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
가령 실력 차이가 있는 두 플레이어 사이에 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해 카드놀이의 경우에는 조커(joker)를, 체스의 경우에는 말 하나를 더 주는 경우가 그러하다.
p.13
놀이란 자진해서 받아들여진 자발적인 제약의 전체
p.14
이상이 다양하고 풍부한 의미인데, 놀이 그 자체가 아니라, 놀이가 표현하고 발전시키는 심적 경향이 확실히 문명의 중요한 요소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의미들은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 여러 의미들은 전체성, 규칙, 자유의 관념들을 함축하고 있다.
p.21-22
놀이는 사치스러운 행위로서, 여가를 전제로 한다. (...) 노동과 과학은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축적하여 얼마만큼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반해, 놀이는 본질적으로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를 폐기[무효화]하기 때문이다.
p.26
문화 영역에서의 놀이정신의 창조성에 대한 탐구
p.28
사실 어떠한 부도 어떠한 작ㅍ훔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이 놀이의 하나의 특징이다. 이 점에서 놀이는 노동이나 예술과 다르다. 한번의 승부가 끝나도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은 채, 모든 것은 다시 동일한 곳에서 시작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수확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물건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걸작이 탄생한 것도 아니고, 자본이 증가한 것도 아니다. 놀이는 순수한 소비의 기회이다. : 시간, 에너지, 재치, 솜씨의 소비이며, 놀이도구를 사거나 경우에 따라서 놀이장소를 임대할 경우에는 종종 돈의 소비이기도 하다.
p.46
아곤과 알레아는 상반된, 대칭적인 태도를 나타내지만, 양자 모두 동일한 규정에 따른다. 그것은 현실에는 없는 순수하게 평등한 조건을 놀이하는 자들 사이에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규정이다. (...) 아곤이든 알레아든 놀이라는 것은 현실생활의 정상적인 상태인 혼란을 완벽한 상황으로 대체하려는 시도이다.
p.50
가면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숨기고 실제의 인격을 해방시켜 그 결과로서 얻어지는 방종의 분위기를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p.131
이 가면을 쓰고 제식을 집행하는 자는 신, 정령, 조상으로서의 동물, 무시무시하고 풍요로움을 주는 갖가지 종류의 초자연력으로 변신한다.
+301쪽부터의 참고자료에 가면/카니발에 대한 이야기 추가로 다뤄짐
p.57
이 자유란 쉬고 싶은 욕구이며 아울러 기분전환 및 변덕스러움의 욕구이다. 이 자유가 놀이의 필수불가결한 원동력이다.
>>이 자유를 학문적으로 개념화하면 어떨까?
>>어려울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심리적/정서적/감정적 반응인 점이 큰 데다가
하나로 정해진 방향성의 힘이 아니라 기분전환이나 변덕스러움 등 다채로운 것들이 '자유'로 퉁쳐져 있는 상태라 분화하기 어려움
p.85
아곤, 알레아, 미미크리에 있어서는 어떤 경우에도 놀이의 강렬함이 병적인 일탈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주모갷야 한다. 병적인 일탈은 항상 일상생활에 의한 오염에서 나온다. 놀이를 지배하는 본능이 절대적인 약속을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고서 시간 및 장소의 엄격한 한계를 넘어설 때, 그러한 일탈이 일어난다.
>>게임 중독도 게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일상 생활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때 문제가 됨
p.90
루두스, 파이디아 : 놀이의 범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노는 태도를 나타냄
p.105
여러 가지 종류의 놀이를 지배하는 원리들ㅡ우연이나 기량, 운이나 증명된 우월성ㅡ이 놀이의 폐쇄된 세계 밖에서도 역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원리들은 놀이의 세계를 절대적으로, 저항없이 그리고 말하자면 물질도 중력도 없는 가공의 세계로서 지배하지만, 이에 반해 현실의 인간관계가 뒤얽힌 혼란된 세계에서는 그 원리들의 작용이 결코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지고의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처음부터 한계까 정해져 있지도 않다는 것을 잘 명심할 필요가 있다.
p.127
펀치는 자기 아내와 자식을 죽이고 거지에게 동냥을 주지 않으면서 그를 심하게 때리며, 갖가지 종류의 죄를 저지르고 사신과 악마를 죽인다. (...) 관객들이 그토록 많은 끔찍한 짓에 박수를 보낸다고 해서, 그 고의적인 풍자 속에서 그들의 이상상을 찾는 것은 확실히 잘못일 것이다. 관객이 그 끔찍한 짓들을 칭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요란스럽고 악의 없는 즐거움이 그들의 마음을 풀어준다. 파렴치하고 의기양양한 꼭두각시에서 환호를 보내는 것은 현실에서 도덕이 자신들에게 가하고 있는 무수한 구속과 금지에 대해 별로 큰 돈 들이지 않고 복수하는 것이다.
p.163
민주주의의 진보란 바로 공정한 경쟁, 권리의 평등, 조건들의 상대적인 평등 등의 전보였다. 특히 조건들의 상대적인 평등은, 실효가 있기보다는 오히려 종종 추상적인 것에 머무르는 법적평등을 실질적으로 사실 속에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p.167
모든 사회는 (...) 부유함과 빈곤, 무명과 영광, 권력과 예속의 대립이 존재한다. 시민의 평등이 선언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법률상의 평등에 불과하다. 출생은 해제될 수 없는 저당권처럼 모든 사람들을 계속 덮쳐 누르고 있다. 그것은 자연과의 연속성, 사회의 관성을 나타내는 우연의 법칙이다. (...)
재산, 교육, 가정환경 등 외적이지만 종종 결정적인 힘을 지닌 상황 모두가 법에 쓰여있는 평등을 실제로는 무효화한다. 특권자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것을 가난한 자가 만회하는 데에는 때때로 수세대가 필요하다. 공정한 아곤을 하도록 약속된 규칙은 공공연하게 조소당한다. 가난하고 구석진 시골에 사는 농업노동자의 아들은 아무리 재능이 있다하더라도, 수도의 고급관리의 과히 영리하지 못한 아들과 단번에 경쟁할 수 없다. 대학 교육을 받는 청년들의 출신은 사회의 유동성(사회이동의 정도)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되는 통계대상이다. 명백한 진보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유동성이 사회주의 국가들에서조차 미약한 상태에 있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p.178
생활에서의 경쟁은 엄격하고 가차 없지만 단조롭고 싫증나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한을 축적시킨다. 그것은 사람을 소모시키고 낙담하게 한다. 왜냐하면 직업을 통해 얻어지는 급료만으로는 그 생활조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나 복수를 갈망하게 된다. 사람을 열광시키는 동시에 진짜 지위향상의 기회를 단번에 주는 [일상생활의 활동과는] 반대의 힘을 지닌 활동을 사람들은 꿈꾼다.
>>알레아(로또 등..)
스타는 성공의 화신이며, 일상생활의 몹시 힘들고 천한 무력감(타성)에 대한 또 탁월함을 거부하는 사회의 난관에 대한 승리 및 복수를 나타낸다. (...) 아무 남자나 여자를 스타로 떠받는 것 같은 이 신격화는 기존의 계급질서를 조소하며, 각각의 사람을 짓누르는 생활조건의 숙명을 멋지고도 철저하게 타파한다.
p.251
만일에라도 수학이 놀이의 대수학이 될 때는, 놀이는 곧바로 파괴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놀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놀이의 즐거움은 승부에서 질 위험과 떼어놓을 수 없다. 조합에 대한 고찰이 상황에 대한 이론적 해명에 성공할 때마다, 결과의 불확실함이 사라지며 동시에 놀이의 재미도 사라진다. 갖가지 변화의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p.252
하수의 미숙함을 이용해서 큰 기쁨을 맛보는 자는 아무도 없다. >>>돈이 걸린 포커라면 그럴지도... 이 경우 놀이가 아니라 단순 돈벌이라 그런가?
반대로 하수가 모르고 있다면, 불패(不敗의 수를 가르쳐주려고 안달한다. 왜냐하면 놀이는 무엇보다도 우월함의 증명이며, 즐거움은 힘을 겨뤄보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p.257
<호모 루덴스>는 반대로 놀이 속에서 순전히 쓸데없는 것을 본다. 그는 놀이를 일차적인 활동으로, 즉 우선 맨 먼저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 반대(진지하고 일상적인 매일의 생활)를 통해서 정의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다른 것에 비해) 설명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기본적인 범주로 평가한다.
p.265
놀이의 장(시합장, 트랙, 링, 무대나 체스판)을 신중하게 격리시키는 것은, 오로지 그곳이 특별한 규약이 지배하는 특권적인 공간이며 그곳에서는 그 특별한 규약과 일치하는 행동만이 의미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이다.
p.282
내가 수많은 놀이를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한 네 개의 동기(動機) : 자신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것 / 운명의 은혜를 추구하는 것 / 허구의 세계에서 역할을 연기하는 것 / 고의적으로 일으킨 현기증을 즐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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