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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면에 구현된 한국의 웹툰과 프랑스 만화의 차이점 / 윤보경

snachild 2014. 4. 5. 02:43

디지털 화면에 구현된 한국의 웹툰과 프랑스 만화의 차이점 = The differences between the French comics and the Korean Webtoons which are mounted on the digital screen

윤보경(Bokyoung YUN) (만화애니메이션연구, Vol.- No.32, [2013])[KCI등재,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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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적 환경의 차이는 만화의 소재 선택에도 영향을 주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만화 형식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형식의 차이점은 실현 매체와 서사 방
식으로 볼 수 있다. 만화는 그 독특한 서사 시스템을 바탕으로 물리적 실현 매체와 맞물려져
시각화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각 만화의 차이점도 가시화, 표면화 된다. 과거, 가장 폭넓
고 지배적이었던 실현 매체, 인쇄된 종이에서부터 오늘날 강한 파급력을 불러온 디지털 화면
에 이르기까지, 만화 실현 매체의 진화는 그 서사 형식에도 변화를 가져왔고, 양상은 각 만화
마다 조금씩 다르게 드러난다.
한국 만화와 프랑스 만화는 뚜렷이 구분되는 길을 걸어왔다. 두 차례의 큰 세계 전쟁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문화의 큰 단절 없이 만화라는 매체를 이끌어왔던 프랑스어권 (프랑스, 벨
기에) 문화에서는 예나 지금의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만화는 ‘문학의 다른 형태’로 이해되고
있다. 반면, 문화의 단절을 야기한 역사적 위기 상황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한국 만화는 그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악조건 속에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다양한 디지털 베이스를 기반으로
‘멀티미디어 매체’로서 그 정체성을 찾고 있다. 이처럼, 만화는 어느 문화권에서는 문학으로서
의 성격이 강해지고 또 다른 문화권에서는 멀티미디어로서의 성격이 강조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만화의 “책의 문화와 멀티미디어 문화 사이의 경첩”1) 이라는 그 특질 덕분이다.
본 연구는 디지털 환경이 도래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책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사 형
식을 구축하고 있는 한국의 웹툰
과, 여전히 책의 문화를 그 양분으로 삼고 있는 프랑스의 디
지털 만화의 차이점을 비교하도록 한다. 보다 풍부한 배경 상황의 이해를 위해 각 만화의 특
성과 차이를 이끌어낸 사회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선행될 것이다. 한국과 프랑스 만화의
특성과 차이점을 확인하고 작품을 통해 구체적 양상에 대해 분석하면서, 미디어로서 만화가
갖는 강점과 그 발전에 대해 논하여 보는 것에 본 연구의 목적을 두고 있다.



>>헐... 저자님 외국으로 유학 가셨었나봐...



만화는 가독성과 가시성을 동시에 가진다. 읽고 보는 것이 만
화의 서사를 이해하기 위해 요구되는 행위들이다. 만화는‘글이
있기에 가독성을 갖고 이미지가 있기에 가시성을 가진다’는 일
차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독자는 단순히 만화 속의 글을
‘읽고’만 있지는 않으며 이미지와 어우러진 글을‘보게’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시각 언어, 이미지만으
로도 독자는 대상을 인지하고 서사를 이해한다. 가독성과 가시성
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글과 이미지가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며 서사를 진행해 나가는 것, 그것에 만화 서사의 가장 큰 특질
이 있다.


가독성을 지닌 이미지의 연속적 배열은 자연스레 수용자에게
보고, 읽고, 해석하는 과정을 요구한다. 보이는 이미지가 동시에
읽히는 이미지가 되는 것, 그것이 만화의 서사 방식에서 가장 주
목받는 특성이다. 그러나 만화를 수용하는 독자의 ‘보는 행위’
와‘읽는 행위’는 그 경계를 딱 부러지게 나눌 수 없다. 보려고
만 해도 어느새 수용자의 개입 (해독과 해석)이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고, 대상을 읽는 도중에 다른 해석 없이 형상을 관조하
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만화는 가독성과 가시성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며 수용자에게 복합적이고 다양한
개입을 요구한다. 가독성과 가시성 사이의 형언하기 어려운 경계
에서 각 만화 작품들은 성격과 의도에 따라, 매체의 성격을 문학
혹은 멀티미디어 쪽으로 가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불어권 만화가‘최대한 압축, 절제되어 정수를 담은
이미지’라면 한국 만화는‘낱낱이 풀어진, 각각의 흐름이 구체
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로 평가된다. 즉, 프랑스 만화는 한 컷을
읽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해석하는‘느린 읽기’로,
한국 만화는 한 컷을 읽기 위해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여러 컷을
빠르게 소화하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읽는‘빠른 읽기’로,
각각의 성향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만화가 크리스 웨
어(Chris Ware)는“나에게 영화와 만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만
화의 독자는 내용을 구성하기 위한 수고를 더 해야 하는 반면,
영화의 관객은 그보다 수동적
이라는 것이다.”13) 라고 언급한다.
그의 말을 토대로 할 때, 프랑스 만화에 비해 한국 만화가 상대
적으로 더‘영화 같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두는 다양한 실험에 호의적인 맥클
라우드도 타 미디어 요소가 융합된 한국의 웹툰을 가리키며‘스
트립 만화’라고 완결적으로 말하는 대신,“스트립 만화처럼
‘느껴진다’ - It feels like comics”라고 조심스럽게 표현하
고 있다.


책으로부터 요구되는 물리적
행동 과정과 독자의 서사 이해 과정은 맞닿아 있다.



그러나 만화의 연속성을 상당 부분 방해 하는 것은 오히려 디
지털 화면인지도 모른다. 인쇄된 책과 같이 디지털 화면도 물리
적 한계를 가지는데, 그것은 아무리 크고 넓은 화면을 통해서라
도 디지털 공간의 무한함을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크롤을 이용해
‘창’을 이동하며 보이지 않는 면적의 내용까지 확인 할 수 있
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움직이게 된 창’이 만화의 선
형적인 성격과 연속성을 무작위로 재단하는 위협을 불러오는 것
이다. 인쇄물이 장(페이지) 단위로 만화의 컷들을 잘라 배치해야
했던 것보다 디지털 화면이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은, 수용
자의 스크롤 조작이 어떤 단위로 진행되어‘움직이는 창’이 어
떠한 형상을 비춰내 보일지 짐작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세로
로 스크롤을 내리며 읽는 형식의 만화의 경우, 이미지들의 세로
병렬 어디쯤에서 스크롤이 멈춰 어느 컷이‘움직이는 창’에 의

해 잘라져 보이게 될 것인가 예측 할 수 없다. 또한, 페이지 뷰
형식의 만화의 경우는 각각의 독자가 사용하는 화면의 물리적 크
기를 확실히 인지하지 못한 채 콘텐츠를 제작할 수밖에 없다.
대중화된 디지털 미디어와 눈에 띄게 발전된 웹 환경은 만화의
다양한 표현을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이끄는 촉진제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나, 이 거부할 수 없는 변화가 만화의 표현 방식에
어떠한 득과 실을 불러올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는 당분
간 계속 지속될 것이다.


>>잉?? 어쩐지 웹 환경 인터페이스에 대해 부정적인 논조인데?


게다가,‘움직이는 창’때문에 의도치
않게 이미지가 잘려 보일 수 있다는 디지털 화면의 단점이 <그림
1>과 같이 스트립(컷 모음의 가로 단위)과 스트립 사이의 간격을
넓게 두려는 경향을 갖게 만들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스트립 사
이의 넓이는 한 번의 스크롤 조작을 통해 이동되는 공간만큼의
넓이를 갖고 있다. 디지털 화면이 갖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
이기도 했지만, 이것은 또한 세로 이미지 병렬을 총 작업량으로
여기는 독자들과 한 주에 한 번씩 마감을 해야 하는 (항상 시간
에 쫓기는)
한국의 웹툰 작가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그 경향이
고착되기도 했다.

>> ???????



프랑스의 디지털 만화가 소극적으로 디지털 환경을 받아들였다
는 사실은 위에서 이미 언급했다. 프랑스의 이론가들에게 한국의
웹툰은 만화와 디지털 매체를 효과적으로 접목시킨, 작가들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하는, 디지털 만화
의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케이스로 평가한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FIBD)의 아트 디렉터로, 현재 카스테르만(Casterman)
출판사의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브누와 무샤르(Benoît
Mouchart)는 그의 저서에서 디지털 만화에 대한 세계적인 경향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의 경우를 가장 첫 번째로 꼽아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미국의 경우는 그 다음을 이었다)30). 현재
프랑스의 디지털 만화 경향은 한국의 2000 년 초반의 경우와 비
슷한 성격을 띠며 진행되고 있는데, 작가들은 개별 블로그에서
실험적인 작품을 단편적으로 소개하고, 그 가운데 출판 에디터의
눈에 띄는 작품들은 책의 형식으로 출간되는 단계에 있다.
프랑스에서 디지털 만화를 가장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는 델리
툰(Delitoon)31)은 한국의 웹툰 시스템을 그대로 벤치마킹하여 만
들어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30) 브누아 무샤르(Benoît Mouchart), 앞의 책, p. 76.
31) 델리툰, http://www.delitoon.com, 검색어:웹툰 시스템, 검색날짜 7.23



>>와우 한국 웹툰 좋은데? 이 연구 덕분에 외국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