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쪽
내가 오래전 비판의 기능에 관한 어떤 글에서 지적했다시피 생각에 공감하기보다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17쪽
고마워 할 줄 모르고, 검소하지 않고, 만족을 모르며, 저항적인 가난한 사람은 아마도 진정한 사람이며 많은 것을 품고 있다. 그는 어쨌든 간에 건강한 저항이다.
18쪽
미국에서 노예제가 폐지된 것은 노예들의 어떤 행동이 일으킨 결과가 아니었고, 노예들이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명확한 요구의 결과 또한 아니었다. 노예제가 폐지된 것은 전적으로 보스턴 등지에 있던 몇몇 선동가들, 그 자신이 노예나 노예주가 아니며 그 문제와는 하등 연관이 없었던 그 사람들이 했던 전적으로 불법적인 행동을 통해서였다.
22쪽
사람들은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진정한 인간의 완성은 그가 무엇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이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24쪽
어떤 것도 인간을 위협하여 무언가를 빼앗아 갈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진실로 가지고 있는 것은, 자신 안에 있는 것 뿐이다. 밖에 있는 것들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29쪽
<예수의 개인주의>
그대 영혼의 보고에는 그대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무한하게 귀중한 것이 있다. 그러니 외부의 것들이 해치지 못하게 그런 삶을 가꾸어라. 그리고 개인 재산을 없애도록 애써라. 그것으로부터 끔찍한 편견이, 끝없는 부지런함과 계속되는 잘못이 나온다. 개인의 재산은 모든 면에서 개인주의를 가로막는다.
31쪽
결국 감옥에서조차 인간은 아주 자유로울 수 있다. 그의 영혼은 자유로울 것이다. 그의 인성은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36쪽
모든 권위는 그 권위를 행사하는 사람들을 저급하게 만들고, 그 권위 행사를 당하는 사람들을 저급하게 만든다.
44쪽
인류가 즐거움을 누리는 동안, 또는 노동이 아닌 진정한 인간의 목적인 교양 있는 여가를 즐기는 동안, 또는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고, 또는 아름다운 것들을 읽고, 또는 그저 경외감과 기쁨에 차서 세상을 명상하는 동안에 기계는 필요하고도 불쾌한 모든 일을 처리할 것이다.
45쪽
인류는 주위를 살피고 더 나은 나라를 보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진보는 유토피아의 실현이다.
47쪽
예술은 이 세상에 드러난 가운데 가장 강렬한 형태의 개인주의다. 나는 예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진정한 개인주의라고 말하고 싶다.
48쪽
이제 예술은 절대로 대중적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대중이 스스로 예술적이 되려고 애써야 한다.
51쪽
예술은 개인주의이고, 개인주의는 교란하고 붕괴하는 힘이다. 그 안에 개인주의ㅏ의 광활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교란하고자 하는 것은 전형의 단조로움, 관습의 노예화, 습관의 폭정 그리고 인간을 기계 수준으로 하락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73쪽
예술가들은 폭정을 당하는 신민으로서가 아니라 방랑하는 마법사로서, 매혹적인 방랑하는 개성으로서, 폭군을 마주하여 즐거움을 얻고, 매혹당하고, 고통받으면서 평화를 누리고 창조를 가능케 한다.
폭군에는 3종류가 있다. 육체에 대해 폭정을 가하는 폭군이 있고, 영혼에 대해 폭정을 가하는 폭군이 있고, 영혼과 육체 모두에 폭정을 가하는 폭군이 있다. 첫째를 군주라 부른다. 둘째를 교황이라 부른다. 셋째를 민중이라 부른다.
79쪽
예술에서 사실인 것은 삶에 대해서도 사실이다.
(...)
하지만 군주와 군중을 구별할 필요는 없다. 모든 권위는 똑같이 나쁘기 때문이다.
81쪽
현재까지 인간은 공감을 거의 전혀 기르지 못했다. 그저 단순히 고통에 공감할 뿐이며, 고통에 대한 공감은 높은 형태의 공감이 아니다. 모든 공감이 좋으나, 고통 받는 것에 공감하는 것은 그 좋음의 최하 형식이다. 그 공감에는 자기중심주의가 묻어 있다. 그 공감은 병적으로 변하기 쉽다. 그 공감 안에는 우리 자신의 안전에 대한 어떤 공포의 요소가 들어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나병 환자나 장님이 될까 봐, 그리고 아무도 우리를 돌봐주지 않을까 두려워 하게 된다. 이 공감은 희한하게도 제한적이기도 하다. 단지 삶의 쓰라림과 병폐만이 아니라 삶의 기쁨과 아름다움, 에너지, 건강, 자유에도, 삶의 전체에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88쪽
그래도 그리스도는 권위에 대항하지 않았다. 그는 로마 제국이 지닌 제국의 권위를 받아들이고 공물을 바쳤다.
옮긴이 해제
<오스타 와일드의 개인주의와 유미주의를 푸는 열쇠>
>>해제 매우 좋다. 앞부분 읽고 처음엔 좋다가 읭.. 오스카 와일드 넘나 대중까인데? 싶었는데 해제를 보고 이해됐음
98쪽
오스카 와일드의 사회주의는 한국인이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흔히 떠올리는 혁명적 마르크스주의가 아니라 영국 전통에서 나온 개량적 페이비언 사회주의다.
100쪽
마르크스주의는 영국에서 대세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108쪽
사회주의는 단지 개인주의가 합리화되고, 조직되고, 옷을 걸치고, 제 정신을 차린 것에 불과하다.
110쪽
이 에세는 우리가 고통 받는 이들을 쓸데없이 동정하는 데 힘을 쏟아서는 안 되며, 오직 사회주의만이 우리의 인격들을 개발함으로써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역설에 기반을 두고 있다.
112쪽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사유 재산이 폐지되는 사회주의 없이는 개인주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24쪽
그러므로 그리스도 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은 완벽하고 절대적으로 자기 자신인 사람이다. 그는 위대한 시인일 수도 있고, 위대한 과학자일 수도, 젊은 대학생일 수도, 황야에서 양을 치는 사람일 수도, 셰익스피어처럼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일 수도, 스피노자처럼 신에 대한 사상가일 수도 있고, 정원에서 노는 아이나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어부일 수도 있다. 그가 영혼의 완성은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아는 한 그의 직업은 중요하지 않다.
125쪽
그리소드는 지고한 개인주의일뿐 아니라,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개인주의자야. (...) 그는 가난한 이들과 감옥에 갇힌 이들, 하층민들과 불행한 이들을 불쌍히 여겼지. 하지만 그는 부자들과 냉정한 향락주의자들, 물질의 노예가 됨으로써 자신들의 자유를 낭비하는 사람들, 부드러운 옷을 입고 왕의 집에서 살고 있는 이들을 훨씬 더 가엾게 여겼어. (...) "네가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간청했을 때, 그는 가난한 이들의 상태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 젊은이의 영혼, 부가 망치고 있는 그의 아름다운 영혼을 염려했던 거야.
136쪽
그에게서 대중은 속물들이지 절대 다수의 노동하는 사람들인 어부, 양치기, 농부, 소작농 등이 아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엘리트주의는 노동하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을 '개돼지'로 경멸하는 천박한 엘리트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오스카 와일드는 노동하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을 '세상의 소금'으로 본다. 그가 경멸하는 대중은 사회의 변화를 바라지 않고 현재 상태를 고수하려는 속물들이라는 것을 그는 분명하게 <심연으로부터>에서 밝힌다.
>> 오스카 와일드 오해할 뻔 했으나 오해를 풀었던 부분. 오스카 와일드가 대중으로 여긴 건 윤xx 뽑는 사람들일지도...
138쪽
세상에 '빈곤과 그것에 수반되는 고통'이 있는 한, 미학과 정치학을 교차시키면서 고통의 원인을 분석하고 고통의 극복 방법을 제시하는 <사회주의에서의 인간의 영혼>은 계속 텍스트로서 가치를 가질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개인주의가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인간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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