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국내 화장품 잡지광고의 여성상 연구 : 기호학적 분석을 중심으로
(要約) :
광고는 한 사회의 경제적 의미를 넘어서 이데올로
기적 영역까지도 포함하는 상징적 의미체계를 만들고
총체적인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해독하는 일은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다양한 광고의 종류 중에서 특히
여성상(女性象)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화장품 잡지광
고’를 연구대상으로, 이를 통해 과거부터 존재해왔던
여성의 미(美)에 대한 욕망과 이데올로기, 사회문화적
담론으로서의 여성상이 어떻게 표현되고 진화해 가는
지를 알아보았다. 연구범위는 1990년대로 한정하여,
<여성동아(女性東亞)>에서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수
집한 총 214개의 사례를 바탕으로 여성상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추출된 키워드를 바탕
으로 대표사례를 선택하여 주디스 윌리암슨(Judith
Williamson)의 기호학 이론에 근거한 텍스트 분석모
형을 원용하여 해석하였다.
그 결과, 과거부터 내려오던 여성스러움을 강조하
는 광고가 대다수 존재하긴 했지만, 90년대는 당대
사회문화적 특징과 관련하여 ‘활동적인’, ‘관능적인’,
‘자연스러운’, ‘여성적인’, ‘자연스럽고 여성적인’, ‘고
급스러운’, ‘합리적인’ 여성상의 표현을 통한 다양한
여성상이 공존했던 시기임을 확인하였다. ‘광고는 해
석되어야 할 세계’라 했던 윌리암슨의 말처럼, 광고는
시대의 거울, 주체의 상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문화
이데올로기의 재생산 기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진
정한 광고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광고의 바로읽기
는 끊임없이 시도되어야 할 과제이다.
(주제어)
화장품 잡지광고, 기호학, 여성상.
다양한 광고들 중에서 특히 ‘화장품 광고’는 그
시대 여성들의 사고를 가장 민감하게 표현하는 도구
라 할 수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에서부터 화장
법, 의상, 동작 등을 통해서 우리는 그 시대의 이상적
인 ‘여성상(女性象)’에 대한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으
며 그것을 시대적 특성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있다.
과거부터 여성의 미(美)에 대한 욕망은 존재해 왔고,
이것은 단순히 여성에게만 머무는 차원이 아닌 사회
적 담론으로 존재해 왔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1990년대 화장품 잡지광
고를 대상으로, 이 시대 광고에 나타나는 여성상의
변화를 사회문화적 맥락과 기호학에 근거하여 알아보
고자 한다.
기호학
적 분석을 더욱 정교히 하였는데, 가장 핵심적인 명
제는 광고에서의 ‘문화적 지시체계(Referent System)’
와 '이데올로기'에 대한 언급에서 나타난다. 윌리암슨
은 하나의 광고 내에서 여러 기호의 집합에 의해 지
시되고 있는 외재적 현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신화이
고, 또 하나의 기호집합체라 하였다. 이러한 신화체계
를 문화적 지시체계라 부르고 이것이 '문화사회적 이
데올로기'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윌리암슨은 광고는 이데올로기적 기구로서, 주체
에게 상상적인 것을 통해 주체 자신을 재현해줄 수
있다고 했다. 광고는 주체에 대한 적극적 관계 양상
속에서, 가능하지 않은 ‘통일된 자신(unified self)’ 즉
‘자아-이상’의 채워지지 않는 허구적 욕망을 만들어
낸다.10) 광고는 주체의 상징을 통해 욕망을 끌어내며,
그에게 사진 속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암시한다. 그
러나 객관화된 주체의 이미지와의 결합은 불가능한
것으로, 상상적 수준의 이상적-자아를 위한 욕망의 분
출로 머물게 된다. 윌리암슨은 이러한 ‘상상된-나’와
‘사회적-나’의 창조, 그것이 가지는 상징적 표상의 거
대한 힘, 그리고 광고에서 이데올로기가 재생산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자크 라캉(Jacques Lacan)11)의
개념적 도구를 사용하였다.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은
의식이 본래의 것이 아니라 창조되는 것으로 보며
‘의식이 창조된다’는 생각은 이데올로기적 과정과 연
관된다. ‘동일성(sameness: 일종의 총체적 내재성)’과,
‘차이(signification: 의미작용)’의 영역을 묘사하기 위
해 ‘상상적인 것(the Imaginary)’과 ‘상징적인 것(the
Symbolic)’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며, 상상적인 것과 상
징적인 것의 기본 축은 ‘거울단계’12)로 묘사된다.
거울단계는 거울 앞의 어린아이가 그의 이미지와
마주하고 지각해가는 과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주체와 객체가 분화되지 않은 아이의 상상적 모습
즉, ‘상상된-나’에 의해 허구적 전체성이 형성된다. 여
기에서 거울은 ‘기의’이고, 아이는 ‘기표’가 된다. 아이
는 자신의 실재를 거울에 비친 환영에게 빼앗긴 채,
거울에 비친 상상의 이미지를 실재로 인식한다. 그러
나 시간이 지나며 아이는 자신과 거울에 비친 모습이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것과 자신의 이미지가 타인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기서 상상적 수준에서
거울이라는 장애물은 부서지며, 두 번째 단계인 상징
계로 도달한다. 이 단계에서는 기존에 존재했던 사회
구조로서 친족 관계, 관습, 성 역할, 언어 등과 같은
문화로 이루어진 보편적 질서의 명령을 받게 된다.13)
결국 ’동일성‘이 존재하는 상상적 영역과 ’차이‘가 존
재하는 상징적 영역 두 영역이 구축된다.
보들레르는 「화장에 대한 예찬」에서 인공적 예
술을 부활시키고 있는데, “여자가 숭배받기 위해서는
치장해야 한다. …화장은 감출 필요가 없다.”19)라고
말했다. 여성의 인위적인 치장에 대한 가치 부여가
당대로서는 예외적인 것이었지만, 점차 여성의 교태,
신체적 외모에 대한 관심과 관리를 정당화하려는 미
용 서적들이 불어났다. 이 책들 대부분은 아름다움이
여성의 당연한 권리일 뿐만 아니라 의무라고 주장했
다. 보들레르는 또 다음과 같이 썼다.
여자가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자, 신비스럽고 초자연적인 존재로
보여야 하는 여자로서의 의무를 완수하는 것이다.20)
>>헐... 보들레르 뭔 개소리???!
보들레르의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권리와 의무
론은 사회가 여성에게 행사하는 미적 압력으로 여성
스스로 미적 욕망과 권리를 실현하기보다는 주위 시
선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성을 대상화하는 것을 의미
한다고 할 수 있다. 외모 꾸미기 미학은 여성이 미적
주체가 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여성들은 시간과
돈을 들여 끊임없이 외모 꾸미기에 몰두해야 하지만
정작 그 행위의 기반이 되는 미학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21) 이에 보부와르는 여성의 신체는 여성적 자
유의 장(場)이 되고 수단이 되어야만 하며 본질을 한
정하고 제한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제창한
다.22) 신체 역시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며 신체 고유의 매커니즘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존중하는 외모 꾸미기 전략이 필요23)하며, 무엇
보다 미적 다원주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여성의 ‘화장품 잡지
광고’는 여성들이 소망하는 아름다움과 꿈을 담고 있
으며, 동시에 여성의 미의 기준과 더 나아가 그 시대
의 여성들이 동경하는 ‘여성상’이 잘 반영되고 있다.
>>헐... 연구의 전제가 이것이라니;;
어느 시
대에나 기성의 현실을 인정하고 순응해서 살아가려는
태도와 주어진 현실을 고민하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극복하면서 살아가려는 태도가 공존하게 마련이다.27)
>>이런 말로 어느 정도 비판의 여지를 열어놓긴 하지만... 이를 일부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맞는 듯 (가치 있다고)
4.1. 1990년대 화장품 잡지광고의 흐름
아래의 흐름도<그림 2>를 바탕으로 1990년대 화
장품 잡지광고에 나타나는 여성이미지의 키워드를 살
펴보면, ‘활동적인(Active)’, ‘관능적인(Sensual)’, ‘자연
스러운(Natural)’, ‘여성적인(Feminine)28)’, ‘자연스럽고
여성적인(Natural+Feminine)‘, 고급스러운(Luxurious)’,
‘합리적인(Rational)’ 여성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합리적인’ 요소는 91년에는 찾아볼 수 없었으나,
93년을 시작으로 96년부터 증가하여 97년과 99년까지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었으며, ‘관능적인’ 이미지는
점차 ‘활동적인’ 요소로 흡수됨을, ‘고급스러운’ 요소
는 점차 사라지고 ‘자연스러운’과 ‘여성스러운’ 요소가
합쳐진 ‘자연스럽고 여성스러운(Natural+Feminine)’
형태로 등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활동적인(Active) 여성상
1990년대에는 민주화를 거쳐 세계화에 이르면서
다양한 문화를 형성했다. 즉 X대, Y세대 그리고 N세
대 등 젊은이들의 문화가 강세를 이루며, 특히 93년
김영삼 정부 때 94년 종합주가지수가 1천을 돌파하면
서 경기 상승세는 지속되었고, 미시족이 등장하면서
화장품 시장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1990년대 화장품 잡지광고는 다양한 양
상을 보여주는데, 92년에는 매니쉬하면서도 다이나믹
한 광고가 많이 등장하였다. ‘스스로 새롭게 태어난
다.’, ‘변화에 강한 여자가 사랑에도 강하죠.’, ‘나의 삶
은 나의 것, 결혼이 생의 목표일 수는 없다.’ 등의 카
피만 보더라도 관습적인 과거 여성상과 달리 자주성
을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변화는 광고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기존에 볼 수 없
었던 커트머리의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고, 개성을 추
구하는 여성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이거 재밌네...!!!! 오올 92년도ㅋ
3) 자연스러운(Natural) 여성상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여성상은 90년대 이후 자
연주의, 웰빙의 바람과 더불어 증가하게 되었는데, 과
거에는 주로 자연물을 소품 혹은 배경으로 사용하며
여성의 미를 부각시키는 경향의 광고가 주를 이루었
다면, 93년과 94년 이후로는 장식적 요소가 배제되었
으며, 자연스러운 화장법으로 안한듯한 화장을 강조
하는 광고들이 증가하였다. 특히 ‘오염없는 피부, 이
슬같아요’, ‘녹.색.꿈 아미드팜그린’, ‘피부는 하루가 싱
싱하다’, ‘여자는 자연이다’, ‘산소같은 여자’ 등의 카
피를 보더라도 여성에 자연을 대입하여 표현하고자
했던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7) 합리적인(Rational) 여성상
90년대 중․후반에는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여성상
을 표현하는 광고가 증가하게 되었는데, IMF 이후 합
리적 소비를 강조하는 사회적 풍토와 함께, 의료과학
의 발전으로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젊음을 유지하려
는 중년여성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97년 IMF의 심
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며, 여성의 소비에도 변화가 생
기게 되는데, 97년 후반 이후, 여성중심의 광고가 크
게 줄고, 상품의 효능을 알리는 설명식 광고가 증가
하게 된다. 참존의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라는 카피
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대변해준다. 합리적인 여성
상은 합리적․지적 소비를 하는 미시족을 상징하는
형태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과학적인 실험도구 및 계산 공식의 등장, 무채색 혹
은 차가운 컬러의 사용과 장식을 최소화하고 있는 여
성이미지로 표현되었다.
<<<헐;;; 10쪽 데이터랑 분석 쩔어...!! 역시 이렇게 데이터를 모아야
남녀평등이
주장되고 피임법이 개발되고,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일할 기회가 증가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전통적인 모
성의 이미지는 오히려 불리해진 반면, 용모는 기존
의 여성스러움을 간직하되, 남성처럼 일하고 성공하
는 능력을 가지는 여성에 대한 기대가 사회에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Meadow & Weiss(1992) 역시
이 시기, 여성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신체
를 가꿈으로써 가능해진다는 일반적 통념이 생겨났
다31)고 했다. 이런 슈퍼우먼신드롬 경향의 여성이미
지 광고는 여성의 주체성의 실현에 있어 영향을 미
친 것과 동시에 여전히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
대치를 유지하고 있어 여성에 대한 이중 잣대가 적
용되고 있다는 해석 역시 가능하다.
본 연구를 통해 광고는 여성에게 욕망의 대상을
의미화하며, 암묵적인 문화이데올로기를 창출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광고의 범람 속에서 여성은 이미
지를 소비하지만, 수없이 많은 스타일을 개성적이고
창조적인 자세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대중
매체에서의 여성의 활동은 취향을 집단적으로 이끄
는 수단인 동시에 자아의 미적 소유와 개성화를 촉
진하는 매개체로 해석되어야35) 한다. 결국 기호학적
해석을 통한 ‘광고의 바로읽기’는 우리 사회에 만연
해있는 문화적 이데올로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며, 계속 행해져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오오 결론 부분 맘에 든다
<<분석의 정밀함이나 유형화, 연구 의의 등등에 있어 좋은 연구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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