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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문학과 정체성의 정치 / 문지희 (0.5)

snachild 2014. 10. 7. 20:27

 

고백문학과 정체성의 정치 : 안끼 끄록의 『내 심장의 나라 Country of My Skull』와 『다른 억양으로 "n Ander Tongval』를 중심으로 = Confessional narrative and Politics of identity : Antjie Krog"s Country of My Skull and "n Ander Tongval
문지희(Moon, Jihie) (世界文學比較硏究, Vol.43 No.-, [2013]) [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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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고백문학

 

1990년 이후 도래한 역사적 전환
기에서 과거를 다시 읽고 다시 쓰는 ‘자전적 고백문학’의 등장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고백문학은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청원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
만 이러한 고백의 행위는 글을 쓰는 한 사람의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사회의 집단적 고백이 될 수도 있다.2)

 

2) Spender, 1980, p. 120.

 

 

 

“고백은 항상 사회적 행위이다. 사회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각하려는
화자의 분명한 의도가 바로 고백문학을 다른 자전적 글쓰기와 구분 짓는 특징이
다.”3) 따라서 어떠한 사건에 대한 증인으로서 고백을 한다는 것은 언급된 사건의
사실성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자신 뿐 아니라 사회구성원인
타자에 대한 도덕적 의무나 윤리적 책임감을 함축하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증인으로서의 고백은 화자가 자기 자신의 위치를 재정립하고, 그 사회를 재구성하
려는 의도가 탑재된 것이라 볼 수 있다.

 

3) Doody (in Gallagher, 2002, p. 18)

 

 

 

먼저 장르용어를 정의하건데, 하트(Hart)5)에 따르면, ‘고백(confession)’과 ‘사
과(apology)’는 비슷한 방법으로 개인의 역사를 반영하나 다음과 같은 구분이 가능
하다: ‘고백’은 존재론적 성격을 띠며 자신의 근본적인 성향 또는 진실성을 표현하
고자 한다. 반면에 ‘사과’는 윤리적 색깔을 지니며, 자신의 청렴함을 제시하거나
피력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 고백문학이라는 용어는 시, 드라마, 회고록, 증언문,
자서전 등의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사용된다. 이 개념은
갈라거6)가 말한 ‘고백적인 담론 (confessional mode)’이라는 개념에 가깝다고 이
해할 수 있다. 즉, 이 글에서 사용되는 고백문학은 ‘허구이든 실제인물이든 상관없
이 일인칭 시점의 화자가 자신의 인생에 일어난 특정한 사건에 대해 증언하거나
자신의 죄를 인정할 필요성을 표현하는 내러티브로서,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
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또는 재구성하기 위한 의도를 지닌 글’이란 범위에서 이해할
수 있다.

 

 

5) Hart, 1974, p. 227.
6) Gallagher, 2002, p. 17

 

 

 

 

이는 공동의 정체성(collective identity)이 개인의 정체성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1996년 이후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전개와 발맞추어 고백문학과 고백적 글쓰기
는, 억압과 고통의 역사에 대한 기억을 극복하고, 무엇보다 사회적 긴장 속에서
새로운 국가적 정체성의 정립에 적합한 글쓰기의 형태로 대두되었다. 그런 면에서
끄록의 고백문학은 역사의 전환점에서 사회적, 정치적, 개인적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하지만 고백문학이라는 것이 온전한 역사적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만은
아니다. 물론 이 또한 현실을 재현하는 내러티브이기 때문이다.

 

 

 

Gallagher, Susan V. Truth and Reconciliation. The Confessional mode in South African
Literature. Portsmouth, NH: Heinemann, 2002.
Garman, Anthea. Confession and Public Life in Post-Apartheid South Africa: A
Foucauldian Reading of Antjie Krog's Country of My Skull. Tydskrif vir
Literatuurwetenschap, 22(3/4): 322-344,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