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학적 시각에서 상호텍스트성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체계화 시킨 사람은
60년대에 이미 바흐친의 영향 하에서 상호텍스트성을 새로이 발견한 줄리아 크
리스테바이다.9) 그렇다면 크리스테바는 상호텍스트성 이론을 어떻게 전개시키
고 있을까? 이것과 라흐만의 상호텍스트성이론은 어떤 식으로 구분되는 것일까?
이를 위해서 먼저 크리스테바의 상호텍스트성 이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크리스테바는 텍스트의 생성 및 이해, 비평은 더 이상 창조적 주체인 작가에
종속되어서는 안 되고 텍스트간의 상호 관계에서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텍스트는 작가에 의해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것이 아니라 전승된 텍스
트, 즉 전前 텍스트 Prätexte가 인간의 머릿속에 이미 존재해 있고 이것들로부터
그것이 구성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세계는 텍스트들이 서로 관
계를 맺고 있는 세계가 되고 그 관계의 교차점은 그때그때 생성되는 텍스트로
나타난다. 물론 사람 머릿속에 존재하는 전 텍스트는 특정한 분야의 것이 아니
라 여러 가지 상이한 분야, 다양한 학문분과 뿐만 아니라 사회의 제반영역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들이 혼재하는 형태를 취한다. 따라서 상호텍스
트성은 오직 문학과 관계를 맺고 있는 문예이론에 국한될 수 없으며 일반적인
문화적 사태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고 오늘날 문화학의 대상이자 동시에 문화적
기억/망각을 다룰 수 있는 (문예학적) 문화학의 이론틀로 다가온다.
그녀에 따르면 “모든 텍스트는 인용의 모자이크로서 구성되며, 그것은 다른
텍스트의 흡수와 전이”10)이다. 이에 그녀는 작가/독자간의 “상호주관성이라는
개념 대신에 상호텍스트성이라는 개념”을 설정하는데, 이때 상호텍스트성이란
것은 다름 아닌 “하나의 텍스트 내에서 일어나는 그러한 텍스트적인 상호관
계”11)로 규정된다. 이때 이 상호텍스트성이 바로 기억/역사와 연관되는데 왜냐
하면 이전의 텍스트가 새로운 텍스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기억/역사는 다름 아닌 바로 텍스트에서 드러나는 것이 된다. 이에 크리
스테바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주제를 정확히 하자면 상호텍스트성이란 텍
스트가 역사를 읽고 그것과 관계하는 방식의 증빙이 되는 개념이다.”12) 전 텍스
트들의 인용 모자이크로 파악되는 개개의 텍스트는 문화기호론적 의미에서의
텍스트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 혹은 적어도 개개의 문화체계나 개개의 문화적
구조가 텍스트라고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텍스트는 역사를 읽고 그것에
관계하는 심급이 되며 그 자체가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이에 모든 생산성은 바
로 텍스트 자체에 기인하고 있으며, 텍스트의 주체, 작가라는 것은 상호텍스트
적인 운동이 일어나는 공간의 위상만을 지닐 뿐이다. 크리스테바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텍스트를 언어를 관통하는 장치라고 정의 내리는데, 이것
은 직접적인 정보를 생산해 내는 소통적 발화를, 이전 혹은 동시적인 상이한 타입의
어법들과 연계시킴으로써 언어의 법칙을 재분배한다. 텍스트는 따라서 생산성이며,
이는 다음을 의미한다: 1. 텍스트를 이루고 있는 언어와 텍스트와의 관계는 재분배
(해체구성)이다[ ], 2. 그것은 텍스트의 변환, 상호텍스트성이다: 한 텍스트 내에서
몇몇의 어법들은, 다른 텍스트들로부터 차용되어, 서로 방해하며 중화된다.13)
>> 나는 상호텍스트성으로 가면 안될 것 같은데?
bgm을 같이 트는 게 어떤 맥락은 부여해도 상호텍스트성은 아니잖아? (모든 걸 텍스트로 보기도 하지만)
하물며 음성 같이 트는 건 더더더더더 아님
촉감적 연출--->> XXX적 텍스트성
으로
그렇다면 레나테 라흐만은 상호텍스트성이론을 어떻게 전개시키고 있는가?
라흐만이 보고 있는 상호텍스트성은 문화적 기억의 저장창고로서 문자 텍스트
들에 대한 고찰에서 출발한다. 그녀에 따르면 기억의 저장 창고로서 텍스트는
문화를 위해 특정 기억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문화를 통해 저장된 기억을 기록하
는 기억의 행위이기도 하다. 각 텍스트가 텍스트들로 이루어진 기억 공간에 자
기 자신을 기록하는 행위, 다시 말해 다른 텍스트들과는 다른 기억 공간을 마련
하는 행위는 다른 텍스트들을 변형시키면서 자신의 내부에 받아들이는 기억의
행위이다. 이렇게 보면 텍스트들은 저장된 물질적 기억, 즉 존재하는 기호 형태
로 물질화된 기억이고 텍스트들의 상호 관계는 기호로서의 문화 Kultur als
Zeichen를 항상 다시 새롭게 달리 기록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글쓰기
는 기억의 행위이면서 동시에 문화의 새로운 해석이 되고, 모든 구체적인 텍스
트는 문화가 대표하거나 문화의 양태를 보여주는 전체의 기억 공간을 항시 새롭
게 기록하는 행위이기도 하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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