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프랑스 철학자 푸코는 언어들이 지니는 이와 같은 권력성을
분석하면서, 언표들을 통해 드러나는 권력의 기제는 하나의 ‘담론(discou
rse)’을 형성한다고 본다. 그에게 담론이란 “(‘과학들’과 대비적인 의미에
서) ‘지식들’이라고 부르는 언어 구성체들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것”으
로서, “언설, 즉 무엇인가를 주장하는 기호들의 집합”1)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담론에는 “어떤 사회에서든 담론의 생산을 통제하고, 선별
하고, 조직화하고, 나아가 재분배하는 일련의 과정들─그의 힘과 위험
을 추방하고, 그의 우연한 사건을 지배하고, 그의 무거운, 위험한 물질
성을 피해가는 역할을 하는 과정들─이 존재”2)하기 마련인데, 그것은
배제(exclusion)와 금지(interdiction), 분할(partage)과 배척(rejettement)의 전략
들을 구사하게 된다. 객체의 타자화가 곧 이와 같은 전략들을 통해 형
성된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언표행위와 이를 포괄하는 담론은 자연
스레 권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는 곧 “담론이 형성하는 룰
과 질서 안에서 인간사고의 지평이 결정되며, 인간이라는 행위자의 경
험은 이미 담론의 개입에 의한 의미화의 과정을 통해서 그들 자신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뜻”3)한다. 다시 말해 ‘사회로부터의 담론’이 아니라
‘담론으로부터의 사회’가 형성되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담론은 ‘인간주
체의 의미생산 능력을 훨씬 넘어서서 담론 자체가 일종의 주체가 되어
행사하는 의미화와 권력작용을 주시’하게 된다.
그런데 이 담론을 구성하는 언어 중에서도 욕설과 비어 및 속어를
포함하는 비속어4)의 사용에서는 대상의 배제와 타자화의 특징이 두드
러지게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비속어가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
들을 매개로 성립하는 언어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 ‘환영받지 못하는
것’들을 천박하고 저속하며, 사회에서 배제돼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일련의 비속어 구사행위는 이에 해당하는 사람과 사물 그 모두를 권력
의 저변으로 몰아내고자 시도한다. 특히 여성과 장애인, 성(性)과 관련
된 비속어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욕설’5)로, 이
에 해당하는 존재들은 오랫동안 제 문화 내에서 억압받아왔음을 알 수
있다.
<<이야 이 논문 괜찮다... 문제 의식도 확실하고 비속어에 대한 선행 연구들. 그리고 이걸 권력 담론과 연관시키는 점까지... 굳굳
그리고 이해도 잘 됨ㅇㅅㅇ
2. 가부장주의 담론 질서와 여성의 육체
이를 통해 성적인 행위 및 사회에서 부정시되는 태도가 여성에의
성적 억압과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위와 같은
여성의 ‘생리적 기능’을 다루는 비속어에서 여성 배제의 시각은 더 극
명히 나타난다. 이는 달리 남성의 생리적 기능이나 역할을 홀하게 이
르는 비속어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대개
남성의 행동과 관련된 비속어는 저주어 및 금기어에서 제시하게 될 패
륜에 관련된 비속어와 품성에 관한 비속어가 많고, 이 외에 생리적 기
능을 이르는 것에는 ‘좆대가리가 제(지)대로 여물지도 않은 새끼’, ‘좆밥
이 덜 떨어지다’ ‘좆 짜다’ 등의 성행위 및 성행위에서의 무능함을 이르
는 것에만 그칠 뿐이다. 여성과 관련된 비속어의 경우에서 보는 것과
같은 광범위한 남성의 생리적 기능과 관련된 비속어의 발달은 보이지
않는다.
>>예시를 보면 여성과 관련된 욕설들 참으로 다양하게 발달... 여러 범주에서..
이와 같은 차이는 단순히 여성의 성적인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문화적 권력과 배제라는 메커니즘을 넘어서, 남성 중심 세계관의 여성
혐오와 타자화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수행하는 월경, 임신, 출산, 낙태와 같은 전반적인 범위에서의 생리적
기능에의 비속어는, 남성 비속어의 예에서와 같이 패륜이나 품성과는
상관이 없다. 단순히 생물학적 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이 젠더 담론
속에서의 여성을 위치지우며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2. 젠더호명의 변화와 ‘개똥녀’ 이후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수면 아래로 침잠한 비속어가 그
힘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볼 수는 없다. 비속어는 본래 그 자신이 가
졌던 모습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그것이 아니라면 새로운 비속어를 생
성해 나가는 방식으로 담론의 권력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비
속어에 내재되는 담론은 “그 대상을 형성하고 매개하는 특정한 시대나
국면의 담론들의 구조와 사회적 실천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재)형성”26)하기에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단선적인 발전이나 진화의
형태가 아니라, 사회적 실천이나 구성체들의 변화에 따라 담론도 또
다시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례가 비속어라서 읽기 재밌음..
글을 참 시원스럽고 명료하게 쓰시는 듯
말하고자 하는 바도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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