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것 역시 유별난 인식은 아닐 것이다. 그 기능은 고
정불변의 장치로서 텍스트에 내장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교환되고 널리 공유
되는 콘텍스트의 일시성에 의존하여 드러나기도 하고 가려지기도 한다. 이런 사실
은, 몇몇 연구자들에게 간혹 잊혀지기는 해도 오늘날 대다수 연구자들이 동의하는
바다. 문제는 본질이 아니라 ‘기능’이 문학성이라고 할 때의 그 기능이 ‘어떠한가’
에 있다. 어떤 ‘작용’이면서 ‘효과’일 그 (기능적) 특성이 문학작품의 어떤 실천을
가리키는가를 해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꼭 덧붙어야 하는 조건은, ‘문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특성과 자질은 텍스트 자체에만 내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
트 외부의 삶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달라지리라는 사실이다.
언어의 형상인 글ㆍ말과 그것들의
집단체(body), 이것을 지금부터 우리는 ‘문체’라고 부른다. 문체를 읽는 것은 곧
텍스트의 형상, 텍스트의 독특함을 읽는 것이다.
언어의 형상인 글ㆍ말과 그것들의
집단체(body), 이것을 지금부터 우리는 ‘문체’라고 부른다. 문체를 읽는 것은 곧
텍스트의 형상, 텍스트의 독특함을 읽는 것이다.
문체 읽기는 “담론의 어떤 부분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발화되거나 발
화되지 않은 담론과 그 조건들에 의해 의미가 생겨나는 독특한 방식”을 고려해야
하고, “의미의 최소 논의 단위들의 구조와 이들이 다른 단위들과 결합될 때 변화
되는 방식”까지 고려해야 한다.18)
18) 벽돌의 비유부터 이 인용까지는 I. A. 리차즈(저)/박우수(역), ?수사학의 철학?(고려대학교 출판부,
2001), 9~10쪽 참고.
<<이 분 이걸로 박사논문도 쓰셨구나 ㅎㄷㄷ 멋져
문체를 ‘문장들의 몸’으로, 언어 텍스트의 독특한 형상으로, 그리고 언표작용이
라는 집단적 배치물로 풀이한 이상, 우리는 이 말이 관여하는 범위를 기존 소설이
론의 관습보다 더 넓힌 셈이다. 일반적으로 ‘문체’는 ‘구성’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서, 작품의 뼈대에 덧붙는 세부를 일컫는다면, 우리의 맥락에서 문체는 심지어 작
품의 뼈대에 해당하는 구성의 영역조차 포함하는 것이 된다. 언어조직의 형상과
무늬가 어떤 효과를 내는가가 곧 문체라고 하는 우리의 주장은 문체연구의 영역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히 확장하는 듯 여겨진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 언어 텍스트를 다루는 모든 경우에 문체를 읽어내야 한다는 말
은 일견 당연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문체를 의식하고 문체를 읽는 것은,
문학을 향유하는 기본적인 태도에서부터 새로운 언어 질서를 발견하거나 창조하는
정밀한 단계까지 모든 작업에 요청된다. 모든 좋은 문학연구는 물론 문화연구, 풍
속연구 등을 포함하는 모든 인문학 연구, 나아가 언어적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연구와 비평이 문체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
신지연, 「근대적 글쓰기의 형성과 재현성: 1910년대 텍스트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6.
자크 데리다(저)/김보현(편역), ?해체?. 서울: 문예출판사, 1996.
자크 데리다(저)/김웅권(역), ?그라마톨로지에 대하여?. 서울: 동문선, 2004.
'from논to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비의 <필록텟 프로젝트>에 나타난 수행적 사건성과 문화연구적 시각 / 김정숙 (1) (0) | 2014.11.04 |
---|---|
예술의 자율성 연구 : 칸트에서 아도르노까지 / 두미혜 (2) (0) | 2014.10.28 |
문학 텍스트와 문체론 / 김흥수 (0.5) (0) | 2014.10.19 |
문체 중심 소설 읽기교육의 방향 / 김혜영 (0.5) (0) | 2014.10.19 |
narrative, confessionalism and reflective practice / ALAN BLEAKLEY (1) (0) | 2014.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