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 나타난 신화적 상상력
- 웹툰 「신과 함께」를 중심으로
강미선
이렇게 웹툰이 활성화되고 많은 작품이 연재됨에 따라 최근 웹툰은 매
우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활용하면서 그 폭을 넓히고 있다. 그 중에는 우
리나라의 신화나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작품들도 있는데4), 이들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이다. 2010년
1월 8일부터 네이버에 연재 된 「신과 함께」는 한국의 전통 신과 저승관을
소재로 다루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론?
작품 선정 이유가 약한 느낌..
2. 한국 신화의 재해석
「신과 함께 ‒ 저승편」이하 「신과 함께」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요소는 작품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저승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저승은 우리가 일
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독교적인 ‘지옥’의 개념이 아니다. 「신과 함께」에
등장하는 저승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한국의 신화, 특
히 무속 신화에서 나타난 저승의 모습이다. 2장에서는 「신과 함께」의 공
간적 배경과 인물을 통해서 한국의 무속신화가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다.
1) 공간적 배경
「신과 함께」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그 중 저승이라는
공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이것은 ‘김자홍’의 이야기이다. 김자홍은 죽
은 뒤 저승차사와 함께 저승 입구인 ‘초군문’으로 간 뒤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저승 관문을 하나하나 통과한다. 따라서 이 이야기의 주요한 공간적
배경은 ‘저승’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저승’이란 어떠한 곳인가. 현대 한국인들은 서양의 기독
교적 내세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저승과 지옥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우리 조상들이 받아들였던 저승의 개념은 이승의 상대
개념으로 죽음 이후의 저세상이며 지옥의 상위개념이 된다. 죽음 이후의
세계인 저승에는 극락 내지 천당과 지옥이 다 있을 수 있기 때문6)이다.
원래 우리 민간신앙에서의 저승은 사람이 죽으면 가야하는 곳일 뿐, 공
간적이나 구체적인 개념을 띠고 있는 곳이 아니었다.7) 이러한 관념이 무
속의 특성상 오랜 시간 구전을 통해 거쳐 오는 동안 타종교의 영향을 받으
면서 저승의 모습이 형성되고 체계화된 것이다. 특히 지옥의 경우는 무속
에서는 원래 없던 개념이지만 도교와 불교의 지옥관의 영향을 받아 생성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8)
6) 조흥윤(1999), 「한국지옥연구 - 무(巫)의 저승」, ?샤머니즘 연구? 1권, 한국샤머니즘학회, 34쪽.
7) 안병국(2004), 「“저승” 관념에 관한 비교문학적 고찰 - 저승설화 연구를 위한 시론」, ?한국 사상과
문화? 26권, 한국사상문화학회, 328쪽.
>>이것들 재밌겠다 봐도 좋을듯
불교에서는 인간이 죽은 이후의 또 다른 세상인 ‘명계冥界’를 설정한다.
그리고 망자亡者의 생전 선업과 악업에 의해 극락정토와 명부지옥의 세계가
정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죽은 이가 생전에 했던 행위가 죽음
이후의 삶을 결정한다는 개념은 도교의 영향이 강하다. 도교는 인간의 죽
음은 기의 흩어짐에 불과하여 죽은 후의 존재에 인간의 의미를 상정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지만, 현세의 행위가 수명의 장단을 결정한다는 사고를
갖고 있으며 그것이 불교계에 그대로 전해졌다는 것이다.9)
>>헐 도교 입장 개충격;;;
김자홍은 49일 동안 심판을 받으면서 7개의 관문을 통과하게 되는데,
사실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지옥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자홍은
진기한과 함께 도산지옥에서 화탕지옥으로 가는 도중 삼도천을 지나면서
독사들의 습격을 받는다. 김자홍은 진기한 변호사의 기지로 무사히 그 강
을 건너지만, 원래 지옥의 개념에서는 죽은 이들이 독사들에게 끊임없이
물리며 7일 밤낮을 건너야 겨우 맞은편에 도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한빙지옥으로 가는 도중 업관을 지날 때 김자홍은 손발이 잘리게 된다.
진기한은 그 곳을 지나는 모든 죄인이 겪어야 할 과정이라며 김자홍의 손
발이 잘리도록 하지만, 살과 뼈를 살리는 꽃을 이용해서 김자홍의 손발을
살려낸다. 이 부분도 지옥에 관한 불경에 기록돼 있는 내용으로 송제대왕
청에 도착한 죄인들은 모두 손발을 잘라내고 그 상태로 다음 지옥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육칠일을 관장하는 변성대왕에게 가는 과정에서도 김자홍
과 진기한은 쇠공이 굴러다니는 강江을 염라대왕과 함께 만든 트랙터를 사
용하여 무사히 건너간다. 그러나 불경에 기록되어있는 내용에 의하면 번
성대왕에게 가는 길에는 철환소鐵丸所라는 곳이 있어 둥근 돌로 된 공이 서
로 굴러다니며 맞부딪치는데 이 길을 온몸으로 맞으며 꼬박 7일 동안 가야
만 변성대왕의 궐에 도착하게 된다.16)
결국 한국의 신화나 불경에 기록된 죽은 사람이 거쳐야 할 49일의 재판
기간은 단순히 심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이승에서 죄업으로 인한 벌을 받
는 기간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주호민 작가는 죽은 자가 치러야 할 고
난을 진기한 변호사의 기지로 수월하게 지나가도록 설정하고 있다. 이는
지옥의 모습, 고통의 과정을 보여주면서도, 독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장치
라고 볼 수 있다. 「신과 함께」에서 설정된 ‘변호사’는 생전에 남을 위해서
쓴 돈으로 선임할 수 있는 존재이다. 즉 생전에 다른 이를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베풀고 살면 어려운 지옥의 과정도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곱 번의 심판과 각 지옥의 모습 이외에도 「신과 함께」에는
한국의 신화를 차용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저승의 배경이 다수 등장한
다. 저승의 입구인 ‘초군문’, 서사무가 「바리데기」, 제주도 무가 「이공본풀
이」에 나오는 ‘서천꽃밭’ 등이 그것이다.
그 외에 저승과 관련된 여러 인물이 등장
하는데 모든 중생을 지옥의 고통에서 구원하
기 전까지 성불하지 않겠다고 서원한 지장보살은 ‘지장법률대학원’을 저승
최초의 변호사 양성기관을 만든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진기한과 같은 변
호사들이 저승으로 온 영혼들과 함께 각 관문을 통과하면서 영혼이 무사
히 49일을 지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설정 역시 저승에서 지장보
살이 하는 역할의 본질은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좋은 예
라고 할 수 있다.
>>보살님 감사합니다..
어
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진
기한이 ‘구원자’가 되는 것이
다. 김자홍은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진기한에게 혹시
‘신’이 아니냐며 묻지만 진기
한은 <그림 7>에 나타낸 것과
같이 모든 것은 김자홍이 생
전에 쌓은 업으로 결정되는
것이며 자신은 ‘억울하지 않게끔’ 짚어줄 뿐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한
다. 그러나 이 만화를 읽은 독자들은 진기한이 ‘신’임을 짐작하게 된다. 김
자홍이 ‘신 아니세요?’라고 묻자 진기한이 놀라는 장면, 저승의 대왕들이
진기한의 능력에 감탄하는 모습, ‘지장법률대학원’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편한 자리를 버리고 평범한 사
람들 속으로 뛰어든 점 등을 보면 그러한 짐작은 확신이 된다. 결국 김자
홍의 이야기는 ‘신’이 평범하고 선량하게 살아온 김자홍으로 대변되는 ‘우
리’를 변호하여 심판과정을 무사히 마치는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독자
들은 신의 도움으로 김자홍이 지옥에 가지 않는 것을 보고 안도하는 한편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탈일상을 통한 일상의 재발견
「신과 함께」의 큰 축을 담당하는 또 다른 이야기는 군에서 억울하게
죽은 원귀의 한을 세 저승 차사가 풀어주는 내용이다. 현실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은 많지만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원통한 죽음이 군대에
서 죽는 것’이라고 생각하고24) 그의 한을 풀어주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군
에서 죽는 것을 ‘개죽음’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흔하며, 실제로 군 의문사
에 관한 문제도 종종 매스컴을 장식하곤 한다. 가장 강력하고 폭력적인
권력이 지배하는 밀폐된 환경에서 가족과 떨어져 살다가 죽은 군인들은
죽음의 원인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족들과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은 죽음이 권력에 의해 은폐되는 모습을 보면서 자
신들의 나약함과 억울함을 느끼게 된다. 권력을 갖지 못한 자의 나약함과
현실의 불공평함을 뼈저리게 느끼지만 현실에서 이를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다.
그런데 이러한 억울함, 불공평함이 해소되는 곳이 바로 저승이다. 작가
는 현실의 불공평함과 억울함의 문제를 저승과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다.
비록 현실에서는 권력이나 돈으로 인해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억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결국은 저승에서 해소될 것이라는 위안을 보
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안의 서사
일반적으로 무자비하고 무
섭게만 여겨지던 저승차사가 이 작품에서는 인간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
해서 노력하는 친근한 존재로 설정된 것이다.25) 무속 신화에서 강림도령
이 원래 인간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결국 강림도령을 포함한 저승삼차사
도 ‘바리데기’나 ‘진기한’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도자라고 볼 수 있다.
>>인도자
여기에서 저기로
이승에서 저승올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현재의 삶에서 대안적 삶으로
4. 신화적 상상력이 주는 공감대
그
리고 이것이 정서가 다른 나라의
저승이 아닌 우리 신화의 저승에
서 이루어짐으로써 정서적 안정감
까지 함께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으음..?
친숙하면서도 색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작가는 이 삼도천을 ‘정비 사업’으로 직강화되어 위, 중간, 아래
의 구분이 없어진데다가 덕분에 세 곳 모두에 독사가 들끓게 된 곳으로
재해석하였다. 이 부분이 4대강 사업을 비유한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
다. 정비 사업으로 인해서 오히려 환경이 더 안 좋아졌음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삼도천 정비 사업으로 의령수가 베어진 덕에 죽은 사람의
옷을 벗겨 죄의 경중을 달던 현의옹과 탈의파는 저울로 옷의 무게를 재서
모터보트를 빌려주는 것으로 그 일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현
재 한국의 모습을 반영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친근함을 제공하는 한편, 원
전의 설정도 함께 알 수 있게 하는 효과를 불러온다.
>>맞아 맞아ㅋㅋ 이런 현대화 설정 재미있었지
그 밖에도 염라대왕의 업경이 리모트 콘트롤로 가동된다든지, 구글google
홈페이지를 패러디한 죽을Joogle, 스타벅스Starbucks를 패러디한 헬벅스Hellbucks
등 소소하게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는 요소는 웃음과 함께 현실과의 연결,
작품의 몰입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러한 성공적인 현대적 해석은 콘텐츠의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원전에 대한 흥미를 다시 불러 모으는 역할도 제공한다.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BBC의 3부작 드라마 <셜록Sherlock>의
경우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인 ?셜록 홈즈?의 재해석을 성공적으로 했다
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전에서 왓슨의 일기가 드라마에서는 블로그로 변
화한다든지, 원전에서 신문으로 정보를 접하던 셜록이 아이폰과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제공받는 것 등의 현대적 시각부터 원전을 교묘히 패러디
하여 만들어낸 탄탄한 스토리는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26) 드라
마 <셜록>의 이러한 성공적인 재해석은 ?셜록 홈즈? 원전에 대한 관심으
로 이어지는 효과를 보였다. 「신과 함께」도 한국의 무속 신화나 저승관을
충실히 반영하고 재해석함으로써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신화
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여겨진다.27)
>>재조명
>>트랜스미디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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