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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수 시의 담론 원리와 상상력 : '주체/타자'의 기호체계를 중심으로 / 김동근

snachild 2014. 3. 5. 10:41

徐廷柱 시의 담론 원리와 상상력 : 주체/타자'의 기호체계를 중심으로
김동근 (국어국문학, Vol.- No.128, [2001]) [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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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의 의미란 언제나 읽는 과정 속에서 생산되는 법이다. 시적 담론은 언술행위(enunciation)와 언술내용(enunced)이라는 두 차원에서 동시에 조직되는 것이고, 담론 수행 과정에서 산출되는 의미 또한 현재적이어야 한다.1)

 

 1) 앤터니 이스톱은 벵브니스트의 용어인 '언술행위'와 '언술내용'에 대해, 언술내용은 발화되거나 진술되거나 서술된것인데 반해 언술행위는 담론의 발화행위라 설명한다. 특히 언술행위는 물질적 전개과정이어서 그 시제가 '끊임없는 현전'인 것이며, 따라서 독자는 언제나 언술행위의 주체로 위치하여 시를 현재적인 것으로 독서하고 사실상 생산해낸다고 한다(Antony Easthope, 박인기 역, <시와 담론>, 지식산업사, 1994, 71~82면 참조)

 

 그 의미가 현재적이지 못할 때, 독자의 정서로부터 역동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문학 텍스트의 '문학성'은 순수히 '기호-내재적'으로 규정되지 않으며, 그의 규정은 (외부적) 담론 제도화와 기호 내재적 구조들의 조합을 통해 가능해진다.2) K.M. Bogdal 편, 문학이론연구회 역, <새로운 문학 이론의 흐름>, 문학과지성사, 1994, 163면.

 

 즉, 텍스트의 문학성이란 시인에 의해 설계된 시적 기호체계와 독자의 담론 수행 과정에서 축조되는 의미에 의해 규정된다.

 

 

 특히 시 기호체계의 핵심을 '주체/타자'라는 이항 관계의 코드로 설정하고, 이러한 코드가 시 텍스트의 담론적 의미와 서정적 상상력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논하게 될 것이다.

 

 

2. 타자성의 기호와 담론 주체

 

 텍스트의 기호작용을 '담론(discourse)'이라 할 때, 엔터니 이스톱은 문학의 담론 특히 시적 담론이 '언어의 기표'와 '이데올로기'와 '주체'라는 세 차원에서 동시에 응집되고 결정되는 조직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담론 형성 과정에서 주체에 관계하는 이 언어 기표와 이데올로기를 후기 구조주의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라캉은 '타자'로 명명한다.

 

 모든 문학은 담론으로 기능한다. 때문에 모든 문학은 타자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4. 설화 모티프와 에포스적 상상력

 

 

 이는 다시 말해, 설화 모티프가 그의 시에 서정성을 형성시키지만 역으로 서정성 역시 설화 모티프에 영향을 미쳐 원형으로서의 설화가 아닌, 설화시 또는 구전서사시로서의 성격을 갖게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는 이를 에포스(epos)적 상상력이라 부르고자 한다. .... 따라서 서정주의 시에 대해 즉물적 서정시라기보다는 에포스적 서정시라는 의미 부여가 가능해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에포스는 서사시라는 장르 개념으로 쓰일 수 없다. 단지, 설화세계를 모티프로 하고 그 세계를 서정성에 의해 재구성하고자 하는 담론 양상이 구전서사시와 유사한 상상력에 의해 매개되고 있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