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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격변과 한국의 현대성 : 근대성의 부재 혹은 과잉? / 김정훈 (1)

snachild 2014. 5. 12. 01:38



이 글은 정치적 격변이 만들어낸 한국의 현대성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제도와

주체의 두 측면에서 검토하는 글이다. 이 글은 한국에서는 근대의 부재 혹은 근

대의 과잉이 있었다는 기존의 논의와 달리 다른 근대 혹은 다른 근대적 주체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한국적 근대의 특수성은

‘통제된 분화’라는 식민적 근대화 메커니즘에 의해 형성되었고, 이러한 제도적

메커니즘에 대한 주체의 대응과정 속에서 주술, 경제적 합리성, 사익을 구성요

소로 하는 한국적 정체성, 즉 ‘연고주의적 주체’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글은 민주화 이후 또 다른 주체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화라는

해방의 계기에 의해 제도적 분화가 진행되었고 이러한 제도적 분화와 ‘정보화’

라는 후기근대적 현상이 결합하면서 ‘네트워크형 주체’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헐 재밌을 것 같다

>>비동시성의 동시성 저번에도 다른 논문서 봤는데 뭔 소리지?


1) modern(ity)은 번역자의 관점에 따라 근대(성) 혹은 현대(성)으로 번역된다. 이 글에서는

두 단어를 문맥에 따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불과 100여년에 걸쳐 이루어진 독립, 산업화, 민주화의 과정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동시 성취라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과로 나타났지만,  ....

위의 사건들을 일별하다 보면 한국 현대사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계기를

발견하게 된다. 억압의 계기와 해방의 계기가 그것이다. 식민, 분단, 독재가

억압의 계기라면 민족해방, 민주화, 탈분단의 시도들이 저항과 해방의 계기라

할 수 있다. 한일합방 이후에 3·1독립운동이 있었고, 분단과 독재로 점철된 시절

에도 탈분단과 저항의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한국의 현대사

역시 ‘기술적 근대와 해방적 근대’(월러스틴, 1996)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적 현대성은 서구적 근대성의 체현과정임과 동시에 전통적 행위양식

및 의식의 재생산과정이라 할 수 있다.

억압과 해방, 근대와 전통의 상호작용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한국의 현대성 혹은 한국인의 정체성이 매우 복합적임을 의미한다. ‘순종

적이면서도 저항적이고 현대적이며 전통적’이라는 상호모순적인 형용어를 통해

서만 한국인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현대성이 매우 복합적인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되었으며, 동시에 위에서 언급했듯이 매우 급격

한 사회변동을 통해 이러한 요소들이 상호 접합되어 특정한 현대성 혹은 정체성

을 구성했음을 의미한다.

이 글은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현대성과 그러한 현대화 과정에서 창출된

한국인의 정체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 글이 한국의 현대성에서

주목하는 것은 ‘비동시성의 동시성’2)이다. 특히 이 글은 한국 현대의 특징인

‘비동시성의 동시성’이 단순히 문화지체현상이 아니라 한국적 현대에 만들어진

특정한 메커니즘에 의해 재생산된다고 인식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통과 근대

는 억압과 저항이라는 계기와 만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한국적 정체성으로

언급되는 연고주의, 권위주의, 집단주의 등은 전통의 유제가 아니라 한국적

현대성의 제도적 특성과 그것에 대응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

로 형성된 것이다(김광억, 2006; 하용출, 2006). ‘비동시성의 동시성’은 구조와

행위 혹은 제도와 전략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한국 현대성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 비동시성의 동시성은 블로흐의 개념이다. 개념소개 및 한국적 적용에 관해서는 박설호

(2003), 강정인(2008, 2009) 참조. 전통, 근대, 탈근대가 공존하는 ‘비동시성의 동시성’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매일 확인되는 현실이다. 세계 최첨단의

IT 선진국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현모양처’발언을 하는 것이나, 세계 최고의

전자업체인 삼성이 황제, 세습경영을 하는 것은 이것을 잘 보여준다.



3절이 주로 식민적 근대화에

의해 만들어지고 분단과 독재를 통해 재생산된 정체성을 규명한다면, 4절은

저항의 계기를 통해 구성되고 민주화와 정보화를 통해 새롭게 형성된 정체성을

다룬다.3)




3) ... 이 글은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서 분단 / 탈분단, 민주 / 반민주, 자본 / 노동이라는

균열구조 외에 식민/ 탈식민이라는 균열구조가 핵심적이라는 필자의 문제의식(김정

훈, 2010: 서론)을 현대성의 관점에서 발전시킨 것이다.


>>나 이 필자 마음에 들려고 해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러한 지적 식민성을 오리엔탈리즘으로 잘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서구적 개념을 통해서도 한국 사회가 어느

정도 설명된다. 국민국가, 민주주의, 계급 등등의 개념을 통해서 한국 사회를

설명해도 무리 없이 설명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즉 우리의 제도와 의식이

이미 서구화· 현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혼종성

(hybridity)은 세계화의 문화적 특징이기 이전에 현대의 문화적 특징이다(Hall,

1992b). 지적 혼혈의 관점은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나는 서구와 전통이,

전근대, 근대, 탈근대가 그리고 억압과 저항이 특정하게 접합된 어떤 인식의

지점에서 사고하고 있는 것이다.

지적 혼혈의 관점은 오리엔탈리즘이 극복하고자 하는 사고, 즉 본질주의적

사고 혹은 스테레오 타입적 사고(Hall, 1992a)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


동양의 주체들이 스스로를 정립하면서 서구를 타자화하는 방식,

즉 옥시덴탈리즘(천, 2001; 김정훈, 1999)



비서구사회의 주체는 서양 혹은 서구적 근대성을 단순히 모방·복사한 것이

아니라 서구를 규정함으로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구성했다(Chatterjee, 1986,

1993). 내재적 관점은 비서구사회의 주체가 서구적 근대를 규정함으로써 스스로

를 어떻게 규정했는지를 검토하는 접근을 의미한다.5) 그리고 이는 비서구사회의

주체가 서구를 어떻게 수용했는가만이 아니라 전통을 어떻게 재구성했는가를

추적하는 것이며 동시에 식민적 상황 혹은 압도적인 서구의 힘 앞에서 비서구사

회의 주체가 어떤 특정한 아비투스를 구성했는가를 탐색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한국의 주체들이 압도적인 식민의 힘 앞에서 어떤 담론적·물질적

자원을 활용하여 어떤 혼성적 정체성을 형성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이 글은 식민은 단순히 서구적 근대규율의 이식과정이

아니라 근대와 전통의 접합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탈식민의 과정은

단순히 탈근대의 문제의식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더욱 복합적인 과정이다.

다음으로 이 글은 담론만의 접합이 아니라 구조와 행위의 접합, 즉 전략을 통해

형성된 아비투스를 중시한다. 실천의 아비투스는 지적 담론 그 자체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식민지 주민들은 압도적 식민권력에 맞서 생존하기 위해

담론이라는 문화자본을 활용하지만, 또한 경제자본 및 사회자본을 활용한다.7)



이 글은 식민은 단순히 서구적 근대규율의 이식과정이

아니라 근대와 전통의 접합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탈식민의 과정은

단순히 탈근대의 문제의식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더욱 복합적인 과정이다.

다음으로 이 글은 담론만의 접합이 아니라 구조와 행위의 접합, 즉 전략을 통해

형성된 아비투스를 중시한다. 실천의 아비투스는 지적 담론 그 자체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식민지 주민들은 압도적 식민권력에 맞서 생존하기 위해

담론이라는 문화자본을 활용하지만, 또한 경제자본 및 사회자본을 활용한다.7)




주체 혹은 정체성은 구조와 행위, 제도와 전략의 상호작

용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글은 현대를 베버의 정의에 따라

의식에서의 합리화와 구조적 측면에서의 분화로 정의한다(터너, 2004: 33).10)


10) 현대(성)은 1980, 1990년대 전 세계적인 현대성 논쟁을 가져올 정도로 관점과 정의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개념이고, 분과학문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접근된다. 따라서 현대

(성) 개념 자체를 검토하는 것은 이 논문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다. 이 글은 현대(성)이

제도적 분화의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Giddens, 1990; 김동노, 1998), 현대성은 기술적

근대와 해방적 근대(월러스틴, 1996), 도구적 이성과 소통적 이성(하버마스, 2006)

억압적 계기와 해방적 계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관점에 입각한다. 또한 현대적

주체는 계몽주의적 주체, 사회학적 주체, 포스트모던 주체 등 다양하게 상상되었으며

(Hall, 1992b), 세계화와 정보화를 특징으로 하는 후기 근대(late modern)에는 ‘공유적

정체성’(리드비터, 2009)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현대성과 정체성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미학적이고 주관적인 정체성(Lash and

Rriedman eds, 1992)보다는 제도와 전략 간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사회학적 정체성에

더 관심을 둔다.


>>리드비터 공유적 정체성 찾아볼 것


리드비터, 찰스. 2009(2008). 이순희 옮김.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21세기북스.



 

한국에서 식민적 근대화의 제도적 특징이 해방 이후에도 어떻게 재생산되고

있는지를 잘 표현하고 있는 개념이 ‘소용돌이의 정치’(헨더슨, 2008)이다. ‘사회의

여러 능동적 요소들을 권력의 중심으로 빨아올리는’ 소용돌이의 정치는 권위주

의 시기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었고, 이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변형된

형태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식민적 분업체계에 의해 형성되는 핵심적인 아비투스는 ‘주술’이라

할 수 있다. 주술적 수단에 의존했던 일들을 기술적 수단과 계산에 의해 해결하는 것을 합리화라고 한다면 식민지에서도 합리화가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합리화를 탈주술화, 즉 세상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관점으로 이해한다면17)




4. 민주화와 새로운 주체의 형성


서구가 다양하듯이 동양도 다양하고, 그런 의미에서 서양을 받아들이는 동양

의 주체 혹은 그 주체가 형성한 근대의 담론 역시 다양하다.



1) 현대성과 민주화

근대화의 제1원칙 혹은 근대성에서 집단적 투쟁의 주요 원리는 ‘이단’과 ‘정

통’에 관한 것이다(래시, 1993). 탈주술화를 특징으로 하는 근대적 합리화 과정은

베버가 주장하듯이 다신교의 사회를 만들어내고, 이것은 정통과 이단의 투쟁이

일어나는 담론투쟁의 장(Bourdieu, 1977) 혹은 비판적·합리적 토론이 일어나는

‘공론장’(하버마스, 2001)이 형성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시민사회의

자율적 토론이 식민권력에 의해 지속적으로 통제, 억압되는 공론장으로 재편되

면서 위에서 언급했던 ‘연고주의적 주체’를 재생산하는 일종의 ‘의사(pseudo) 공론장’으로 재편되었다.



현대성 및 정체성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사회이다. 시민사회가

자율성을 획득했다는 것은 연고주의적 주체를 생산하는 제도적 강제가 사라졌다

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시민사회내의 정체성의 정치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

혹은 주체가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고주의적 주체’와는 다른 새로운 자율적 주체의 형성은 시민사회의 정체성

변화만이 아니라 국가 및 경제를 변화시킴으로써 식민적 근대화의 제도적 메커

니즘을 완전한 해체하고 새로운 제도를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2) 민주화, 정보화의 효과와 네트워크적 주체


첫째, ‘장소귀속탈피’(Giddens, 1990)가 이루어졌다. 사이버 정체성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사람들은 기존에 정체성을 규정해왔던 다양한 사회화의 장소, 즉

가족, 학교, 대중매체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새로운 시공간

체험은 한편으로 기존의 민족국가마저도 넘어서는 무한한 시공간 압축을 통해

일어나는 것임과 동시에 다른 한편, 기존의 사회화의 장소에 대한 재사유, 즉

연고주의적 주체에 대한 재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었다.

둘째, 인터넷은 사람들의 시공간 경험만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위양식을 변화시킴으로써 기존의 권위형성메커니즘을 변화시켰다. 인터넷에

서 행위자들은 더 이상 장소에 귀속된 소비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프로슈머

혹은 프로암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생산자이며 소비자이다. 정보의 소비자에

서 생산자로 변화하면서, 또한 집단지성을 형성하면서(리드비터, 2009) 사람들은

기존의 지식권력, 특히 제도언론의 지식권력에 대해 성찰적 능력을 갖게 되었고,

이를 통해 기존의 권위를 부정하고 소통적 권력을 형성할 수 있었다.27)

셋째, 이러한 새로운 경험은 토크빌 효과를 만들어냈다. 인터넷상에서 만들어

지는 수많은 블로그와 카페, 그리고 토론방에서의 경험은 토크빌적 ‘내부효과’와

‘외부효과’(뉴튼, 2003)를 발생시켰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비판적 합리적 토론을

통해 민주적 덕목을 획득하는 내부효과가 발생하고, 이러한 내부효과가 촛불시

위와 같이 전체사회의 합리화 및 민주화를 추구하는 외부효과로 나타나는 새로

운 사회화 양식이 형성되었고, 이 속에서 새로운 주체들이 형성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퍼트남적 의미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사회자본인 근대적 ‘자발적

결사체’가 인터넷을 통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이다(김정훈, 2010: 3장).

민주화와 정보화의 접합, 다시 말해서 현대성과 후기현대성의 접합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주체를 기존의 ‘연고주의적 주체’에 대비해 ‘네트워크형 주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성찰적이라는 의미에서 더 이상 주술적이지 않고, 소통적이라

는 의미에서 경제적 합리성만을 추구하지 않으며, 집단지성이라는 말이 보여주

듯이 사익만이 아니라 공익을 형성하며, 연고주의 집단이 아닌 자발적 결사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이익을 추구한다. 이런 점에서 새롭게 나타난 주체를

‘네트워크형 주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고주의적 주체’가 하나의 현대성, 즉 계몽적 이성의 과잉으로 포착할 수

없는 다양한 정체성의 접합이듯이 최근 부상하는 ‘네트워크적 주체’ 역시 다양한

정체성의 접합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적 주체는 너무 늦게

나타난 소통적 합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세계사적으로 너무 빠른 ‘공유

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고, 또한 경제적 합리성이지만은 않은 도구적 합리성을

동시에 발전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