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두번째 개요에 스스로 붙인 제목인 '19세기의 수도 파리'라는 이름처럼 그 시대의 파리의 수집 가능한 거의 모든 자료를 모음으로써 그 시대를 넌지시 엿보고자 하는, 그리하여 정통적인 역사 분석적
방법이 아니라 꿈의 해석의 방법을 동원하여 시대를 파악하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아케이드 프로젝트> p.838
무수히 많은 전혀 개별적인 인용문을 이렇게 모은 것은, 세상의 질서를 반영하는, 또 세상의 개개 사물들이 거기서 비롯되는 하나의 중심 아이디어가 있다는 전제가 그 바탕에 깔려 있는데, 사물과 사상 아
래에 감추어져 있는 어떤 유사성이 그것이었다. 다시 말해 모든 것들을 최대한 모아서 탐구하면 그 시대를 꿰고 있는 하나의 통일성 혹은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었다.
그리하여 자본주의의 한계 안에서 온갖 모습으로 표면화되었던 19세기라는 과거를 20세기 벤야민 당시의 현재로 불러내는 것이다. 그런 19세기의 여러 모습은 자본주의의 급히 발전하던 산업 생산으로 인
해 빠른 속도로 옛것이 되어버리고 곧바로 폐기되어 갔는데,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의 벤야민은 당시에 그가 실험하고 있던 해시시 복용의 효과에 힘입어 자신의 꿈과 약물 중독에 의해 경험
영역의 확장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아케이드 프로젝트> p.296
벤야민이 말한 전체로서의 인간 경험에로의 확장이란 이성 뿐 아니라 정념이 함께 포함된 것인데, 벤야민은 여기서 칸트가 규정해둔 한계 벗어나기를 시도한다.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바였다.
각주21,22. 다시 말해 이성에 갇힌 의식의 해방을 통해 제한 없는 전체 영역의 경험을 획득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세속적 조명에 이르는 경로인데 그는 이러한 세속적 조명을 유물론적이고 인류
학적인 영감이라고 다시 표현하고 있다.
p.12 어떤 직선상 움직여가는 꾸준한 진보 개념이 상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19세기가 끝나고 20세기가 시작되자, 현실에서의 진행은 진보와는 전혀 다른 방향인 퇴보 쪽으로 드러나게 되고 벤야민은
여기서 자신의 유명한 역전된 역사 보기의 방식을 제시하게 된다. 역사는 과거의 한 시점에서 완성되고 완결되어 한 방향으로 진행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현재 시점에서 불러내는 방식으ㅗ 보아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Walter Benjamin, Illuminations, Hannah Arendt ed., 1968, pp.26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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