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면, 현대 사회에서의 텔레비전의 기능이 매스 미디어의 기능인 환경
감시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
고, 나아가서는 사회적 현실(social reality)까지도 구성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본 연구는 가족의 전형적 이미지를 통해서 가족 이데올로기가 재생산되는 과
정을 대중매체 특히 텔레비전 매체의 광고에서 재생산되는 과정을 밝히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텔레비전 광고가 생산해내는 가족 이데올로기는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이를 수용자들이 어떻게 수용하며 그렇게 수용된 이데올로기들이 수용
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가족이 지금과 같은 하나의 정서적 공동체라는 이데올로기가 근대성의
산물이며 중산층의 이데올로기10)이었다는 것을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이 광고에
나오는 가족의 배경은 거의 모든 경우 중산층 혹은 상류층에 해당된다. 가족은 노
동자 계급의 가족, 저소득층의 가족, 그리고 중산층이나 상류층의 가족은 그 특징
이나 기능이나 역할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만, 마치 이 사회에는 하나의 모습으로
대변되는 가족이 존재하는 것처럼 가족에서 계급의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를 은폐
시키려고 하는 가족 이데올로기를 발견한다.
정상가족 신화(가족 구성원의 정형성):
우리가족 신화(가족의 경계 강조, 혈연가족 강조):
광고가 보여주는 가족 이미지나 가족적 현실은 광고를 텍스트분석 함
으로써 광고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의미들을 읽어내는 것 즉 그것이 말하고자하는
가족 이데올로기는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광고가 보여주는 가
족 이미지나 가족적 현실을 수용자인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광고가 생
산하는 가족 이미지나 가족적 현실은 모든 수용자들에게 똑같이 읽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가족 이데올로기의 어떤 부분에서 수용자들은 반응을 달리하는가.
이데올로기가 매체와 사회를 연결시키는 중심적 범주로서 연구되는 것은 루이
알뛰세(Louis Althusser)와 안토니오 그람시(Anthonio Gramsci)에 의해서 이다.
알뛰세와 그람시는 마르크스의 전통 안에서 발전한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이데올
로기는 지배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옹호하기 위해 사회의 구조적 관계를 모호하
게 하거나(은폐시키거나) 변환시킴으로써 사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왜곡하는 것
을 말한다. 마르크스주의에서의 이데올로기는 구성원들의 의식을 지배함으로써 자
본주의 사회의 억압을 정당화하고 혁명을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며, 부정
적 의미의 허위의식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실재’를 왜곡하고 존재의 참된 물질적
조건을 은폐하는 근원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알뛰세는 허위의식으로서의 이데올로기를 배격하고, 오히려 이데올로기
를 인간과 그 자신의 존재 조건에 대한 체험된 관계들의 표상이라고 정의한다. 알
튀세에게 있어서 이데올로기는 지배계급들에 의해 피지배계급들에 주어지는 고정
된 체계의 사상들이 아니었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실천되는 속에서,
즉 사람들이 그들 스스로와 사회에 대한 그들의 관계를 생각하고, 행동하고, 이해
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되는 역동적 과정이었다.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고정된 체계의 생각들이 아니라, 항상 과정 중에 있고 이 기구들의 일상적인 작용
들 속에서 스스로를 계속 재생산하는 역동적인 사회적 실천이다. 이는 이데올로기
는 거대제도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이라는 미시적 차원에서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개인은 주체(subject)라는 것과 대체될 수 있는데, 개인은 자연
에 의해서 생성되지만 주체는 문화에 의해서 생성되기 때문이며, 주체에 대한 이
론들은 사회 내에서 사람들의 공통적인 경험들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알뛰
세는 우리가 모두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ISA: Ideological State Apparatus 가
족, 교육체계, 언어, 미디어, 정치체계)에 의해 이데올로기내의 주체들로 구성된다
고 믿었다.17) 그리고 이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들의 실천 속에서 자연화된 이데
올로기 규범들은 우리를 위해 세상의 의식을 구성해 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
한 우리들의 의식, 자기 정체성에 대한 우리들의 의식, 다른 사람들과 일반적인 사
회와 우리들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의식 또한 구성한다.18)
이데올로기는 주체를 형성하고, 관념을 생산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이데올로
기이며 그것의 효과로서 인간의 주체가 구성된다는 것이다. 주체는 이데올로기 국
가 기구가 유포하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되고, 그 가운데서도 특히, 언어와 대
중매체는 주체의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인간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자신에게 부과되는 주체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알뛰세의 ‘호명 interpellation'(J.
Fiske, 1987)이라는 개념은 매체의 주체 형성 방식을 설명한다. 우리가 어떻게 불
리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사회적 관계가 규정되고 자연스레 사회 구조 내로 편입
는데, 다시 말해서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당연시하는 사회의 관습과 구조, 이미지
안에 살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해서 그것의 존재와 영향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것은 무의식적인 것이다.(그래엄 터너, 1995) 이데올로기를 통
해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고 행위를 하는 방식을 사회 현실과의 자연스러운 관계
속에서 내면화함으로써 사회의 지배 가치나 행위 양식 등에 무의식적으로 편입된
다는 것이다. 개인은 항상 이데올로기의 부름을 통해 주체로 변화되기 때문에 개
인은 누구도 이데올로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가족 이데올로
기 안에 들어가는 것이 그 예이다.(김연종, 1998))
20) 이데올로기 국가 기구들은 절대적인 진리나 객관적인 기준으로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
지만 이데올로기의 생산에는 권력이나 이해관계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때문에 다양하지만 내부
적으로 잘 구조화된 전체는 각자의 공통 이해관계에 따라 연계되는 다양한 수준의 실천을 나름대
로 행사한다. 알뛰세는 이런 연계성을 구조적 인과성 structural causality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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