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스란 로고스, 에토스와 더불어 청중을 설득시키는 수사학적 방법의 하
나로 받아들여졌다.1) 파토스는 주로 감성적인 것을 통해 상대를 설득시키는
것으로, 논리적인 것에 토대를 두는 로고스나 신뢰나 도덕성에 토대를 두는
에토스와 구분되어 사용된다.
진도 씻김굿은
무속 제의의 하나로서, 거기에 서사, 인지, 행위의 세 층위가 고스란히 드러나
고 있으며,
그레마스
와 퐁타니으에 의해 제안된 정념의 기호학은 그간의 인지와 행위에 초점을 맞
추었던 그간의 기호학적 관심을 정념의 문제로 돌림으로써, 이러한 파토스의
명징화를 실현시킨 하나의 사례를 보여준다.3)
이 글은 그레마스 등에 의해 제안된 정념의 기호학 이론을 적극 수용하여,
텍스트 분석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파토스가 갖는 담론적 위상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려 한다.
신화를 철학과 대립시
켜 전자를 뮈토스로 후자를 로고스로 규정하는 이분법이 이미 우리에게 익숙
해 있다 하더라도, 인간의 인지를 통해 일어나는 기호작용 안에서 이러한 이
분법은 해체될 수밖에 없다. 가령 단군 신화에는 단군의 이야기와 단군의 이
념이 함께 존재한다. 이야기가 이야기가 아닌 이념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그
것은 로고스로 규정되는 것이며, 이러한 규정을 가능하게 하는 사유의 경향이
바로 뮈토스인 것이다. 신화는 이야기로만 존재하지 않고, 그것을 떠받치는 이
념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이야기와 이념을 결착시키는 것이 바로 뮈토스의
작용이며, 이는 늘 생성과 같은 진행중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레마스가 말한
의미생성 행로의 표층구조 층위에서 주체는 행위소로 나타나며, 통사론적이고
의미론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주체에서 대상은 이접하거나 연접한
형태로 존재한다. 다시 말해, 주체와 대상 간에는 분명히 분절되는 구조적 관
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정념에 사로잡힌 주체와 그러한 주체에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 기술되는 층위
는 그간 그레마스의 기호학에서 제시된 층위, 즉 표층과 심층으로 이루어진
기호서사적 층위와 담화적 층위와는 구분되는 층위, 즉 의미의 선조건 층위로
제시된다.8)
그레마스와 퐁타니으는 기호학
의 이론적 공간을 구상하면서 긴장적이고 감적인 가상물의 모델을 제시했으
며, “존재”를 결국 감정 긴장성phoric tensivity로 파악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고
난-행운’의 이야기이다. 진도 씻김굿을 비롯한 무속에서의 사령제는 그러나
단순히 ‘고난-행운’의 거시담뿐 아니라, 이에 덧붙여진 또다른 거시담 즉 ‘원
한-천도’의 이야기를 내포함으로써, 그 의미론적 유표성을 드러낸다.21) 이러
한 이야기들을 굿의 진행 과정에 따라, 통사론적으로 배치하면 다음과 같다.
고난-{원한- [ (부정-정화)-((부름-(단절-소통)-배웅)) ] -천도}-행운
미시담과 거시담
단골이 인지적으로 고난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굿이 끝나고 인지적으로 행
운의 획득을 알게 되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양태동사로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할 수 없다(삶에서 고난을 당하고 있는 현실적 무능력)
-할 수 없음을 알다(삶에서 고난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
-해야 하다(그러나 고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무)
-하고자 하다(고난을 해결해야겠다는 욕망)
-하는 방법을 알다(굿을 통해 고난을 해결할 수 있음을 아는 지식)
-하게 하다(무당에게 굿을 의뢰함)
-이게 하다(무당과 함께 굿에 참여함)
-임을 알다(굿의 결과 행운을 획득했다는 인식)
>>이렇게 양태로구나..
mode인가?
mode 자세히 공부할 것
욕망의 양태성 또한 단골의 행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서 지식의 양
태성이 ‘되어감’을 잠시 중단시키는 것이라면, 욕망의 양태성은 이러한 ‘되어
감’을 가속화시키는 것이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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