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의 ‘조명가게’에 나타난 서사적 특성 분석
: 추리소설기법을 활용한 미스터리 퍼즐 게임
한상정
1. 서론
2. <조명가게>의 서사구조 분석
2-1. <조명가게>의 플롯구조
2-2. <조명가게>의 시공간구조
2-3. <조명가게>의 등장인물
3. 독자에게 제공하는 미스터리 퍼즐 게임방식에 대한 예 :
지영과 현민의 서브스토리를 중심으로
4. 추리소설적 기법으로서의 미스터리 퍼즐게임
5. 결론
국문요약
강풀의 웹툰은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요한 이유들 중
하나는 그가 제공하는 이야기가 인간들 사이의 감동적인 스토리라는 점
이다. 그러나 흔할 수 있는 감동스토리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이 스토리의 제시방식 덕분이다. 이 논문에서는 이 제시방식을 추리소
설의 전통적인 기법을 활용한 ‘미스터리 퍼즐 게임’ 방식이라고 본다. 미
스터리와 그 해결을 조금씩 연속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끊임
없는 추리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은 마치 추리게임을 하는 것 같
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강풀 작품에서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이지만, 그의 작품들 중 이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조명가게>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강풀의 <조명가게>의 미스터리 퍼즐은 어떤 작
품보다도 촘촘한 편이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우선 작품의 서사구조상의 특징을 분석한
다. 전체적으로 보면, 30화 중 절반이 미스터리의 제기, 나머지가 해결과
정이며, 22화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시공간과 등장인물의 복잡한 구성
역시 분석대상이다. 이어서, 미스터리와 암시 및 복선들이 어떤 식으로
제시되고 해결되는가, 그리고 미해결된 미스터리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
가를 서브스토리의 서사적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강풀의 대중적 인기
는 이러한 서사적 복잡성과 더불어 그림체의 단순성 덕분에 형성된 것
이 아닐까하는 의문은 향후 연구과제로 남겨두려고 한다.
(주제어 : 강풀, <조명가게>, 추리소설기법, 미스터리 퍼즐 게임, 독자의 참여)
1. 서론
이러한 그의 작품의 특
성 중의 하나가 독자들을 쉴 새 없이 작품 안으로 흡입하는 능력이며,
이 능력은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부
여하는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이 연구는, 이런 독자역할을 끌어내는 것
이 그의 만화서사가 지니는 ‘추리소설 기법’덕분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다.
이러한 전제를 논증하기 위해 우리는 우선 <조명가게>의 서사 구조를
분석하고, 어떤 식으로 미스터리들이 제기되고 해결되는지 핵심적인 서
브스토리의 서사구조 분석을 통해 제시해보려고 한다.
2. <조명가게>의 서사구조 분석
2-1. <조명가게>의 플롯구조
이 작품의 부제는 “가장 환한 곳의 공포.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로,
22화에서 산사람에
게 죽은 사람이 이상하게 보이듯, 죽은 사람에게도 산 사람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이 세계가 살아있는 세계가 아니라 사후세계라는 반전이 이
뤄진다. 24화에서도 작은 규모의 반전이 계속된다. 지금까지 독자들이
봐왔던 공간들이 전혀 별개의 두 개의 장소, 즉 사후세계와 현실세계라
는 것, 그리고 조명가게는 이 두 세계 사이의 중간지점이라는 것이 밝혀
진다. 25화부터 29화까지는 각 등장인물들이 어느 세계에서 살아갈 것
인가를 선택하는 것을 보여주고, 30화는 현실세계를 선택한 사람들의
상황을 보여주며, 마지막으로 양성식 형사가 질서를 무너트리는 귀신들
을 정리하려고 등장하면서 마무리한다.
>>으아아앋ㄷㄷㄷㄷㄷ
2-2. <조명가게>의 시공간구조
강풀의 ‘조명가게’에 나타난 서사적 특성 분석 / 한상정 367
속하려고 하는 귀신들뿐이다. 코마에 빠진 사람은 사후세계에서 계속
이상한 경험들을 하고 있다. 살아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은 조명가게에
와서 자신의 전구를 요구하는 것이다. 사후세계나 조명가게가 독자의
현실세계처럼 제시되었기 때문에 상반부에서는 그 곳이 사후세계라고
인지하지 못하며 이
공간이 두 종류인 것처럼,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공간이'
엔터가 저런데 실렸쪄ㅕㅇㅋㅋㅋㅋㅋ
전용갑이 지적하는 것처럼 현실성의 효과는 환상문학작가들이 추리소설
기법을 활용할 때 목적하는 바 중의 하나이며, 이를 위한 장치들은“우리
가 사는 곳과 같은 일상적인 공간적 배경,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형의
시제, 영웅적 초인이 아닌 평범한 주인공, 지나친 수사나 비유에 의지하
지 않는 구어체의 묘사 등1)”이 해당된다.
>>가까운 거리.
가장 복잡한 시간구조 스타일은 현실세계와 사후세계가 번갈아 등장
하고, 종종 그 시간이 동시적으로 진행되며, 여러 등장인물 차원에서 서
술되며, 과거와 현재 순서가 섞이는 경우이다. 27화가 대표적이다.
시기1(사후) → 시기1(현실) → 시기2(사후) → 시기1(현실) → 시기3(사후) → 시
기2(현실) → 시기4(사후: 현실 시기2와 일치 가능) → 시기5(사후) →시기3(현
실) → 시기7(사후) → 시기6(사후 : 현실 시기3과 일치 가능) → 시기4(현실) →
시기3(사후) → 시기5(현실) → 시기8(사후) →시기9(사후)
화별 분석도 이렇듯 복잡한데, 30화 전체를 시간순서별로 정리하는
것은 이 논문의 분량상 불가능하다. 여기선 단지 시간배열구조가 이처
럼 아주 복잡하게 배열되어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2-3. <조명가게>의 등장인물
현실세계에서 이 곳에서 이상하게 나타나는 사람들 역시 두 부류의
사람이다. 코마에 있는 사람(모래남)과 죽었으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중석, 지영, 실종소녀)이다. 정상적인 형태의 사람들은 당연히
살아있는 멀쩡한 인물들이거나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양형
사와 장의사가 현실세계에 있으면서 사후세계와 소통하는 자로써 멀쩡
한 모습을 하고 있고, 조명가게 주인역시 중간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3. 독자에게 제공하는 미스터리 퍼즐 게임방식에 대한 예
: 지영과 현민의 서브스토리를 중심으로
15화. 지영이 큰 가방을 끌고 엘리베이터 1층에서 내리다가 현주엄마
를 만난다. 현민이 가방 속에 들었을까?(Q6) 지영은 처음 만났던 버스정
류장에 가서 차를 기다린다. 처음 만났던 순간을 회상한다. 1화에서 머
리를 계속 숙이고 있었던 이유가 그녀가 울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F1 해결). “내가 늘 이곳에서 기다렸다는 것을 당신은 왜 기억
못하지?”라는 독백에 이어 다음 칸에선 환한 곳에서 밝은 얼굴로 누군가
를 기다리고 있는 지영을 보여준다(F3, F4의 부분적 해결). 지영이 누구
고 현민이 누구며 둘은 무슨 관계인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된다.
>>이런 식으로...
4. 추리소설적 기법으로서의 미스터리 퍼즐게임
현재 읽고 있는 이야기의 그 다음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알고 싶도
록 만드는 것은 모든 서사물의 공통적인 특성이다. <조명가게>의 핵심
적 서사 전술은 독자에게 일종의 미스터리 퍼즐게임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분석했던 것처럼, 작가는 1화부터 30화까지 끊임없이
의혹과 암시, 복선을 제공한다. 그리고 플롯 구조와 시공간적 구조, 또
한 등장인물들의 설정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서사적 구성이 상당히
촘촘하며 세밀하다.
다양한 단서들, 암시들을 남겨두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 와서야
전체 그림이 완성되게 만드는 미스터리 퍼즐게임이라는 기법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러한 기법의 기원은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은 “하이메 레스트의 말처럼 연역
과 귀납, 가정적 추론 등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방법론을 중심으로 짜여
진 ‘구조의 유희’이며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에 의하면 문학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소설의 형식을 빌린 수수께끼 풀이’이다2)”. 물론 <조명가게>는
19세기 에드가 엘런 포우에서 시작했다고 보는 전통적인 추리소설은 아
니다. “추리소설의 중심에는 범행의 시공간적 미스터리가 놓여있으며,
그것을 푸는 추론적 과정(범인-용의자-탐정)이 소설의 중심서사를 끄는
것3)”이기 때문이다. 비록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추리소설에서 일상화된
서사 기법은 다양한 장르로 확장가능하다. 정희모는 추리가 서사를 이
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때 그것을 “추리의 서사적 기능화4)” 로
지칭할 수 있으며, 이는 “추리적 형식을 논리적 추론과정으로부터 서사
적 추론의 과정으로 전환시킴으로써 가능해졌다5)”고 정리한다.
“그렇다면, 추리소설적 기법이 추리소설이라는 제한적 장르의 벽을
것에 대한 번민과 수수께끼를 풀었을 때의 환희6)”이며, 이러한 기법은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즉 강
풀은 논리적 유추가 필요한 미스터리와 암시 및 복선을 활용해서 독자
들이 직접 퍼즐을 구성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독
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강풀적 스토리텔링의 주된
매력중의 하나이다. “독자는 매순간 이야기의 타당성을 따지고 논리적
증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서의 연결에 따라 또 다른 이야기의 짜
맞춤을 요구하게 된다7)” 물론 이 짜맞춤, 즉 퍼즐구성의 주체는 독자이
다. 작가는 그를 위한 세심한 장치를 설치해둘 뿐이다.
>>오~ 괜찮은데...
5. 결론
작품의 부제인 “가장 환한 곳의 공포.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
처럼, 처음엔 마치 조명가게가 있는 세계의 공포를 다루는 것처럼 보인
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이런 사후세계라기 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또는 사랑이라는 환희의 무서운 뒷면, 그 공포를 보여준다. 그러
면서도 물론 강풀은 실직과 생활고로 자살로써 가족들을 보호하려는 모
래남의 귓밥을 계속 파주는 간호사나, 자신 때문에 코마에 빠진 이들을
구하러 다니는 종만을 통해 휴머니즘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작가는 다른 그 어떤
작품보다도 도전의식을 부추기는 꼼꼼한 미스터리 퍼즐을 구성했는지
도 모른다. 또한, 그의 어떤 작품들보다도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도 공포
감을 제공한다. 결코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작가의 연출력이 그림체
의 부실함을 충분히 보상한다.
>>이런 그림체 지적은 불필요한 듯
언급할 거면 (왜 그런 테크닉이 뛰어나지 않은-글쎄?- 그림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으로 공포감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말하든가
미스터리 퍼즐에 가장 적합한 그림체, 또는 자신의
그림체에 가장 적합한 스타일의 서사를 구축해낸 것은 아닐까. 그렇다
면, 강풀이 동일한 스타일의 그림체를 유지하는 동안 독자들은 계속 미
스터리 퍼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논문은 서사구조의
복잡성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었고, 강풀의 연출방식과 미스터리 퍼
즐게임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향후의 연구과제로 남겨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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