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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단편소설의 고백담론 연구 / 이영주 (1)

snachild 2014. 10. 8. 23:24

 

근대단편소설고백담론 연구
이영주, 단국대학교 대학원,[2012] [국내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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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담론은 근대문학이 형성되는 시기에 등장하였고 근대문학을 한층 발전시켰
다. 근대고백담론은 일반적으로 그 당시 일기나 편지 형식 등 화자의 체험을 바탕
으로 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를 펼친 소설 작품을 말한다. 그때는 지식인들의 자의
식이 제대로 성장하기 전이고, 근대적 소설을 써 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
에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1인칭 화자를 내세워 작품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근대 초기에 1인칭 화자를 내세운 작품은 능력 부족으로 탄생한 소설이라는
단점을 딛고 개인의 내면을 발견하게 하는 발판이 되었다.
근대 이전에는 ‘나’가 부각되지 않은 시기였다. 하지만 ‘나’를 서사적 주체로 놓고
작품 밖의 실제 세계와 작품 속 허구적 세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게 1인칭으로 전
개하여 형상화하는 것은 ‘나’라는 개인을 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1) 그래서 ‘나’를
주체로 삼아 ‘나’의 개인적 이야기를 토로하는 형식의 고백담론은 자기도 몰랐던 자
신을 발견하게 하고, 객체로 객관화하여 보게 함으로써 내적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
다. 자기를 표현한다는 것은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을 투영하게 만드는 기제로 작용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작가가 작품 속에 심어 놓은 현실 인식을 독자가 받아들

 

 

 

주형예는 “판소리계 소설에서
자탄의 1인 발화를 정형화하는 지표는 ‘설움’의 자기 발언이다”2)라고 하였다. 이러
한 ‘자탄의 1인 발화’는 ‘상황에 대한 순응’이면서도 ‘자기 위로의 방편’이 된다. 이
‘자탄의 1인 발화’는 자기 연민으로 인한 정서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공감’을
끌어내는 방법이다.3) 이렇게 볼 때, 1인 발화는 내면의 정서를 드러내며 자기를 위
로하고, 다른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고백이기에 소통의 효과를 낸다고 볼 수 있
다.
본고는 이렇게 이미 우리 전통서사에서도 존재했던 ‘고백’의 기법이 소설 전반적
인 형태로 확장되어 고백담론을 형성해 내었다는 것에 초점
을 두어 논의를 전개하
려고 한다. 앞에서 고백담론이 일본 사소설의 영향으로 생겨난 것이라는 관점이 많
다고 했듯이 한국근대소설 자체가 자생적 문화가 아닌 외래의 이식문화로 인식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고백담론을 고소설과의 연계성 차원으로 살펴보는 일은 한
국소설의 내적 발전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계기라고 사료된다.

 

 

근대고백담론을 통해 ‘고백하는 화
자’가 왜 등장하게 되었으며, ‘무엇을 고백하는가’를 살펴본다면, 자의식의 발견과
내면 서술로 확장된 근대소설의 발전 양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
해 고백담론이 지니는 소통의 효과도 알 수 있다.
고백하는 자아가 있다는 것은 고백을 듣는 자아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백을
듣는 자아는 작품 내에 설정되어 있기도 하지만 모든 독자를 향해 열린 형태로 남
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작품을 읽는 독자는 고백을 듣는 자아가 되어
고백하는 자아의 내면 고백을 듣고 영향을 받는다. 이것이 곧 고백담론에서의 소통
이다.

 

 

첫째로 ‘고백체’ 혹은 ‘고백체 소설’로 문체와 형식에 더 중점을 둔 논의에서는
우선 김윤식을 들 수 있다. 김윤식은 “고백의 형식이란 그 자체가 일종의 쾌락이자,
존재 이유를 갖는 것이다. 어떤 목적 때문이 아니라 고백하는 일 자체가 바로 목적
이다. 그럴 때 고백체는 내적 독백체인 것이다”라고 하면서 ‘고백체를 내면 형식’으
로 제시하였다.

 

 

‘고백
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기존에 연구자들의 논의와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
였다. 그는 그동안 논의되지 않았던 ‘고백체의 구조’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고 ‘고백
이라는 기제’를 통해 드러나는 시대의 병리적 현상을 살피며, 고백이 하나의 ‘형식’
이 아닌 ‘양식’을 이루는 것이라 하면서 고백체 양식에서는 수신자의 존재가 중요함
을 시사했다. 고백 발화자와 상대 수신자와의 관계 형성을 분석하여 고백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를 명확히 하고, 그러한 관계로 인한 고백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보
여주었다. 또한 고백이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고백을 위한 소설 속의 장치
를 제시하여 논의하였다.14)

 

 

Ⅱ. 고백담론의 양상
1. 고소설 속에서의 고백
1) 고백의 등장
푸코는 “인간이 세계를 인식할 때 또는 인간의 경험이 언어화될 때 세계와 주체,
경험과 이론 사이에는 인식이나 언어화를 형성시킬 수밖에 없는 규칙성이 존재한
다. 이 규칙성의 장이 바로 인식론적 장이며 담론의 질서이다
”21)라고 하면서 “고백
은 말하는 주체와 언표의 주어가 합치하는 담론의 의식”22)이라고 제시하였다. 이는
숨겨 있던 개인 내면의 어떤 것이 언표화되어 ‘고백’되어졌을 때 담론을 형성하게
됨을 말해 준다. 이러한 고백담론은 사회를 인식하는 주체가 있다는 것에서부터 시
작한다.

 

 

이는 고백이 ‘근대적 주체’의 확립을 이룬다는 것을 말한다.
고백을 통해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고, 고백하기 전의 ‘나’보다는 고백
한 후의 ‘나’의 모습에서 한층 더 성숙되고 깨달음을 얻은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나’, 곧, ‘나’라는 주체로서의 인식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내면의 형성을 의미한다. 가라타니 고진은 “고백이라는 행위에 앞서 고백이라는
제도가 존재하는 것이다”32) 라고 하면서 “고백이라는 형식 또는 고백이라는 제도가
고백해야 할 내면 또는 ‘진정한 자기’를 만들어낸 것”33)이라고 하였다.

 

 

 

바흐찐은 고백의 구조와 다성적인 소설의 구조가 닮아 있다는 점을 제시하면서
고백자의 반성적 행위는 고백자 스스로 고립된 상태가 아닌 종교적인 차원에서는
신, 문서 차원에서는 글을 읽는 독자, 일상에서는 고백을 들어주는 타인이 필요하다
고 하였다. 그 고백을 정당화하고 인정하는 타자의 존재가 고백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35)

 

35) Les W. Smith, Confession in the novel: Bakhtin’s author revisited, Associated Univ. Press, 1999,
pp.31~36. (이수영, 앞의 논문, p.109.에서 재인용.)

 

 

이렇듯 ‘고백’은 종교를 벗어나서 일상과 문학에서도 널리 쓰이는 용어가 된다.
따라서 자기의 내면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그 진실함이 타인을 향해 있는 것이 ‘고
백’이라 하겠다. 고백은 진실된 자기표현이다. 고백을 하게 되었을 때의 그 사람의
내면은 이미 고백할 내용에 대해 마음의 정리가 끝나고 고백을 듣는 자의 호응만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고백되어진 내용 속에 이미 자기를 변호할 준비를
갖춰 놓았기 때문에 고백하기 전보다는 안정된 상태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고백담
론은 가장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실현한다고 할 수 있다.

 

 

고백담론은 인간의 삶을 담아낸다. 소설에서는 인간의 삶을 여실히 담아내기 위
해 고백의 양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한다. 그것은 일기나 편지라는 형
식을 취하기도 하고, 서술된 이야기 속에 작중인물의 말과 내면으로 제시될 수도
있다. 보통 고백담론은 전자의 경우에서 논해지는 경우가 많다. 일기나 편지는 개인
의 내면을 드러내는데 가장 탁월한 형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물의 말과 내면을
서술자가 직접 ‘말해주는 고백’도 있으며, 인물의 말을 통해 인물의 내면과 사고를

읽어낼 수 있는 ‘보여주는 고백’으로도 논의될 수 있다.36)

 

 

이는 서술자의 간섭 없이 직접 인물
의 내면이 그대로 발화되어 보여주는 고백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술자에 의해 말해주
는 고백보다는 독자에게는 훨씬 가깝게 들리게 하고, 인물의 생각을 독자에게 공유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서술자의 관념마저도 작중인물에 투영시켜 버려서 서술자의
역할을 잊게 만든다. 그래서 이를 따라 읽다가 보면, 작품 말미에 가서 서술자가 성
진을 대신해서 말해주는 부분에서마저 서술자의 시각이기 보다는 성진의 내적 발화
로 느껴지게도 한다.

 

 

그러면서 서술자
의 목소리와 작중인물의 목소리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자유간접화법적 진술을
통해 등장인물과 서술자의 독자적인 내면의식을 객관적으로 그릴 수 있는 폭이 확
대”45)되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판소리계 소설에서의 고백담론은 작중인물 1인의 자기 발화의 형태로 나
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인물 발화는 인물행동과 함께 판소리계 소설의 연극적 언어
를 구성하는 한 요소”54)라고 한다. 이것은 곧 작중인물의 자기 내면 표출을 위한
자기 진술적 표현
이다. 자기 진술적 발화는 사회와의 소통을 바라는 약자를 통해
나타난다. 주형예는 작중인물 개인의 내면 토로를 “특정한 사회적 제한에 따른 포
기와 자기 위안으로서 나타나는 판소리계 소설의 일인 자탄 발화”라고 제시하며,
“개인들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기제”라고 하였다.55)

 

 

이러한 자탄 형식의 1인 자기 발화는 ②의 심봉사를 통해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기 감정을 상황과 함께 늘어놓음으로써 처지를 이해시키고,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내적 발화의 고백적 기법

 

서간체가 근대고백담론의 주된 표현 양식이라는 점에서 고백의 형태가 닮아 있다

 

 

 

판소리계 소설에서의 1인 자기 발화는 일종의 인물의 발화의 형태로 보여
주는 고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恨’을 표출하는 내적 발화이다.

 

 

 

2. 근대 개인의 고백담론
1) 현실 인식을 통한 자아의 각성

 

근대고백소설에서는 인물을 통해 한 주체를 보게 되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이것
은 현장성을 획득하게 된다는 말이기도 한데, 제시된 장면이 얼마나 세밀한 묘사로
되어있는가에 관한 것과 사건이 타당한 인과성 속에서 설명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인물 개인의 일상적 생활과 내면의 고뇌에 초점을 둔 것이 고백담론이다.
고백담론의 등장은 근대소설의 장을 열어 준 계기가 되었다. 주인공의 독백64) 혹은
내면을 고백하는 형식의 문학은 이미 자전적인 글쓰기나, 일기, 신변잡기적인 수필
등에 의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소설 속에 당대적 현실을 담아낸다는 것은 서술자
에 의해 투영된 작품의 내적 세계가 삶과 사회의 단면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창조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 현실은 인물의 내면을 통해 투영되어
나타난다. 푸코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 서술’이라는 말을 통해 내면이 서사화됨
을 표현하였다.

 

 

근대는 개인이 발현되는 시기인 만큼
이광수의 ‘나’의 개인 주체의 제시를 시작으로 문학에서도 인물 개인에 초점이 맞춰
진 작품이 많이 등장하게 된다.

 

작품의 내적 형태로 보았을 때 고백담론은 실제 작가의 자전적인 기록물로 여겨
지기도 한다.

 

 

고백은 개인성을 기반으로 한다. 그만큼 개인의 낱낱이 발설되어 표출된다는 것
인데, 이재선은 ‘서술자의 자기 고백이 드러나는 1인칭 소설은 서술적 자아와 경험
적 자아가 하나의 인물로 나타나는 것’이라 하였다. 따라서 고백담론은 고백이라는
기법을 이용하여 은폐된 내면을 드러내는 전략서술이라고 할 수 있다. 고백담론은
근대의 주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개인의 내면을 밝히기 위해 필수적인 장치였다.

 

 

“작가와 작중인물 간의 거리가 없어 소설 안과 밖이 하나가 되어 독자는 바로 작가
의 내면을 읽어낼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 초기 근대소설에서는 매우 중요한 양식”83)
이라고 덧붙였다.

 

82) 박종렬, 「한국 초기 근대소설의 근대성 연구」, 대구대 박사논문, 2002, p.120.
83) 위의 논문, p.122.

 

 

고백은 내부에서 표출되지만 외부 상황의 영향에 의해서 발생한다. 먼저 내부에서의 고백은 개인의 내적 상황에 따른 고민과 번민, 설움 등이며, 외부 상황에는 사회제도나 타인으로 인한 압박으로 인한 것이다.

 

현실에 대한 개인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기법으로 ‘고백’이 사용되었다.

 

 

작중인물이나 화자는 이러한
자기 자신과의 내면 대화를 통해 자기를 솔직히 드러낸다. 곧, 이러한 내면 대화 과
정은 고백담론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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