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체
[ 告白體 ]화자가 자신의 경험을 서술하는 소설의 문체, 혹은 자전적인 체험의 직접적인 토로라는 서술적 유형을 말한다. 고백의 양식은 기독교의 참회에서 비롯된 것으로, 서구 사회에서 고백은 중세 이래로 진실을 드러내는 중요한 의식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최초의 작품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이다.
중세적 고백이 절대자에 대한 동일성과 가치를 확인하려는 타인지향적 성격이었다면, 근대적 고백은 말하는 사람 자신의 행위와 생각에 대한 스스로의 확인이라는 측면이 강조된다. 듣는 사람보다는 말하는 사람이 담화를 점유하는 형식 자체에서 근대적 주체의 독자성과 주체의 내면의 독립성, 즉 근대 주체의 절대화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고백체의 하위 양식으로 서간체와 사소설이 있다. 서간체는 고백체가 형식 자체를 결정짓는 서술의 형태이다. 최초의 서간체 소설은 영국의 리차드슨(Richardson)의 『파멜라』로, 이는 근대 소설의 효시이기도 하다. 독일에 수용된 서간체 양식은 괴테(Goethe)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은 서간체 소설을 등장시키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서간체 소설의 발흥에 매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사소설은 일본 문학의 전형적 형식으로, 작가 개인의 생활과 관련된 사건이나 현상을 주제로 하여 작가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하여 서술하는 1인칭 형식의 소설이다.
고백체는 한국 근대 문학의 초기 단계에서 다수 발견된다. 근대 초기 일본과 한국에서는 자신을 모델로 삼는 사소설이 유행하였다. 고백체는 일본의 백화(白樺)파 작가들이 즐겨 쓰는 형식으로, 일본 타이쇼오(大正)기를 대표하는 문학 장르이다. 백화파 고백체 소설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까지 속속들이 파헤쳐서 인생의 숨겨진 부분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본을 통해 서구 근대문학을 접하던 근대 초기 한국 작가들은 기독교적 고백 형식과 사랑이라는 근대적 주제를 지닌 고백체 소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한국문학사에서도 등장인물이나 화자의 내면 고백이 서간체 양식으로 이루어진 소설이 근대 초기에 대거 등장하게 된다. 이광수의 「어린 벗에게」는 최초의 서간체 고백 소설이며, 1920년대 초에 이르면 내면고백체 형식의 소설들이 많이 발표된다. 자아의 자기 확인으로서의 내면고백체는 우리 근대문학 형식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곽승미)
- 참조어
- 자서전, 사소설, 서간체, 비평용어사전 편찬의 경과와 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