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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연극에 나타난 탈정전화(脫正典化) 전략으로서의 패러디 / 김형기

snachild 2014. 1. 12. 21:53

현대 연극에 나타난 탈정전화(脫正典化)전략으로서의 패러디 : 하이너 뮐러를 중심으로 unter besonderer Berucksichtigung der Dramaturgie Heiner Mullers = Die Parodie als eine Strategie zur Entkanonisierung im Gegenwartstheater
김형기 (한국연극학, Vol.18 No.-, [2002]) [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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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Parody)란 개념은 고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이해되어 왔다. 우선 어떤 모범이 될만한 작품을 모방한다는 의
미가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모방된 원작을 비꼰다는 의미가 그것이
다. 이런 면에서 패러디란 특정 부분을 강조한다든가 날카롭게 부각시키
는 등의 모방을 수단으로 한 일종의 문학적 비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양식희작(樣式戱作)을 가리키는 트라베스티(Travesty)와는 달리 패러디
는 원작의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용에만 변화를 가하는 형상화기
법이다. 이렇게 해서 발생하는 내용과 형식 사이의 불일치에서 결과적으
희극적 효과
가 생겨나게 된다.

 

>>패러디, 희극(적 효과)로 추가 검색

 

 

 

기존의 전통과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특징지어지는 오늘날의 포스트
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는 이 같은 희화화(戱畵化)하는 태
도가 예술적 형상화의 동인(動因)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체의 위
기라든가 ‘저자의 죽음’이 화두가 되고 있는 해체주의 시대에 이르러서
는 예술의 이 같은 자기반영성(self-reflexivity)이 강조된 메타텍스트의 생
산이 한층 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고전 내지 정전(正典)으로 간주되
어온 내용이나 이념 그리고 정신적 가치들이 재현되지 않고 패러디를
통하여 상대화되고 다원화되는 것이다.
1) 이 때문에 패러디는 비단 형상
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인식비판적 차원에서도 오늘날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와우!!!!!! 이 부분 필참고!! 참고 참고 참고

 

1) 패러디에서 보이는 희극적인 불일치의 느낌은 수반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을
모방하는 ‘무표정한 패러디’로서 ‘패스티쉬’가 있다. 프레드릭 제임슨, 임상훈 역,
포스트모더니즘과 소비사회 , 김욱동 편, 포스트모더니즘의 이해 (서울: 문학
과지성사), 246∼248쪽 참조.

 

 

 

 

하이너 뮐러(1929∼1995)의 70∼80년대 작품은 근대성 내지 모더니즘
과 패러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서구사회에 만연해 있는 진보
낙관주의적 역사인식과 가부장제 그리고 지배적인 드라마투르기 등에서
보이는 모더니즘의 관례가 반어적이고 비판적 관점에서 희화화되고 있
다. 이 점에서 뮐러의 연극은 패러디적 전도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즉 정체성과 정통성을 얻
기 위해 교회는 공적으로 인정된 성서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교회의 공인을 받은 성서들은 신성시되고 절대 권위를 갖게 되었으며
성서 외전(外典, Apokryphe)과 구분하여 ‘정전’이라고 불려졌다.

 

>>'정전' 개념은 정체성, 정통성과 연관이 있어왔다 (그 시발부터)

 

 

 

정전화(Kanonisierung)라는 말은 어느 “특정한 문화양상들을 성스럽고
구속력 있으며 모범적인 것으로 확정하는 작업”5)을 뜻한다. 이 정전의
형성 과정에는 해석과 선별 작업이 따른다. 정전은 규범적인 것을 가치

기준으로 설정해놓고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배제시키거나 아니
면 기존 규범에 동화시킨다. 정전화하려는 욕구는 정전이 갖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정전들은 어떤 집단이나 사
회의 자기이해와 정체성 진작에 기여한다. 둘째, 정전들은 정당화의 기
능을 갖는다. 즉 다른 집단에 맞서 자기 집단을 정당화하고 차별화하는
데 기여한다. 셋째, 정전들은 어떤 집단이나 사회의 구성원들이 따를 수
있는 행동의 방향(미학적 규범, 도덕관념, 행동규칙)을 제공한다.6) 이와
같은 기능규정에서 정전의 다원성, 다시 말해 다양한 정전들이 병존하고
또 때로는 대립하는 양상이 설명된다.
더 나아가 이 기능규정은 정전텍
스트뿐만 아니라, 그 해석방법7)과 또 그 텍스트들이 재현하는 가치이념
들도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정전은 사회를 통합하
거나 동질화 내지 획일화하는 기능을 수행
한다고 할 수 있다.

 

>>정전은 '모범적'인 것과도 연관됨.

 

 

<<이 논문 왤케 좋냐? 이해도 잘 되고 내가 찾고 싶었던 내용이 들어이뜸

 

 

 

일의성 대신에 다의성과 다성성(多聲性), 의미의 불확정성 등의 가치
다원주의를 모토로 삼는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는 정전화가 성별,
인종, 지역 그리고 계층간의 문화적 차이를 억압해왔다고 주장하며 힘있
는 자들의 음모라고 폭로
하고 있다. 이에 관한 논란은 정전 작품 속에

들어 있는 특성이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지 아니면 단지 해석자의 이해
에 의존해 있는 역사적 가치를 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낳는다.8) 그러
나 어떤 작품이 정전에 속한다는 것은 그 작품의 특성이나 가치가 역사
적으로 지배담론을 이끌어 가는 개인이나 집단, 계층 혹은 기관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통용되는 것
으로 보아야 한다.

 

 

 

 

2. ‘패러디’와 탈정전화

탈정전화 현상은 넓게 보면 모든 정전, 모든 권위적인 전통에 적용된
다. 지금까지 ‘합법적’이고, 정당한 것으로 통용되어온 사회 내의 주요
기호체계를 “탈 합법화”하는 것, 다시 말해 지배담론을 붕괴시키는 것이
바로 탈정전화이다.
11) 성, 계층, 인종 그리고 지역별로 문화적 차이를 인
정하는 포스트구조주의, 여성주의, 해체주의, 수용미학, 탈식민주의 등이
회자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관점의 다양성과 복합성이 통일성과 단일성
보다 중요하다. 정전 텍스트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탈피하여 다시 읽기
와 해체·구성 등에 의한 “반(反) 정전”의 작업들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
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탈정전화 작업 시에 빈번히 사용되는 형상화기
법 중의 하나가 패러디이다.

 

11) 이합 핫산, 포스트모더니즘과 다원주의 , 이합 핫산(정정호·이소영 편), 포스
트모더니즘 개론-현대문화와 문학이론 (서울: 한신문화사, 1991), 311∼336쪽 참
조.

 

>>와우 개좋은데ㅋ 필참고

 

 

 

‘맞대응노래’를 뜻하는 그리스어 paradia를 어원으로 갖는 패러디는 기
존의 작품을 모방하되 원작의 형식적 특징은 유지하면서 내용을 의도적
으로 왜곡, 과장, 풍자하는 것을 말한다. 패러디는 원작과는 반대의 의도,
즉 원작의 세계에 대해 풍자적이거나 비판적 혹은 공박적인 의도를 지
닌 작품이다. 원작과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형식과 내용의 와해로 빚어

지는 희극적 특성의 매력은 더욱 효과를 나타낸다. 이 때문에 세계문학
의 유명한 패러디들은 원작의 저명성을 충분히 활용한다. 동시대인들에
게 확실히 인정받고 후에 ‘고전’ 혹은 ‘정전’이라는 수식어로 존경받는 일
련의 작품 및 장르에서 대부분의 패러디가 생겨나는 것은 바로 이런 이
유에서이다.12) 미국의 문학이론가이자 비평가인 린다 허천은 패러디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작품을 새롭게 해석했거나 초맥락화 transcontextualize했을 때, 패러디
는 전통에 대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접근이 된다. 패러디적 초맥락화
는 새로운 작품 속에 문자 그대로 병합, 재생산하는 형태를 취하기도
하고, 형식적 요소들을 재구성하는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러한 패러
디는 불경스러움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러닉한 차이를 표시한
다.13)
‘초맥락성’과 전도의 복합적 형태를 나는 패러디라고 부르고자 한다.
이는 참으로 ‘예술적 재순환’의 한 형식이지만 매우 복잡한 텍스트상의
의도성을 가진 매우 독특한 형식이기도 하다.14)

 

13) Linda Hutcheon, A Theory of Parody. The Teachings of Twentieth-Century Art
Forms , 김상구·윤여복 옮김, 패러디 이론 (서울: 문예출판사, 1995), 20쪽.
14) 같은 책, 31쪽.

 

 

결국 패러디는 “이전의 예술작품을 재편집하고, 재구성하고 전도시키
고 ‘초맥락화’하는 통합된 구조적 모방의 과정”15)을 말하며 텍스트의 광
범위한 범주에 걸쳐 작용한다. 즉 패러디는 단순히 원전에 대한 조롱이
나 비난을 일삼는 고전적 의미에서 벗어나 기존 작품의 언어나 문체, 사
회적 담론, 이데올로기까지도 그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그 대상을 확장
시켜 나가고 있다. 패러디는 근본적으로 두 텍스트간의 형식적, 구조적

관계라 할 수 있다. 이는 바흐친의 용어로 말하면 텍스트 상에서 이루어
지는 ‘대화’의 형식이다. 하지만 패러디에 관해 말할 때 어떤 형태로든
상호 연관된 두 텍스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패러디는 움베르토
에코가 말하는 바와 같이 인식자가 택해야만 할 ‘추론적 행보’이기 때문
이다. 에코에 의하면 이 ‘추론적 행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논증적 구조에
의해 끌어내어지고 작품 구조의 필수적 요소로서의 전체 텍스트상의 책
략에 의해 예견되는 것’이다.16)
이러한 패러디는 결코 새로이 나타난 현상은 아니지만 우리 시대의
모든 예술에 편재
해 있다. 오늘날 패러디가 다시 주목을 끄는 것은 응집
되고 지속적인 의미의 근원으로서의 주체에 대한 전반적 개념에 위기가
생겼다
고 보는 유럽의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
으로, 현대 자기반영성의 중요한 형식이다. 즉 포스트모던 시대의 작가
들은 예술소재의 고갈이나 소진에 대해 남다른 위기의식을 느끼고 글쓰
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패러디’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패러디의 기능은 바로 ‘탈정전화’에서 그 중요성이 드
러난다. 말하자면 패러디는 과거의 신화나 작품을 창작의 소재로 다시
활용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소재를 초맥락화함으로써 생기
는 아이러닉한 차이를 통하여 역사적-사회적 이데올로기의 문맥을 전면
에 부각
시키는 것이다. 이제 아래에서 에우리피데스의《메데아》가 뮐러
에 의해 어떻게 다시 읽혀지고 해석되며, 또 그로써 탈정전화되는 것이
무엇인지 고찰하기로 한다.

 

 

뮐러는
모범이 되는 작품들을 상호텍스트적 연관 속에서 그것의 역사적, 이념적
지평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또 몽타주 기법을 통해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오늘과 같은 가치다원주의 시대에는 고전 텍스트와 그것의 해석방법
에 대한 탈정전화가 빈번히 일어나며, 그 방법적 전략으로 채택되는 대
표적인 형상화 수단 가운데 하나가 바로 패러디이다.
패러디의 특징은
다름 아닌 전도에 있다. 에우리피데스의《메데아》는 신화와 고대 비극
의 관례에 대한 전도이다. 그런가 하면 뮐러의《메데아 재료》는 에우리
피데스의 인간화된《메데아》에 대한 또 다른 패러디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사실은 뮐러의 연극작업에서 발견되는 패러디가 단순히
고전을 희화화하는 예술적인 형상화의 기법일 뿐만 아니라, 오늘의 역사
와 정치구조 일반에 대한 인식론적 비판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독일의
과거와 현대에서 되풀이되는 야만적인 정복과 폭력의 역사, 다시 말해
자기파괴의 모순적 역사를 들추어냄으로써 독일 역사의 진행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자 했던 뮐러의 관심은 70년대 말부터 지역성을 탈피하고
유럽, 나아가 제3세계를 포함하는 세계의 역사로 확장된다.

 

 

 

 

전통적인 정전작품에 대한 인식 비판적 및 극작 방식상의 이러한 패러
디는 독자와 관객에게 인식의 낯설음을 갖게 하면서 이들을 텍스트의
능동적 수용자로, 다시 말해 다양한 의미를 생산하는 진정한 주체로 태
어나게 하는 직접적 요인이 된다.

 

 

 

<<너무 좋은 나머지 너무 잦은 인용을... 저자님 용서해주세요 학회님도 굽실굽실