화에 흡수
되고,이 영화는 다시 주인공 캐릭터들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기존의 책이나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며 임무를 완수하는 게임에 흡수되어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재매개와 관련된 연구들은 최근의 뉴미디어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트위
터와 미투데이(전희성‧최민수,2009),컴퓨터 아트(홍재희,2010),온라인 게임(이승제,2009),디지털 포
토그래픽(황성진,2009;정일형,2008),동영상 UCC(조현주,2008),MP3플레이어(이재현a,2007),인터넷
‘보이는 라디오’(이재현b,2007)등 다양한 미디어 장르에서 각각의 재매개 특성들을 잘 밝혀내고 있
다.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각 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적 특성에만 초점 맞춘 나머지 재매개의 이론
적 토대와 연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또한 단일 미디어 내에서 재매개의 두 가지 논리인 비매개와
하이퍼매개의 특성들만 나열하고 있으며 여러 미디어에 걸쳐 종합적인 분석을 시도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물론 뉴미디어의 원형이 된 올드미디어와의 관계를 언급하고는 있지만,복잡하게 경쟁
하는 다양한 미디어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듯하다.
문화의 모든 형식들을 전파하는 데 컴퓨터가 기반이 됨으로써 우리는 점차 텍스트,사진,영화,
음악,가상환경 등과 같은 문화 데이터에 접하게 된다.이제 우리는 더 이상 컴퓨터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형식으로 기호화된 문화와 마주한다.따라서 ‘문화 인터페이스(culturalinterface)’라는
용어는 컴퓨터가 우리와 문화 데이터가 상호작용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문
화 인터페이스는 웹 사이트,CD-Rom,DVD,멀티미디어 백과사전,온라인 미술관과 잡지,컴퓨터 게
임,그리고 그 외의 뉴미디어 문화 객체들의 디자이너들에 의해 사용된 지금까지의 모든 인터페이스
를 포함한다.
그 중 특히,영화,인쇄물,HCI는 각각의 고유한 방식을 발전시켜왔다.정보를 조직하고,사용자에
게 그것을 보여주고,시간과 공간을 연관시키고,정보에 접속하는 과정에서 인간 경험을 구성한다.
텍스트의 책장과 목차들,이동적인 관점을 이용하여 내비게이션 할 수 있는 사각형의 틀로 만들어진
3차원 공간들,위계적인 메뉴들,가변성,매개변수,복사-붙이기와 찾기-바꾸기 등의 오퍼레이션,이
들 요소들은 다른 요소들과 함께 세 가지 전통을 구성하고 있으면서 오늘날의 문화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있다.즉,영화,인쇄물,HCI는 문화 인터페이스를 존재하게 하는 정보를 조직하는 은유와 전
략의 세 가지 주요 원천이 된다(Manovici,2001).
또한 분석의 과정에서 서로 다른 미디어의 특성들을 차용하고 확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볼 수
있었다.대표적으로 인쇄매체 기반의 웹툰과 단행본 만화는 <그림 10>과 같이 영화의 카메라 기법
을 적용하는 경우들이 나타났고,영화나 DVD등의 영상물에서는 <그림 11>과 같이 웹툰이나 단행
본 만화의 컷과 같은 장면들이 삽입되어 나타났다.비록 분석의 대상인 <순정만화>가 웹툰의 초기
형태로써 인터페이스는 뉴미디어이나 콘텐츠는 올드미디어인 단행본 만화의 포맷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가운데,철저하게 배경이 단순화되고 주인공의 캐릭터가 강조되는 기법 중에서도 영화의 카메
라 워킹이나 구도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삽입되었다는 점은 적은 사례 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강조되어 나타난다.반대로 영화에서도 비교적 빠른 리듬과 호흡 속에서 거의 정지 영상에 가까운
만화 스타일의 장면들이 차용되어 나타난 것 역시 주목을 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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