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쪽
이야기적 형태는 발전된 지식 담론의 형태들과는 반대로, 내부에 언어 게임의 다양성을 허용한다. 즉, 하늘, 계절, 식물상, 동물상에 관한 지시적 진술과 동일한 지시 대상에 관해 혹은 혈연 관계, 성별 차, 어린아이, 이웃, 외국인 등등에 관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규범적 진술, 그리고 도전의 에피소드(질문에 대답하기, 집단에서 한 요소를 선택하기) 속에 함축된 의문적 진술, 평가적 진술 등이 이야기 속에 쉽게 자리를 차지한다. 이야기가 기준을 제공하고 적용하는 능력들은 이야기의 긴밀한 조직 속에 상호 혼합되며, 이런 종류의 지식을 특징짓는 하나의 총체적 전망 속에 정돈된다.
이 이야기의 전달과 연관된 세번째 특징을 상세히 고찰해 보자. 이야기의 서술은 대개 그것의 화용론을 결정하는 규치겡 종속된다. 그렇다고 해서 제도에 의해 사회가 화자의 역할을 연령, 성별, 가족적 혹은 직업적 집단으로 지정해 버린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를테면 일상적 이야기 속에 내재하는 화용론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카시나와족의 한 설화 작가는 항상 일정한 도식에 따라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기에 ...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항상 들어 왔던 이야기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들어 주십시오." 그리고 그는 마찬가지로 변함없는 다른 도식으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여기에서 ...의 이야기가 끝납니다.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려 준 사람은 ...(카시나와족의 이름)이며, 백인 식으로는 ...(스페인 혹은 포르투갈식 이름)입니다."
105쪽
문제는 권력에 관한 담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정당화를 구성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이러한 것을 방해하는 것은 힘과 권리, 힘과 지혜, 다시 말하면 강한 것, 정의로운 것, 그리고 참된 것 사이의 전통적인 구별이다. 참/거짓에 관여하는 지시적 게임, 정의/불의의 영역에 속하는 규범적 게임, 효율성/비요율성이 기준인 기술적 게임을 구별
<옮긴이의 말>
리오타르에게 있어 선진 사회는 정보 사회 혹은 후기 산업 사회를 의미하며, 바로 이런 사회가 포스트모던적 사회를 지칭. 이 책의 주제는 고전적.모던적 사회에서 정립된 지식 개념이 포스트모던적 사회에는 어떻게 변화되고 있고 또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리오타르는 지식이 본질이 된 사회에서, 지식이란 '정당화'되고 '합의'되는 것을 짚어냈기에 더더욱 의미있는 저술가.
이전까지는 과학=객관적 진리=무조건 권위였다면, 리오타르는 이런 것들조차 다 언어 게임 안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며 진리를 진리이게끔 만드는 것이 사람들 간의 정당화임을 밝힘.
그리고 과학적 지식 / 이야기적 지식의 속성을 대비하면서,
이야기적 지식은 언어 게임의 다양성을 허용한다는 의미에서 그 긍정적인 가능성을 전망함
'언어 게임' 자체가 사회 주체들 간의 모색을 담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 정교하게 입증 가능한 방법론은 아니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야기와 담론의 경향과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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